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석춘 (서울 노원프레미어스엠코아파트)

요즘 플로깅이 유행이다. 플로깅은 이삭을 줍는다는 뜻인 스웨덴어 ‘plocka upp(pick up)’와 ‘walking(산책하다)’을 합친 말이다. 걸으면서 쓰레기를 줍는다는 뜻이다. 이를 우리말로 표현한 줍깅(줍다+조깅), 쓰담 달리기라고 하기도 한다.

환경의식이 부족한 사람들이 길거리에 생수병이나 테이크아웃한 커피잔을 버리기 일쑤인데 플로깅은 건강과 환경을 모두 지키는 좋은 방법이다. 플로깅은 걸으면서 하는 환경보호 운동인 셈이다. 비닐봉지 하나만 주머니에 넣고 집을 나선 뒤 걸을 때 보이는 캔, 과자 포장지, 일회용 플라스틱 컵, 담배꽁초 등을 주워 집에서 분리수거를 하거나 종량제 쓰레기 봉투에 넣는다. 스마트폰 앱을 통해 장소와 시간이 적힌 플로깅 공지가 올라오면 시간 가능한 참여자들이 나와 함께 걸으며 쓰레기를 줍는 동호회도 있다. 나도 아내와 함께 플로깅을 시작했다.

2개월 전 우연히 지인을 따라서 지하철 한강진역에서 내려서 남산공원을 산책하는데 일행 중 한 사람이 집게와 분리수거 봉투를 나눠주면서 플로깅에 대해 설명하면서 동참하자고 해서 한 시간 남짓 담배꽁초와 빈병 등을 수거해 일행들과 함께 모으니 꽤 많은 양의 쓰레기가 모였다. 지금은 시내 공원을 산책하거나 걷기운동을 할 때 쓰레기를 줍고 있다. 7~8년 전 살던 아파트에서 입주자대표회의 회장을 맡으면서 부녀회 조직이 없어 새로 부녀회를 조직하며 첫 사업으로 아파트 정원과 외곽도로를 따라서 쓰레기를 치우는 일을 먼저 시작한 적이 있다. 부녀회가 한 달에 한 번이라도 아파트 주변을 청소하면 본인들의 기분이 상쾌해지는 것을 물론이고 어린이들에게도 좋은 모습을 보여주게 되고 쓰레기를 아무데나 함부로 버리지 않는 습관을 들이게 된다.

우리가 생활 속에서 환경을 보호하는 방법은 많이 있다. 배달음식을 주문할 때에 일회용 수저, 포크, 빨대 등을 거절한다든가, 장을 볼 때 장바구니를 사용하는 것, 카페에서 자연 분해되는 종이나 쌀 빨대를 사용하는 것도 중요하다. 며칠 전에는 아파트 재활용 분리수거장에서 분리배출을 하면서 보니 투명 페트병 분리 배출대에 다른 플라스틱 종류가 많이 섞여 있었다. 투명 페트병은 다시 페트병을 만들거나 섬유 또는 부직포로 만들 수 있는 고급 재활용품이다. 투명 페트병은 먼저 내용물을 비우고, 물로 잘 헹구고, 라벨을 제거하고, 찌그러 뜨려 뚜껑을 잘 닫아 배출해야 한다. 재활용 배출을 잘 하지 않으면 아파트 직원들이 고생을 해야한다.

한 사람 한 사람의 마음을 모으는 작은 실천들이 환경을 지키고 지구를 살리는 첫걸음이 될 것이다. 길을 걷거나 오솔길을 산책하다 등산복 차림의 멋쟁이(?)가 쓰레기를 줍는 것을 보고 처음에는 다소 어색해 보이고 신기하고 이상하게 생각했었는데 막상 내가 플로깅을 하니 떳떳하고 자랑스럽게 느껴진다. 에머슨이라는 시인은 ‘성공이란 무엇인가’라는 시에서 자신이 태어나기 전보다 더 좋은 세상을 만들어놓고 떠나는 것이 ‘진정한 성공’이라고 한다. 나는 작은 쓰레기 하나를 줍고 재활용품 분리배출을 제대로 하는 것이 성공하는 삶을 살아가는 첫걸음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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