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석춘 (서울 노원프레미어스엠코아파트)

최근 ‘AI챗봇’이 화제다. 카카오톡에서 ‘Ask Up’라는 챗봇을 찾아 “갑질이란 무엇인가?”라고 쓰니 챗봇이 이렇게 답한다.

“갑질은 권력이나 지위를 이용해 상대방을 괴롭히거나, 차별하거나, 억압하는 행위를 의미합니다. 갑질은 일반적으로 상대방을 지배하고자 하는 욕구에서 비롯되며, 상대방을 멸시하거나, 혹은 상대방의 인격을 부정하거나, 폭력을 가하는 등의 다양한 형태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갑질은 개인 간의 문제뿐만 아니라 조직 내에서도 나타날 수 있으며, 조직 내에서의 갑질은 조직 구성원들의 업무 수행능력을 저하시키고, 조직 내부의 분위기를 나쁘게 만들고, 조직의 생산성을 저하시킬 수 있습니다. 따라서 갑질은 근로환경에서 문제가 되는 심각한 문제이며, 갑질 방지 및 대처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언론에 아파트 갑질이라는 기사만 나오면 깜짝깜짝 놀란다. 또 어느 아파트에서 몰지각한 입주민이 경비원이나 미화원을 괴롭혔나 보다 하고 마음이 아파지는 것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좀 다른 내용이 있었다.

얼마 전 서울의 모 아파트에서 70대 경비원이 관리책임자의 갑질을 호소하며 극단적 선택을 했다. 오전 7시 40분께 아파트 단지 내 경비사무실 인근에서 경비원으로 일하던 박모(74) 씨가 숨진 채 발견됐는데 박 씨는 숨지기 전 ‘관리책임자의 갑질 때문에 힘들다’는 내용의 유서를 휴대전화 사진으로 찍어 동료들에게 전송했다.

유서 첫 줄부터 “나를 죽음으로 끌고 가는 관리자는 자신의 정신적, 육체적 고통에 책임져야 한다”고 적어놨다. 다른 경비원도 경찰 조사에서 “해당 관리책임자가 근무를 시작한 뒤 경비원들에게 여러 차례 시말서를 요구하고 수시로 불러 모았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또 다른 경비원은 관리책임자가 이렇게 했다고 말한다. “‘지시하면 복명복창해야지’ 라는 식으로 인격적으로 모욕을 많이 줬더라고요. 매일 한 시간씩 직원들을 시켜서 사진 찍어 보내라, 근무 제대로 안 하고 졸고 있는 사람 보내라, 툭하면 큰소리치고 하나의 갑질이죠.”

경비반장이었던 박 씨는 사흘 전 일반 경비원으로 강등을 당했다고도 한다. 그러나 해당 관리책임자는 “해야 할 일을 시켰을 뿐 갑질을 한 적이 없고 고인의 사망과도 관계가 없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큰 조직이건 작은 조직이건 조직의 장은 리더십을 지녀야 한다. 그런데 이 리더십이라는 것이 시대에 따라서 변한다. 1990년대에는 추진력이 강하고 카리스마가 있는 리더를 필요로 했다면 2000년대에는 문제 해결 능력과 실력을 겸비한 능력 있는 리더를 필요로 했다.

그러나 지금은 인품과 현명함을 겸비하고 온전한 인격을 갖추고 다른 사람들이 더 큰 동기를 가질 수 있도록 하고 자신의 노력과 성과도 조직원들과 함께하는 ‘겸손한 리더상’을 지녀야 한다. 아파트를 관리하는 지원센터(관리사무소)도 입주민과의 사이에서 애로사항이 많고 관리책임자도 힘든 상황이다. 관리직원들과 경비원들의 어려움도 함께 다독여야 하는데 이런 일까지 일어나니 참으로 안타깝고 슬픈 일이다.

갑질 없는 아파트, 서로서로 동행하는 아름다운 세상을 함께 만들어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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