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생활연구소 김정인 연구위원
주생활연구소 김정인 연구위원

우리는 일상에서 다양한 장소를 방문하게 된다. 업무상 방문하는 경우도 있고 식당이나 카페와 같이 목적에 따라 장소를 선택해서 방문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특히 식당이나 카페는 음식이나 음료의 맛도 중요하지만 인테리어 등 공간의 분위기도 선택의 조건에 포함된다.

SNS를 통해 정보를 얻는 소비자들이 많아지면서 장소에 대한 리뷰를 참고해서 방문 장소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서비스를 제공하는 측에서도 소비자에게 어필하기 위해 잘 꾸며진 장소를 제공하고 이를 매개로 소비자에게 매력을 어필하려고 한다.

그런데 아무리 음식 맛이 좋고 멋지고 감각적인 공간을 제공한다 해도 그 장소에 있는 사람들과의 상호작용이나 관계형성의 문제가 있다면 장소가 가지는 매력은 그 가치를 발하지 못하고 크게 반감될 것이다. 삶의 터전으로서 비중이 큰 공동주택단지도 마찬가지다. 훌륭한 단지계획, 설계와 시공, 소비자에게 어필하는 디자인요소의 도입 등으로 성공적인 분양을 이뤘다 하더라도 사후관리상태, 거주자들의 공동체 생활 에티켓이 좋지 않으면 그 가치는 상승하지 못하고 저하될 것이다. 물리적인 조건이 좋더라도 좋은 정서적 경험이 없다면 장소로서의 매력은 지속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준공 이후 건물의 관리를 양호한 상태로 유지하고 거주자 간 공동체 생활 에티켓을 준수할 수 있는 원동력은 어디에서 얻을 수 있을까? 관리주체의 역량, 마인드가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관리주체의 역량은 공동주택관리법에서 요구하는 관리주체의 업무를 수행하기에 충분해야 한다. 관리주체는 일상적인 관리, 장기적 측면에서의 계획적인 관리를 위해 필요한 업무를 수행해야 하며 필요한 전문성, 자격을 갖추도록 하고 있으므로 관리주체의 역량에 있어서는 의심할 여지가 없다고 본다.

단 관리주체의 마인드에 있어서는 조금 차이가 있을 수 있다. 공동주택관리법에서 정하는 관리주체의 업무 이외에 입주자와의 소통, 보다 활력있는 공동체 생활은 관리주체의 업무 측면에서는 그다지 중요한 영역이 아님에는 분명하다. 하지만 단지의 분위기, 거주자가 느끼는 단지의 매력을 좌우하는 요소임에는 틀림없을 것이다.

위탁관리회사나 관리사무소에서 공동주택 단지의 공동체 활성화를 위한 활동들을 종종 접하게 된다. 입주자의 민원대응, 소통에 최대한 갈등이 발생하지 않도록 CS교육도 시행한다. 이러한 활동은 건전한 주거문화의 확산과 주거생활의 만족 향상을 위한 투자이자 사회공헌의 한 부분으로 공동주택이 주류를 이루는 우리나라에서는 매우 중요하고 의미있다.

주택관리와 관련한 현안 업무에 대부분의 노력을 할애해야 하기에 공동체 생활이나 입주자와의 소통을 위한 활동까지는 여력이 없을 수 있지만, 관리주체에서 공동주택 단지라는 장소가 가지는 매력과 가치를 극대화하고자 하는 의지를 가진다면 입주자의 주거생활 만족은 물론 관리주체 또한 매력적인 일터에서 근무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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