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타기 좋은 계절이 돌아왔다. 상쾌한 바람을 가르며 만물이 소생하는 봄을 느껴보자. 강원 강릉시에는 자연과 역사가 어우러진 자전거길이 있다. 잔잔한 호수와 든든한 백두대간을 보며 달리는 경포호둘레길(약 4.3km)이다. 강릉 경포대와 경포호(명승) 주변에 조성된 산책로와 자전거전용도로로 오르막길이 거의 없는 평지라 안전하고 자전거 대여소가 많아 이용하기 편하다. 곳곳에 자전거 거치대가 있고 한 방향으로 이용하도록 바닥에 표시해 위험을 방지한다.경포호 라이딩 코스는 스카이베이호텔 경포에서 경포호수광장, 경포가시연습지, 강릉3·1
군포 수리산으로난생 처음 들꽃 찾아 길을 떠났던 날슬기봉 가는 계곡 돌틈사이가녀린 몸매 정갈한 턱받이에 연두빛깔 암술 연보랏빛 수술초록색 깔대기가 꽃잎이랬지곱게도 배시시 웃고있던 모범생얼어붙은 땅이 어찌나 차가웠는지돌틈을 비집고 나오기가 얼마나 힘겨웠는지내색도 없이 아무런 말도 없이해맑은 웃음만 짓고있더라그래서 눈물이 나더라그런 네가 좋아 꽃바람이 나버렸다
조선시대 사극에 ‘종묘사직’이라는 단어가 많이 나온다. 이를 잠시 살펴보면 한 나라를 움직이려면 그 국가의 이념(이데올로기)이 있어야 했고 근대국가 이전에는 종교가 그 역할을 했다. 14세기에 건국한 조선은 국가의 이념이 유교였고 국가에 맞는 종교시설로서 종묘와 사직이 있었다.종묘는 태조 이성계 이래로 조선의 역대 왕과 왕비들의 혼을 모시고 있는 곳으로 종묘는 왕과 왕비의 신주를 모시고 제사를 지내는 유교 국가의 사당과 같다. 이 종묘는 그 엄숙한 아름다움의 가치를 인정받아 우리나라 최초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됐다.대부분 서울시 내 4
최근 ‘마감’이 소재이자 주제인 책을 읽었다. 주인공은 필력은 좋으나 게으르기 짝이 없는 학사였는데 엄청난 원고료에 원고를 청탁받게 된다. 단, 마감을 지키지 못하면 목숨이 날아갈 수도 있다.첫 단계는 여유가 있는 단계로 대충 원고의 내용을 구상해 두고 한두장 정도 써두면 마치 나머지는 저절로 쓸 수 있는 듯, 즉 원고를 다 써놓은 듯한 착각에 빠져 부담 없이 놀게 된다.두 번째 단계는 마감이 슬슬 임박하는 단계로 그동안 써둔 게 초기에 긁적여 놓은 것 말고는 없다. 이때는 계산을 하게 된다. 즉 20일이 남았는데 100장을 써야
동광극장 고재서 대표가 손가락을 들어 사진 한 장을 가리킨다. “저건 1967년일 거야. 〈학사 며느리〉 포스터가 걸려 있잖아요. 그때 개봉한 영화니까.” 사진 속 동광극장 앞은 얼핏 봐도 1960~1970년대 번화가다. 극장 간판에 그림 포스터가 걸렸다. ‘미술부장’으로 불리던 간판화가가 그렸을 것이다. 배우들이 매니저 없이 활동하던 시절인데, 간판에 크게 나오기 위해 간판화가에게 밥이나 술을 사기도 했다.동광극장은 지금도 운영 중이다. 그래서 예전 배경의 드라마나 영화, 유튜브 등에 자주 등장한다. 2015년 드라마 〈응답하라
