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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두 칼럼] 온라인 플랫폼과 러다이트운동
승인 2021.08.09 08:02|(1352호)
한국집합건물진흥원 김영두 이사장(충남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온라인 플랫폼은 이용자 사이의 상호작용을 촉진하기 위한 온라인 시스템을 말한다. 대표적인 온라인 플랫폼은 거래중개 플랫폼이다. 거래중개 플랫폼은 온라인에서 판매자와 소비자를 연결시키는 역할을 한다. 거래중개 플랫폼 사업자는 단순히 거래를 중개하는 소극적인 역할을 하는 경우도 있지만, 판매자와 소비자 사이의 거래를 위한 기술적인 시스템을 제공하고, 거래를 위한 규칙과 질서를 형성하고 유지하는 적극적인 역할을 하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 결제시스템이나 할인쿠폰 제공, 상품정보제공, 주문취소 및 환불 등에 관한 시스템을 마련하기도 한다. 미국의 아마존이나 중국의 알리바바, 우리나라의 쿠팡, G마켓, 인터파크, 11번가, 옥션 등이 거래중개 플랫폼에 해당한다. 거래중개 플랫폼은 온라인시장 또는 오픈마켓이라고도 불린다. 

온라인 플랫폼 중에는 영화나 드라마와 같이 콘텐츠를 판매하는 경우도 있다. 개별적인 콘텐츠에 대해서 대가를 받는 경우도 있고 유료 회원가입자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우도 있다. 넷플릭스, 애플TV, 아마존프라임, 왓챠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네이버, 다음, 구글과 같은 검색엔진도 온라인 플랫폼에 해당한다. 이러한 플랫폼은 정보의 검색과 제공이라는 서비스를 통해 이용자들을 플랫폼으로 끌어들인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형태의 온라인 플랫폼도 있다. 페이스북, 트위터, 카카오톡이 대표적인데, 이러한 플랫폼은 의견이나 정보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이용자를 플랫폼에 유입시킨다. 공유플랫폼은 서로 콘텐츠나 물건을 공유하는 형태의 플랫폼이다. 유튜브가 대표적인 공유플랫폼이고 우버(Uber)나 에어비앤비(Airbnb)도 공유플랫폼이다.

플랫폼은 많은 이용자의 유입을 목적으로 하는데, 일단 이용자가 유입되면 축적된 정보를 활용해 사업모델을 만들어간다. 예를 들어 카카오톡은 문자교환서비스를 통해서 이용자들을 유입시키지만 유입된 이용자들을 활용해 거래중개, 지급결제, 운송수단 중개 등의 서비스를 통해 수익을 만들어낸다. 구글도 검색서비스를 통해서 유입된 이용자를 활용해 광고, 서비스판매 등으로 수익을 만들어낸다.

온라인 플랫폼의 확장은 세상 모든 것이 디지털로 전환되는 시대에 피할 수 없는 현상이다. 우리가 살아가기 위해서 필요한 사람, 물품, 서비스, 자본의 이동은 앞으로 온라인 플랫폼을 중심으로 이뤄지게 되고, 온라인 플랫폼에서 이뤄지는 거래는 그렇지 않은 거래보다 효율성이 더 높을 수밖에 없다. 온라인 플랫폼은 인공지능, 드론, 사물인터넷 등 4차 산업혁명 기술을 활용하기 때문이다. 결국 거래의 중심축은 온라인 플랫폼으로 이동하게 될 것이며 이로 인해서 사회의 생산성은 더 높아지게 된다.

