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석춘 (서울 노원프레미어스엠코아파트)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는 “인간은 본래 사회적 동물이다”라고 말했다. ‘사회적 동물’이라는 의미는 인간은 출생과 동시에 개인을 둘러싼 가족 관계 속에 있게 되며, 개인의 성장과 더불어 그는 확대된 사회 관계 속에 들어가지 않으면 안 된다. 이를테면 친구, 학교, 회사, 단체 등의 여러 사회집단과 관계를 맺고 살아간다. 인간은 집단 속에서 태어나 집단 속에서 성장하고, 집단의 영향을 받고 살아가는 존재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조직 속에서 구성원으로서 소속감을 얻고, 사회생활을 통해 정서적, 심리적 안정, 성취감, 행복감을 얻는다.

인간이 사회적 동물임을 설명하면서, 남극 황제펭귄의 삶을 예로 들어본다. 황제펭귄은 남극의 영하 60도를 오르내리는 혹한의 눈보라 속에서도 얼어 죽지 않고 살아가는 생존법이 있다. 바로 허들링(huddling)이다. 눈보라가 서식지를 덮치기 직전, 펭귄들은 본능적으로 서식지 중앙으로 모이기 시작한다. 이렇게 모이게 되면 안쪽 펭귄은 자신보다 바깥에 있는 펭귄들이 눈 폭풍을 막아줘 상대적으로 따뜻하다. 하지만 바깥쪽 펭귄들은 눈 폭풍을 맨몸으로 견뎌야 한다. 펭귄들은 무리 전체가 달팽이처럼 돌면서 바깥쪽과 안쪽에 있는 펭귄들이 자리를 교대한다. 이렇게 펭귄들은 서로 바람을 막아주고 체온을 나누면서 쉬지 않고 움직이며 추위를 이겨낸다. 펭귄 암컷은 주변 환경이 열악해 자신의 발등 위에 조심스럽게 알을 낳는다. 그리고 수컷 펭귄에게 자신이 낳은 알을 넘기고 먹이를 구하러 바다로 나간다. 수컷 펭귄은 자신의 발등으로 알을 받아서 깃털 주머니에 알을 보관한다. 수컷은 약 65일 동안 먹지 않고 강하고 차가운 남극 바람을 이겨내며 안전하고 따뜻하게 알을 보호한다. 약 2개월 후에 알이 부화한다. 알에서 부화한 어린 새끼를 키우는 과정도 험난하다. 천적인 도둑갈매기나 가마우지가 어린 새끼를 공격하면 이때에는 이웃의 어른 펭귄들이 공동으로 대응하면서 이들의 접근을 차단하고 쫓아낸다. 이처럼 열악하고 힘든 생존환경에서 부부가 힘을 합해 새끼를 부화하고, 이웃 간에 힘을 합해 함께 새끼를 키우고, 추위 속에서도 자신의 몸이 데워지면 추운 이웃에게 따뜻한 자리를 양보하면서 더불어 살아가는 펭귄에게서 우리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

아파트에는 관리규약이 있다. 그러나 아파트 공동체의 생활이 관리규약만으로 모든 것을 해결할 수는 없는 것이다. 아파트에서 살아가면서 불편한 것도 있고, 또 어떤 경우에는 불공평하게 느껴지는 것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아파트 공동체에서 이웃과 더불어 살아가면서 내가 이웃에게 피해를 주는 것은 없는지 살피고, 또 이웃으로 인해 불편하다고 느끼는 것은 서로가 조금씩 양보하고 이해하면서 살아가는 아량과 지혜가 꼭 필요한 것이다. 우리는 타인과 관계를 맺으며 존재하는 ‘사회적 동물’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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