태백 철암역에서 약 170m 거리에 있는 철암탄광역사촌은 옛 탄광촌 주거 시설을 복원·보존한 생활사 박물관이다. 감독이 “액션!”을 외치면 금방이라도 배우들이 열연을 펼칠 듯한 과거 풍경이 그대로 남아 있다. 탄광에서 석탄을 캐던 광부와 연탄을 처음 본 아이가 만나는 곳, 태백이 대한민국 석탄 산업의 중추 역할을 한 1970~1980년대로 떠나는 시간 여행지다.탄광촌이 활황이던 1970년대 철암 지역은 광부가 되려는 이들 수만 명이 몰려 서울 명동 거리만큼 붐볐다. 철암연립상가부터 산비탈 판자촌까지 도시가 급속도로 확장된 철암의 ‘
성종 때 만들어진 창경궁의 탄생 배경에는 경복궁과 창덕궁이 관련돼 있다. 창덕궁은 조선 왕조의 건국 시작부터 법궁이던 경복궁의 보조 궁궐 역할을 했지만 역대 왕들은 경복궁보다 창덕궁에 기거하는 걸 좋아했다. 그러다 점점 왕실 가족이 늘자 성종은 왕실의 어른인 정희왕후 윤씨, 예종비 안순왕후 한씨, 덕종비 소혜왕후 한씨 등 세 명의 대비를 위해 태종이 세종에게 왕위를 물려준 후 머물렀던 수강궁 자리에 창경궁을 지었다.창경궁은 창덕궁과 연결돼 동궐이라는 하나의 궁역을 형성하면서 동시에 독자적으로도 궁궐로서 완결성을 갖고 있었으므로 그
2024년은 용의 해다. 경북 예천군 용궁면은 지명에 ‘용’이 들어간 고장 가운데 하나다. 이곳에 있는 회룡포(명승)는 내성천이 산에 가로막혀 마을을 350° 휘감고 나가는 형상이 마치 용틀임하는 듯해 회룡(回龍)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인근에 비룡산과 용문사 등 이름에 ‘용’을 포함한 명소도 여럿이다. 새해를 맞아 용의 기운을 듬뿍 받으러 예천으로 떠나보자.회룡포는 내성천이 마을을 휘돌아 흐르면서 형성된 곳으로, 맑은 물과 넓은 백사장이 어우러져 동화 같은 전경을 보여준다. 평화로운 마을과 아름다운 풍광을 찾는 여행자의 발길이 끊이
한 잎 남김없이 떨궈낸상수리나무 언덕을 지날 때는누가 시키지 않아도하늘보고 양팔벌려온 몸으로 숨을 쉬고바스락거리는 이파리를 잔뜩이나 달고있는어린 신갈나무 만나면들숨과 날숨은 아주 천천히눈빛은 벌써두툼해진 겨울눈을 응시하지소나무 아래 언덕바지초록기가 보일듯 말듯 빛바랜 연갈색안그래도 가늘디가는 머릿결부스스한 것이 살아는 있는건지가는잎그늘사초가 자꾸만 말을걸어기억에 없는 잔가지 나무등걸글쎄, 누구일까 다가서면겨우내 새들에게 나눠줄불그죽죽 팥색열매팥배나무도 정겨웁다겨울숲에 한 발짝 들어서면 켜로쌓인 낙엽이 서서히 흙이되는 시간들온전히 비
최근 매우 독특한 작품을 만났다. 식물이 주인공인 소설? 이 책을 읽고 난 느낌은 마치 ‘모스바나’라는 식물이 주인공 같다는 것이다. 약간은 먼 미래, 온난화로 인해 ‘더스트폴’ 현상이 벌어지며 인류의 삶뿐 아니라 지구의 생태가 바뀌었다. 더스트는 살아있는 모든 생명체에 죽음을 가져오는데, 인간들은 살아남기 위해 돔을 만들어 생존을 유지하려 하지만 이 돔에 들어갈 수 있는 사람들은 힘 있는 자들이다.더스트에 내성이 있는 이들은 돔 밖에서도 생명을 연장해 가지만 이 파멸적인 환경에서 얼마나 더 살아갈 수 있을지 모른다. 더스트 시대가
