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생활연구소 김정인 연구위원(부소장)
주생활연구소 김정인 연구위원(부소장)

매년 초 미국에서 개최되는 국제 전자제품 박람회(CES, Consumer Electronics Show)는 초창기에 가전제품 위주의 전시회였지만 정보통신기술(ICT)의 발달로 인해 생활가전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인공지능, IoT가 접목된 제품을 전시하는 것으로 자리를 잡았다. 특히 세계적인 기업의 새로운 스마트 제품을 공개하기도 해 최첨단 기술의 트렌드를 읽을 수 있기에 소비자뿐만 아니라 기업에서도 주목하고 있다.

얼마 전 개최된 2024년 CES의 개막에 의외의 기업이 등장해 화제가 됐다. 기술 혁신과는 다소 거리가 멀어 보이는 뷰티 산업의 화장품 회사에서 기조연설을 했기 때문이다.

인간은 항상 아름다움과 상호작용을 하고 있고 아름다움을 통해 사람들이 연결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선사시대의 아름다움이나 현재의 아름다움에 대한 인식은 근본적으로 변함이 없고 다만 소비자의 기대와 니즈에 응답하는 것이 뷰티 산업을 선도하는 기업의 역할임을 강조하면서, 많은 소비자가 자신에게 맞는 올바른 제품을 찾는 데에 어려움을 얻고 있다는 점에 착안해서 뷰티와 기술을 접목해 개인 맞춤형 뷰티 어드바이저인 ‘뷰티 지니어스’를 공개하는 것으로 장내 분위기를 북돋웠다.

‘뷰티 지니어스’는 생성형 인공지능 기술을 구현한 것으로, 생성형 인공지능은 이용자가 특정하는 요구에 따라 결과를 생성 해내는 기술을 의미하는데 2024년 트렌드 코리아에서 제시한 소비 트렌드 키워드 ‘호모 프롬프트’와 맥을 같이한다. ‘호모 프롬프트’의 의미는 인공지능의 발달로 손쉽게 결과물을 얻을 수 있지만 어떤 질문을 하느냐에 따라 인공지능이 내놓는 결과물은 달라진다는 것이다.

인공지능의 발전으로 사람의 역할을 인공지능이 대체할 수 있는 직업에 대해서 갑론을박 이야기를 하기도 한다. ‘호모 프롬프트’라는 키워드는 인공지능을 적절하게 사용해 인간 고유의 창의성을 발휘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는 시대의 흐름을 반영하고 있다.

건설기술의 발달과 스마트 기술의 접목으로 우리나라 주거문화는 눈부신 발전을 이뤘고 지금도 진화하고 있다. 공동주택의 관리주체인 관리사무소장이나 주택관리회사에서는 새로운 기술이 접목된 시설물의 관리를 위해 요구되는 전문성을 습득하고 역량 강화를 게을리하지 않는다. 덕분에 입주자들은 편리한 생활을 영위하고 수준 높은 관리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관리 현장에서는 크고 작은 문제들이 발생하고 있으며 어떤 문제들은 과거나 지금이나 개선되지 않고 고질적이다. 법 제도는 의무관리대상 공동주택에 관리주체와 입주자대표회의의의 책임과 의무를 동일하게 주고 있지만 실제 관리는 단지의 특성을 고려해야 한다. 특히 공동주택마다 입주자의 연령, 가족구성 등 특성, 생활양식, 관리에 대한 인식정도, 이웃과의 관계정도와 이에 기반한 관리니즈가 천차만별인 상황에서 독창적인 방식으로 제공돼야 하는 관리서비스가 분명히 있다.

기술의 발달은 생활의 수준과 편리성을 보편적으로 향상시켰다. 눈높이가 한층 높아진 소비자의 니즈 충족의 면에서는 어떨까. 소비자와의 접점에 있는 영역에서는 아무리 훌륭한 기술이 접목되더라도 소비자의 니즈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면 결과물은 달라지고 소비자의 니즈를 완벽하게 만족시키기는 어려울 것이다.

주거관리 측면에서 법 제도의 실행으로 관리의 체계가 마련되고 관리체계 속에서 보편적인 관리업무와 관리서비스가 제공되지만 고령사회의 심화, 1인 가구 증가 등 사회변화로 인한 공동주택의 생활문제 변화를 고려했을 때, 변화하는 주거관리의 소비자 니즈에 대응하기 위해 창의성을 발휘할 때가 온 것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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