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석춘 (서울 노원프레미어스엠코아파트)

올 가을 단풍이 절정이다. 11월 7일은 겨울로 들어선다는 ‘입동’이다. “가을아 가을아 오면 가지 말아라”는 신계행 가수의 ‘가을사랑’ 노래 가사는 가지 말라고 하지만 올해 가을도 예외 없이 우리 곁을 떠나가고 있다. 올해 단풍은 예년보다 이름답다고들 한다.

가을이 되면 활엽수는 물들고 낙엽이 돼 떨어진다. 단풍나무는 가을에만 예쁜 것이 아니다. 봄 햇살 사이로 나오는 새잎, 여름내 시원한 그늘 그리고 가을의 단풍까지 거의 연중 우리에게 기쁨을 준다. 단풍나무는 추위나 더위, 그늘에 대한 적응성까지 좋아 정원수로 적합한 나무이기도 하다. 나는 나이가 들어가면서 가을에 곱게 물든 단풍처럼, ‘나도 가을 단풍처럼 곱게 늙어가고 싶다’고 생각하곤 한다. 가을에 곱게 물든 단풍도 겨울이 되면 낙엽이 돼 떨어진다. 그러나 낙엽은 그냥 의미 없이 지고 마는 것이 아니다. 추운 겨울에는 나무들 줄기에 수분이 많으면 얼어서 죽게 되므로 살아남기 위해 일부러 수분의 공급을 줄인다. 그래서 나뭇잎을 떨어뜨리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나무와 나뭇잎은 영영 이별을 하는 것은 아니다. 낙엽은 겨우내 이불이 돼 나무가 얼지 않게 보호한다. 봄이 되면 낙엽은 수분의 증발을 막아서 나무가 다시 새로운 잎을 나오게 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그리고 퇴비가 돼 나무에 영양을 공급해서 꽃을 피우게 한다. 즉 낙엽이 꽃으로 다시 태어나는 것이다. ‘곱게 물든 단풍은 봄에 피는 꽃보다 아름답다’는 말도 있다.

한승수 시인의 ‘단풍이 물드는 이유’라는 시 한 편을 소개한다.

마지막까지/ 처절하게 울어대던 매미들도/ 자취를 감춰 버리고/ 높아진 하늘만큼/ 잠자리의 날갯짓이 힘겹다
붉게 타오르며/ 하루의 대미를 장식하는 노을처럼/ 진정한 아름다움은/소멸의 순간 빛을 발하는가
가장 아름다운 빛깔로/ 가장 아름다운 몸짓으로/ 가장 아름다운 언어로 남은 날들을 채워가야 한다
잎을 떨구기 전/ 단풍이 곱게 물드는 이유를/ 이제야 알 것 같다

나는 이 시를 읽고 또 읽으면서 “나도 곱게 물든 가을 단풍처럼 익어가고 있는가?”라고 자문자답 해본다. 또 하나의 가을을 보내면서 나의 지난 삶을 되돌아보고 과연 내가 제대로 된 삶을 살아오고 있는가를 반성해본다. 세상 사람들은 성공을 ‘돈’으로 계산하기도 하고 어떤 사람은 ‘명예’로 판단하기도 한다. 또 종교인들은 성공을 ‘희생과 용서’로 생각하기도 할 것이다. 이렇듯이 ‘성공’에 대한 정의가 각양각색이다. 에머슨이라는 시인은 ‘성공이란 무엇인가’라는 시에서 성공을 이렇게 정의한다.

“자기가 태어나기 전보다 세상을 조금이라도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어놓고 떠나는 것, 자신이 한때 이곳에 살았음으로 해서 단 한 사람의 인생이라도 행복해지는 것, 이것이 진정한 성공이다.”

이 시를 읽으면서 오늘부터라도 내 가족과 이웃을 위해 이 세상을 위해 도움이 되는 삶을 살아야겠다고 다짐해 본다. 내가 사는 아파트 발전을 위해 내가 할 일이 무엇인가를 생각해 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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