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생활연구소 김정인 연구위원
주생활연구소 김정인 연구위원

우리나라 인구구조의 변화는 산업화, 도시화 등의 사회적 요인, 가족에 대한 가치관의 변화와 맞물려 가족구조를 크게 변화시켰다.

인구가 감소하고 있음에도 가구 수는 증가하고, 평균 가구원 수가 1970년에 5.2명이었던 것이 2022년 2.2명으로 감소한 것을 보면 가족의 규모가 작아지고 가족세대가 단순화됐다는 것을 금방 알 수 있다.

가족구조의 변화에서 가장 뚜렷한 것은 1인 가구의 증가인데 고령화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고령자 1인 가구는 물론 청년, 중장년 1인 가구의 구성비도 크게 다르지 않다.

가족구조의 변화는 주거 선택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1인 가구의 뚜렷한 증가에 셰어하우스, 코리빙과 같은 대안적 주거유형으로서의 공유주택이 등장했고 커뮤니티 활동, 주거서비스 제공 등의 다양한 시도가 이뤄지고 있는 듯하다.

1인 가구의 증가와 이들을 위한 새로운 주거유형이 주목받는 중에도 여전히 우리나라 가구의 반 이상은 아파트에 거주하고 있고 다른 주택 유형 보다 평균 가구원 수는 많지만 아파트에서도 1인 가구의 증가와 평균 가구원 수의 감소가 나타나고 있다.

가구주의 연령 추이도 중장년의 비율은 줄어들고 고령자의 비율은 늘어나고 있어 이에 대비한 아파트의 주거 관리를 생각해 볼 시점이다.

1인 가구의 증가나 고령 가구의 증가로 인해 주거 관리 현장에서 나타나는 이슈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일본에서는 일찍이 맨션관리의 과제로 건물의 노후화와 거주자의 노령화라는 두 가지의 ‘노(老)’에 주목했다. 거주자의 고령화는 관리의 의사결정을 위한 입주자 조직 구성의 어려움, 고령자의 치매와 입원·사망으로 인한 장기 빈집 증가의 문제를 야기했다.

입주자 조직 구성의 어려움으로 인한 관리 의사결정 문제는 외부의 전문가를 활용하는 새로운 관리방식을 제도화했고 치매 고령자 등의 조기 발견과 대응을 위해 관리 측면에서 필요한 것에 대한 조사와 연구가 지속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고령자의 치매 등 건강문제가 공동주택에서 이웃과 더불어 생활하는 데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고 주택 내에서의 안전도 고려해야 한다.

또한 고령자뿐만 아니라 청년, 중장년 1인 가구의 생활양식, 마음 건강문제도 관심의 영역이다. 2024년의 트렌드 키워드에 ‘돌봄’이 거론된 것도 이러한 시대 상황을 반영했을 듯 싶다.

거주자의 개별적인 상황에 기인한 문제까지 관리주체에서 고민할 문제인가에 대한 다양한 의견은 있겠지만 관리주체는 우리나라 인구감소의 영향에 대응하는 중요한 위치에 있는 것만은 틀림없다. 거주자의 이상 상황을 조기 발견하고 대응을 위한 연계를 하는 것까지가 관리주체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부분이다.

이를 위해서는 조기 발견을 위한 매뉴얼, 연계 가능한 서비스, 프로그램의 확충, 관리주체의 추가적인 업무에 대한 보상 등이 선결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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