온라인 플랫폼은 생산성의 향상을 가져오지만 다른 한편으로 기존의 시장참여자들의 지위를 위협하게 된다. 온라인 플랫폼 밖에서 이뤄지는 거래는 그 안에서 이뤄지는 거래보다 상대적으로 효율성이 떨어지며 결국 경쟁에서 밀려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미국의 소상공인 연합인 스몰비즈니스라이징(small business rising)은 아마존에 대해서 규제를 강화할 것을 정치권에 요구하고 있다. 아마존이 골목상권까지 침투한 것이 반독점법 위반이 될 수 있으며 아마존에서 판매할 수 있는 상품을 제한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나오기도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마찬가지이다. 타다(TADA)라는 온라인 플랫폼은 결국 택시업계의 반발에 의해서 시장의 진입에 실패했다. 비슷한 현상이 법조계에서도 발생하고 있다. ‘로톡(LAWTALK)’이나 법률분야의 네이버의 ‘지식인 엑스퍼트(지식iN eXpert)’는 변호사와 의뢰인을 온라인으로 연결시켜주는 온라인 플랫폼인데, 변호사협회는 대표자를 변호사법위반으로 고발했다. 부동산의 경우도 예외는 아니다. 부동산정보제공 플랫폼인 직방은 직접 중개시장에 진출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고, 한국공인중개사협회는 직방의 중개업 진출이 골목상권 침해라며 반발하고 있다.

그러나 온라인 플랫폼 영역의 확대는 피할 수 없는 흐름이며, 이를 적대시할 필요는 없다. 러다이트운동(Luddite Movement)은 19세기 초반에 영국에서 일어난 기계파괴운동이었다. 산업혁명이 진행 과정에서 노동자들은 실업과 생활고의 원인을 기계의 탓으로 돌리고 기계 파괴운동을 일으켰다. 노동자들을 보호해야 할 필요성이 있었지만 기계를 파괴한다고 노동자가 보호되는 것은 아니었다. 19세기 말에 제정된 영국의 붉은깃발법도 새로운 기술의 등장에 따른 반작용의 또 다른 사례다. 자동차의 등장에 따라 기존 마차(馬車)업자들이 반발했고 결국 자동차의 최고속도를 제한하고 자동차의 앞에 사람이 붉은 깃발을 들고 자동차를 인도하도록 하는 법이 제정됐다. 이 법으로 인해서 가장 먼저 자동차 산업을 시작한 영국이 독일과 미국에 뒤처지는 결과가 초래됐다. 러다이트운동이나 붉은깃발법을 반면교사로 삼아서 온라인 플랫폼에 대한 적대감이 기존질서의 보호를 명분으로 새로운 기술의 발전을 더디게 만드는 결과로 나아가지 않도록 유의할 필요가 있다.

물론 온라인 플랫폼이 어쩔 수 없는 흐름이더라도 그로 인한 부정적인 측면까지 당연하게 생각해서는 안 된다. 산업혁명의 시대에서 기술문명의 발전은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현상이었지만, 빈부격차나 노동자들의 처우의 문제까지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서는 안 되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마찬가지로 4차 산업혁명의 시대에서 온라인 플랫폼의 발전을 위해서는 그로 인한 사회적 문제를 대비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대비는 다음과 같은 방향에서 이뤄져야 한다. 먼저 기존 시장참여자들이 온라인 플랫폼을 적대시하지 않고 이를 적극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국가차원에서 정책이나 제도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온라인 플랫폼은 기존시장 참여자들에게는 더 좋은 사업수단이 될 수 있고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수 있으므로 국가는 국민들이 시장의 변화에 적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온라인 플랫폼의 사업을 제한해 기존의 시장참여자들을 보호하려는 관점은 바람직하지 않다.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가 시장에서 우월적 지위를 활용해 이용자들에게 불이익을 주는 현상을 방지할 필요도 있다. 예를 들어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가 이를 이용하는 판매자들에게 불이익한 판매조건을 강요하지 못하도록 하거나 제품광고에 대한 기본적인 알고리즘을 공개하도록 하는 방안도 필요하다. 그러나 이러한 방안들은 온라인 플랫폼의 부정적인 현상을 해결하는데 초점을 맞춰야 하며, 온라인 플랫폼을 규제대상으로 바라보거나 적대적으로 바라보는 관점에서 이러한 방안이 마련되면 안 된다.

현재 국회에서는 현재 온라인 플랫폼에 관한 여러 법안들이 발의돼 있고 논의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이러한 입법적 노력이 온라인 플랫폼 산업을 활성화하면서도 그로 인한 부작용을 잘 해결할 수 있는 결과로 이어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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