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랑구 신내동 새한아파트 김재원

“날아라 새들아 푸른 하늘을, 달려라 냇물아 푸른 벌판을, 5월은 푸르구나 우리들은 자란다. 오늘은 어린이날, 우리들 세상” 1948년 5월부터 어린이날이면 어김없이 부르는 어린이날 노래다. (윤석중 작사, 윤극영 작곡)

우리나라의 어린이날은 1922년 소파 방정환 선생이 어린이의 인격을 존중하고 행복을 도모하기 위해 ‘어린이날’을 선포하고, 이듬해 5월 1일을 어린이날로 정한 것이 효시다. 일제강점기 말에 잠시 중단됐다가 해방 후인 1946년에 기념일이 다시 시행되면서 5월 5일로 변경돼 현재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그 후 1973년 ‘각종 기념일에 관한 규정’에 의해 법정기념일로 제정됐고 1975년 ‘관공서의 공휴일에 관한 규정’에 의해 법정공휴일로 정해져 시행되고 있다.

어린이날은 가정의 달이라 불리는 5월의 하이라이트라 여겨진다. 그래서 어린이날은 지방자치단체별로 기념식을 거행하고 어린이를 위한 각종 행사와 이벤트를 실시하고 있다. 각 가정에서는 어린이를 위한 선물을 준비하고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음식을 찾아 외식도 하고 온종일 어린이를 위해 하루를 보낸다.

이렇게 제정된 어린이날 행사가 계속 성대하게 거행되기 위해서는 어린이가 많아야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현실은 매우 안타까운 지경에 이르렀다. 아니 심각한 지경에 이르렀다고 해야 할 것이다. 우리나라는 지난 15년간 정부 예산 280조를 투입하고도 2022년 합계 출산율 0.78명으로 역대 최저기록을 갱신했다. 이런 출산율로는 인구 소멸 위기가 곧 닥쳐올 것이라는 비관적인 생각에서 벗어날 수가 없다. 저출산의 영향은 당장 초등학교에서 나타나기 시작했다. 올해 신입생을 단 한 명도 받지 못해 입학식을 치르지 못한 초등학교가 전국 145곳에 달하고, 신입생이 10명 미만인 학교도 전국 초등학교 6163곳 가운데 1587개로 4분의 1에 달한다. 그 수치가 충격적이다.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아동들은 2016년생들로 그해 출생아 수는 40만6000명이었다. 지난해 출생아 수는 24만9000명이다. 앞으로 이 아이들이 초등학교에 입학할 나이가 되면 전국 초등학교의 절반은 신입생이 10명 미만일 것이 예상된다. 학교가 없어질 위기에 처한 곳이 많아진다는 결론이다. 학교가 없어지면 지역사회가 쇠락하다 소멸한다. 농촌에는 이미 아기 울음소리가 끊긴 곳이 많다. 강원도 횡성군 둔내면 두원2리에서는 28년 만에 신생아가 태어나 축하 메시지가 이어지고 있다는 기사가 났다. 이 마을 이장은 “마을의 큰 경사”라며 마을회의에서 준비한 출산 축하금 100만원을 전달했다.

저출산으로 인한 인구감소는 우리의 생활공동체인 아파트에도 나타나고 있다. 어린이 놀이터에서 어린이 보기가 힘들다. 모래 바닥을 폴리 우레탄으로 교체해 놀이터가 안전하고 깨끗해 졌지만 놀이터를 이용하는 어린이들은 점점 줄어가고 있다. 놀이터에서 함께 달리고 미끄럼틀 등을 타며 즐기는 것은 어린이들의 체력 향상뿐만 아니라 정서 발달에도 좋은 영향을 준다. 놀이터에서 노는 어린이가 줄어드는 것은 아파트 안에 어린이가 귀하다는 증거다. 효과적인 저출산 대책으로 지역사회가 쇠퇴하는 것을 막아야 할 위급한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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