아침 저녁으로 들이치는 찬바람과 높아지는 하늘을 보며 완연한 가을이 다가왔음을 느낄 수 있는 요즘이다. 쌀쌀하지만 쾌청한 공기가 콧속을 깊숙이 채울 즈음 풍기는 익숙한 악취가 있다. 바로 은행나무 열매 냄새.

파란 하늘에 황금빛 낙엽을 흩날리는 낭만적인 은행나무지만 열매의 악취는 아주 고약하다. 은행나무가 많은 아파트 단지는 그와 관련된 입주민의 민원도 심심하지 않게 생기곤 한다. 도심에 심어진 은행나무는 가을에 잎이 노랗게 물들어 낭만을 선사하지만 열매의 악취는 골칫거리다. 해결 방법은 없을까?

▲첫 번째 진동처리기를 이용한 은행 열매 수거
가지치기를 하거나 시민들이 은행을 거둬가는 방법도 있지만 열매를 따는 것은 쉽지 않다. 때문에 열매가 떨어지기 전에 진동처리기로 미리 수거하기도 한다. 나무 한 그루당 수거 시간이 기존 20분에서 2분으로 줄었다고 하며 이렇게 수거한 은행은 천연 농약으로 일부 농가에서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두번째 은행나무 열매 수거망(그물망) 설치
마치 우산을 편 듯한 수거망을 암나무에만 설치해 도로의 쾌적성을 높일 수 있다. 열매가 그물망 안으로 모이도록 하는 아이디어 장치다. 가격이 50만~100만원으로 비용적인 부담이 있지만 시민들의 반응은 좋다고 한다.

가을철만 되면 발생하는 은행나무 냄새 민원, 어떻게 응대할 수 있을까?

▲은행나무 냄새, 괴로워요!
1. 네, 선생님 말씀에 충분히 공감합니다. 은행나무 냄새 너무 괴로우시죠. 저도 이맘때만 되면 거리마다 은행 냄새가 진동해서 정말 괴롭더라구요. 자칫 잘못 밟기라도 하면 하루 종일 은행 냄새가 따라다니고 많이 힘드시죠?

2. 근데 은행나무가 가로수로 굉장히 장점이 많은 거 알고 계신가요? 저도 가을만 되면 너무 괴로워서 알아봤더니, 이 은행나무가 미세먼지, 매연, 중금속 같은 오염물질을 정화해주는 역할도 하고, 공기 순환도 시켜줘서 여름에 열대야도 줄여준다고 하더라구요.

또 이 나무 껍질이 불에 잘 타지 않아서 화재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고 해요. 그래서 가로수로 은행나무를 많이 심는다는 걸 알고 나니까 가을철에 잠깐 악취 정도야 뭐, 참아 볼 만한데? 하는 생각이 저는 들더라구요.

3. 그래도 도저히 참기 힘드시고 해결을 원하시면 진동처리기를 구입해서 은행 열매를 수거하는 방법과 그물망을 설치하는 방법이 있는데 이는 비용이 수반되는 부분이라 다른 입주민들의 의견 청취와 입주자대표회의의 협의가 필요할 것 같아요. 입주자대표회의에 안건을 올려 좋은 방법을 논의해보도록 하겠습니다.

4. 혹시 선생님께서 생각하시는 좋은 방법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검토해 실행 가능한 부분이라면 적극 실행하도록 하겠습니다. 더 도와드릴 사항이 있을까요?

이처럼 은행나무의 악취 보다 긍정적인 효과를 설명하고, 해결 가능 한 방법의 선택지를 제시해보자. 민원인의 의견을 ‘사소하고 귀찮은 민원’ 혹은 ‘해결 방법이 없는 어쩔 수 없는 민원’이라고 단정 짓는 대신, 진지하게 고민하는 모습과 문제해결에 도움을 주고자 하는 마음이 우리에게 충분히 있음을 어필하는 것이 훨씬 중요한 민원응대의 자세라는 것을 기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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