전남 고흥군 용암마을의 영남용바위에는 용과 관련된 전설이 있다. 옛날 이곳에서 두 마리 용이 서로 먼저 승천해 여의주를 얻으려고 싸움을 벌였단다. 마을 주민 류시인은 꿈에서 그들의 싸움을 끝낼 비책을 듣고 한 마리를 활로 쐈다. 류시인의 도움으로 싸움에서 이긴 용이 용암마을 앞 바위를 디딘 채 승천했는데 그 흔적이 지금까지 있다는 것이다. 그럴싸한 전설이다.고흥10경 가운데 6경으로 꼽히는 ‘남열 해양 경관과 해수욕장’에 그 전설의 흔적인 영남용바위가 있다. 널따란 반석을 따라 조심스레 들어가다 보면 용이 승천한 흔적을 어렵지 않게
일상의 기록이 일기라고 한다면 여행은 추억을 만들어 주는 선물이다. 추억하기 위해 미 서부여행 기록을 하며 또 이렇게 지면을 통해 소개하게 돼 먼 훗날에도 책꽂이에서 책을 꺼내보듯 반가운 일이 될 것 같다. 마지막으로 짬을 내어 들려보면 좋을 곳을 소개하며 여행의 문을 닫는다.그리피스 천문대(Griffith Observatory)거대 도시에서 자연을 마음껏 즐길 수 있는 그리피스 공원이 관광객들에게 유명한 또 다른 이유는 바로 로스앤젤레스 시내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그리피스 천문대’ 때문이다. 해 질 무렵에 천문대 테라스로 나가면
바다와 맞닿은 해동용궁사는 풍경이 아름다운 사찰이다. 누군가 해동용궁사를 찾는다면 이렇게 귀띔하고 싶다. 정성스레 고른 소원 하나를 품고, 동이 트기 전 부지런히 사찰로 향하라고. 전각과 불상, 탑 등을 배경으로 해가 떠오르는 풍경이 특별하고 그 여운이 묵직하다. 해동용궁사는 관세음보살을 주불로 모시는 관음 성지로, 이곳에서 정성을 다해 빌면 한 가지 소원은 꼭 이뤄진다고 한다. 해돋이 후 사찰을 유유자적 둘러보는 시간은 덤이다. 곧 관광객이 물밀 듯 몰려올 테니! 수려한 풍경 덕에 평일에도 많은 관광객이 찾는데, 반 이상이 외국인
조선왕조 5대 궁궐의 으뜸으로 조선 개국 당시 창건된 법궁이며 ‘대대손손 큰 복을 누리고 번영한다’는 의미를 갖고 있는 경복궁은 대한민국 국민이면 한 번쯤은 방문한 기억이 있을 것이다. 경복궁은 임진왜란으로 소실돼 270여년간 폐허로 방치되다 왕권 강화를 꾀한 흥선대원군에 의해 중건됐다. 조선왕조 500년 굴곡의 역사 속 건물 곳곳에 보이는 상징물마다 숨은 의미를 이야기하고자 한다.경복궁의 남쪽 정문인 광화문 양옆에는 이마에 뿔이 달린 해치가 입장객을 처음 맞이한다. 해치는 예로부터 옳고 그름을 가리는 재주가 있다는 상상의 동물로
‘엿 먹어라’는 대표적인 욕 중 하나로 분류된다. 최근 들어서는 ‘빅엿’ 처럼 영어와 혼용된 합성어로도 사용된다. 사실 이런 표현을 생각 없이 받아들이다가 어느날 문득 왜 ‘엿 먹으라’는 표현이 욕이 됐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어린 시절 군것질거리가 거의 없던 그 시절 리어카에 강냉이와 엿을 싣고 와서 이 귀한 군것질거리를 빈병이나 고물들과 바꿔주던 고물상들이 있었다. 이 고물상이 방문하길 학수고대하며 빈병이며 고물을 열심히 모았었다. 그런데 강냉이보다 엿이 단연 비싸 빈 병 몇 개에 강냉이는 풍성하게 줬었지만 엿은 고작 작은 토막
