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랑구 신내동 새한아파트 김재원

계묘년(癸卯年) 새해를 맞은 지 벌써 한 달이 지나갔다. 새해가 되면 누구나 새로운 결심을 한다. 구글에서 검색한 가장 많이 하는 새해 결심은 주로 건강에 관한 내용이다. 열심히 운동하기, 살 빼기, 체계적으로 살기, 충만한 삶 누리기 그리고 해마다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것이 금연이다. 결심이라는 것은 문자 그대로 마음을 다잡는 말이다. 한 해의 결심이 연말까지 지속되기 위해서는 부단한 노력이 필요하다. 미국의 시장분석기관인 통계브레인조사연구소(SBRI)에 따르면 새해 결심이 성공할 확률은 약 8%, 거꾸로 말하면 실패할 확률이 92%라고 한다. 대부분이 작심삼일로 끝난다는 얘기다.

‘작심’이라는 말을 처음 쓴 사람은 맹자로, 문자 그대로 마음을 다잡는다는 뜻이다. 이처럼 맹자가 긍정적인 의미로 쓴 말이 우리나라에서는 반대의 뜻으로 사용되고 있다. ‘작심삼일(作心三日)’, 굳게 먹은 마음이 사흘을 못 가 흐지부지된다는 뜻으로 결심을 끝까지 지키지 못하는 사람을 비아냥거릴 때 사용하는 말이 됐다.

지난해 2022 카타르 월드컵 대회가 있었다. 우리나라는 예선전에서 우루과이와 비기고, 가나 전에는 패해 강호 포르투갈을 이겨야 16강에 진출할 수 있는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았다. 객관적인 전력을 보면 포르투갈을 이기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었다. 이때 우리의 젊은 선수들과 응원단은 ‘중꺾마’의 마음으로 경기에 임했고 혼신의 투혼으로 포르투갈을 이겨 16강 진출의 쾌거를 일궈냈다. 16강을 확정 짓는 순간 태극전사들이 들어 올린 태극기에 ‘중요한 것은 꺾기지 않는 마음’이란 문구가 또렷이 새겨져 있었다. ‘중꺾마’의 시작은 글로벌 온라인 게임대회인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 대회에 10년 도전 끝에 우승한 김혁규 선수의 인터뷰에서 시작됐다. 김혁규 선수는 우승 이후 SNS에 “저와 저희 팀의 우승이 저보다 더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이들에게 희망이 됐으면 좋겠고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입니다”라고 적었다. 이렇게 시작된 ‘중꺾마’는 언더도그(약자) 승리의 상징이 됐고 카타르 월드컵 대표팀의 16강 진출 원동력이 되면서 요즘 각종 광고와 소셜미디어를 휩쓰는 유행어가 됐다.

요즘 아파트 단지 안에서 흡연문제로 민원이 자주 발생하고 때로는 큰 싸움으로 번지기도 한다. 주차장이나 구석진 장소뿐만 아니라 가끔 실내에서 담배를 피워 위층까지 피해를 주는 경우도 있다. 이때마다 관리사무소에서 경고 방송을 하지만 별 효과가 없는 듯하다. 옛말에도 정신일도 하사불성(精神一到 何事不成)이라 해 정신을 한 곳으로 모으면 무슨 일이든 못할 일이 없다고 했다. 올해 새해에도 금연을 하겠다고 결심한 이들이 많을 것이다. 작심삼일로 끝날 것이 아니라 ‘중꺾마’의 정신을 새겨 본인의 건강도 챙기고 이웃에 피해를 주는 일이 없기를 빌어본다.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아파트관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