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랑구 신내동 새한아파트 김재원

혼자 사는 것이 편한 시대라고 하는데 우리는 왜 더 외로워지는 걸까? 외로움은 흡연만큼 해롭지만 훨씬 더 흔하며 삶을 무너트리는 무서운 질병이다.

미국 공중보건위생국장을 지낸 비백 H. 머시 박사는 그의 저서 ‘우리는 다시 연결되어야 한다’에서 외로움은 비만, 흡연, 대사증후군, 전염병 같은 것보다 훨씬 심각한 질병으로 규정하고 그에 대한 처방을 제시하고 있다.

인간에겐 3가지 차원의 외로움이 있다. 첫째 ‘외로움’은 필요한 사회적 관계가 부족하다는 주관적인 느낌이다. 사람에게 둘러싸여 있어도 외로움을 느낄 수 있고 불행을 느끼며 벗어나고 싶어 한다.

둘째 ‘고립’은 객관적이고도 물리적인 것으로 생존 위험신호로 받아들여 몸이 반응을 일으킨다. 구체적인 반응으로는 혈압과 혈당수치를 높여 쉽게 에너지를 공급할 수 있게 한다.

셋째 ‘고독’은 자율적 고립이다. 자기 삶의 지속 가능한 밑거름이 되며 독서와 불가분의 관계를 가지고 있다. 즉 평화롭게 혼자 있는 상태로 자발적 고립에 해당하며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기회가 된다.

외로움은 3가지 형태를 가진다. 첫째 사적 외로움은 애정과 신뢰라는 깊은 상호유대를 나눌 사람을 갈망하는 것이다. 둘째 관계적 외로움은 양질의 우정과 동료애 등 자신을 지지해 주기를 바라는 것이다. 셋째 단체적 외로움은 목적의식을 가지고 관심사를 공유하는 네트워크와 커뮤니티를 갈구하는 것이다.

외로움은 관계를 원하고 받아들여지고 싶지만 그럴 수 없을 때 발생한다. 타인에게 학대당하거나 상처받은 두려움이 원인이 될 때가 많다. 외로움은 혼자 행동하지 않는다. 반드시 우울증, 불안을 동반한다. 외로움을 이기기 위해서는 외로움이라는 낙인에 대한 수치, 비난, 비판을 가볍게 생각하고 침묵 속에서 고통을 겪는 우울증과 같다고 인정하고 터놓아야 한다.

머시 박사의 연구결과에 의하면 종교인들 특히 그중에서도 기독교인들은 외로움을 덜 느낀다고 한다. 기독교는 신과 신자의 보살핌, 겸손, 공감을 강조하는 종교로, 신을 중심으로 삶을 조직하고 공동체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산업혁명 이후 급속한 경제성장으로 개인주의가 팽창하고 도시로의 인구이동은 각자 자립을 강요하면서 고립과 외로움은 급속히 증가했다.

한편 기차, 비행기 등 교통수단의 발달은 사랑하는 사람들과 만나기는 쉬워졌지만 내가 자라온 공동체와 관계는 멀어지게 됐다.

우리가 사는 아파트 현관을 걸어 잠그고 집안에만 머물러 있지 말고 사람들을 만나러 현관 밖으로 나가자. 이웃들은 아주 가까이에 있다. 어르신은 아파트 경로당, 엄마는 탁구 교실, 아빠는 헬스장, 어린이는 놀이터 등 이웃과 함께하는 공동체 속으로 들어가자. 그리해 흡연보다 더 해로운 외로움에서 벗어나도록 노력해보자.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저작권자 © 아파트관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