늦가을에 홑잎나무 몇 그루 심었습니다한겨울을 이겨내고 새 잎이 움트기를보고 또 보고 기다렸습니다새 잎이 보입니다, 드디어 보았습니다기쁨도 잠시, 새 잎들을 누군가 뜯어갔어요이른 봄 새 순을 얻기 위해애타게도 기다린 이가 또 있었을까요야속하고 안타깝다가쌉싸름한 홀잎에 한 생명이 되살아나기를뜯긴 자리 새 움이 두 갈래로 자라나서붉게도 곱게도 이파리는 물들고요하이얀 눈밭에 한 잎 한 잎 내려놓고사랑의 화살되어 내 가슴에 꽂힙니다.화살나무 붉은 단풍이 참 곱다는 것은 다 아시죠?산기슭과 산 중턱의 암석지, 특히 석회암지대에서 흔
옐로스톤 국립공원은 북서부 와이오밍(Wyoming)주 북서부, 몬태나주 남부와 아이다호주 동부에 걸쳐있는 거대한 공원이다. 미국 국립공원의 아버지라 불리는 시어도어 루즈벨트 대통령에 의해 1872년 미국 최초이자 세계 최초의 국립공원으로 지정됐다. 공원설립은 1871년 미국의 지질학자 페르디난드 헤이든이 옐로스톤을 탐사하고 보고서를 작성해 옐로스톤은 돈으로 바꿀 수 없는 보물이라며 미국 의회를 설득해 공유지 경매 대상에서 제외하게 만들었다.‘옐로스톤’ 이름은 지하의 유황 온천수들이 분출되면서 황 성분이 바위를 노란색으로 물들여 붙여
푸른 바다와 푸른 숲, 푸른 하늘까지 울진의 매력은 온통 푸른색이다. 그러나 어느 것 하나 같은 푸른색이 없다. 같은 바다라도 날마다 푸른빛의 깊이가 다르다. 울진이 품은 다채로운 푸른색을 한 번에 즐길 수 있는 곳, 바로 등기산스카이워크다.지난 2018년에 첫선을 보인 등기산스카이워크는 총 길이 135m로 당시 국내 최장 스카이워크로 화제를 모았다. 그러나 지자체의 스카이워크 설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타이틀을 빼앗긴 지 오래다. 등기산스카이워크를 찾아가는 길, 멀리서 존재감을 뽐내는 구조물은 높이 20m로 우뚝 솟아 올려다보기만
안산 시화방조제 가운데 우뚝 선 달전망대는 달이 수놓은 그림이다. 달을 모티프로 만든 공간으로, 달이 움직임에 따라 시시각각 풍경이 바뀐다. 작은가리섬에는 이루나타워의 달전망대, 시화나래휴게소, 시화나래조력공원, 시화나래조력문화관이 모여 대부도로 직행하는 사람들의 발길을 붙든다. 시화나래는 ‘훨훨 날개를 펼치듯 널리 알려지고 솟아오르다’라는 뜻으로 시화호 주변 관광자원을 아우르는 이름이다.먼저 달전망대로 가자. 주말이면 타워 바깥으로 탑승 대기 줄이 이어질 정도로 방문객이 많다. 중심 기둥은 노출 콘크리트로 매끈한 직사각형이고 꼭대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창덕궁(昌德宮)은 조선시대 다른 궁궐과 다른 모습을 지녔는데 이를 통해 도심 속 자연친화적인 전통 조경 조성 노력을 살펴볼 수 있다.창덕궁은 입지 선정은 전통적인 풍수지리사상을 택했으나 건축물은 유교적인 이념에 따른 상징적 기능을 하는 모습이 보인다. 정국인 경복궁(景福宮)은 평탄 지형 위 남북 일직선 중심축을 기준으로 한 배치한 것에 반해 창덕궁은 궁궐 서남쪽 모퉁이의 정문(돈화문) 진입로에서 직각으로 두 차례 방향을 틀어야 정전에 도달할 수 있는 구조다.특히 정원적 특징은 다른 궁궐들과 다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