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석춘 (서울 노원프레미어스엠코아파트)

광복절 연휴 이틀째인 지난달 14일 오후 4시 10분 김포에서 제주로 향하던 비행기 내에 탑승한 40대 남성 A씨는 기내에서 갓난아기가 울자 부모에게 욕설을 퍼붓는 등 난동을 피웠다. 아기 어머니가 “죄송하다”고 연신 사과를 했음에도 A씨는 고성을 지르고 계속해서 아이 어머니에게 폭언을 하며 난동을 이어갔다. 결국 남성 승무원들이 A씨를 제압하면서 상황은 가까스로 진정됐으며 제주에 도착한 뒤 A씨는 경찰에 인계됐다. 같은 날 저녁 8시 이와 비슷한 일이 부산을 출발해서 서울로 향하던 KTX 열차 안에서도 이와 비슷한 사건이 또 발생했다고 한다.

이시형 박사는 ‘품격’이라는 책자에서 품격은 ‘자기 존중감’이며 ‘성난 사회를 진정시키고 과격한 사회를 회복시킬 치료제’라고 말하고 있다. 그는 차원 높은 품격을 지니기 위한 7가지 덕목을 다음과 같이 말한다.

첫째는 감정을 억누르고 이성적으로 행동하는 절제, 둘째는 동료의식과 집단주의보다는 나와 다름을 인정하는 포용, 셋째는 나보다 못한 이에게 내 것을 나눌 수 있는 배려, 넷째는 결과보다는 과정의 가치를 소중하게 생각하는 정직, 다섯째는 지금 당장에는 손해를 보더라도 더 멀리 생각하는 믿음을 저버리지 않는 신의, 여섯째는 그냥 오래 사는 것이 아니라 건강하고 행복하기 위해 새로운 것을 배우는 것, 마지막 일곱째는 세계 각 민족, 각 지방, 각각의 전통 문화 정서를 서로 존중해주는 세계인으로서의 글로벌 마인드를 들고 있다.

전에 살던 아파트의 위층에 부모와 유치원에 다니는 아들과 딸과 함께 사는 젊은 부부가 있었다. 새로 이사한 며칠간 위층에서 아이들이 골프공을 굴리고 쿵쿵거리는 소음이 들렸다.

나는 위층을 찾아가 인사드리러 왔다고 가족소개를 하고 간단한 인사를 나누면서 소음에 대해 짧게 말을 하고 알려줬다. 귀여운 아이들을 본 순간 소음에 대한 불편함이 많이 줄어들었다. 아파트에 살면서 위아래층이 조금씩 배려하고 양보하면서 사는 것이 당연한 일이 아닌가?

아파트에서 생활을 하면서 가끔 입주민 간에 불미스러운 일도 보고, 또 입주민이 경비원이나 관리소 직원들을 힘들게 하는 상황을 목격하기도 한다. 상대방이 잘못한 경우도 있겠지만 주로 소통의 부족으로 인한 오해에서 비롯된 것도 많을 것이다. 나는 이시형 박사의 ‘성난 사회를 진정시키고 과격한 사회를 회복시킬 치료제’가 ‘품격’이라는 말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전에 살던 아파트에서 동대표 회장을 맡으면서 입주민들에게는 “경비원·미화원도 아파트의 가족입니다!”라는 캠페인을 벌였고, 관리사무소 직원들과 경비·미화원들에게는 친절한 응대를 당부했었다. 조금씩 서로가 배려하고 양보하면 얼마든지 ‘품격’있는 사람으로 대접받을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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