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주거학회 주거연구원장 윤영호
한국주거학회 주거연구원장 윤영호

장기공공임대주택의 시설개선사업은 시대와 지역을 고려한 주거서비스를 실현하는 근간을 마련했다. 특히 정부 차원의 선언적 의미를 갖는 정책과 지자체가 전문가 역할을 담당할 수 있는 실행력이 주거생태계 조성에 이바지했다. 그 결과 지역거점 거주자의 특성 및 여건 등을 고려한 수요 맞춤형 주거서비스를 기반으로 공급과 수요를 고려한 양방향의 주거서비스 생태계가 형성되고 있다. 물론 아직까지도 주택공급 중심에서 주택관리·운영 기반의 주거서비스 플랫폼으로 진화될 것이라 예측하는 주거전문가는 그리 많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날 사회·경제적 여건 변화를 고려할 때 주거서비스 플랫폼에 관심을 가져야 할 때인 것은 분명하다. 이를 위해 주거생태계의 변화를 면밀하게 모니터링하고 분석할 필요가 있으며, 특히 시대적 요구에 발맞춰 주거서비스, 주거복지라는 개념을 재정립해 나가야 할 것이다. 그동안 공공적 주거환경개선의 탄생과 발전을 살펴보면, 경제적·사회적 취약계층을 위한 공공성 인식에 바탕을 둔 공공적 시설개선사업과 생태계 조성에 힘써 왔음을 알 수 있다. 특히 영구임대주택과 50년 공공 임대주택의 입주자들이 열악한 주거환경을 스스로 개선하기 힘든 상황이라는 점을 인식하는 것이 중요했고, 주거환경에 대한 입주자 차원에서의 인식은 개별 공간으로서의 주거성능을 확보해야만 했다. 공공임대주택의 경우에는 주거환경개선에 있어 경제적·사회적 취약계층을 위한 공공성을 인식하는 것이 선행돼야 했다. 이러한 공공성은 국토교통부와 LH의 매칭펀드 방식을 통해 예산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확보됐다. 중요한 것은 공공적 시설개선사업이 자체적 개선이 아니라 입주자의 만족도 향상을 목적으로 시행되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노후 장기공공임대주택 시설개선사업은 주거단지 자체가 공간복지 개념에 맞춘 새로운 복지 인프라를 조성하며 거주자·수요자 맞춤형 주거복지를 구현한다. 이와 같은 주거환경개선의 기본 목표는 주택성능 확보, 주거면적 확장, 무장애 공간 실현에 있다. 세부적으로는 최저 주거면적 기준 확보, 단열·차음·방수 성능 향상, 새로운 주거유형 제시, 소셜믹스 실현 등이 선행돼야 한다. 기본 목표를 위해 우선 주거면적확장 측면에서는 세대 통합, 발코니 확장, 복도형의 주동형태 활용 등 입주자의 편리한 생활에 필요한 최소의 주거공간을 확보해야 한다. 주택성능확보 측면에서는 입주자가 생활하는 공간인 주택이 인간다운 삶을 영위하고 한층 살기 편한 공간으로 재창조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단순히 주거면적 증가 등의 대책만으로는 시대적 요구와 변화에 최적화된 주거유형이 현대 가구의 요구와 변화를 수용할 수 없기에 주거복지의 질적인 향상에 초점을 맞춘 새로운 주거유형이 개발돼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의 공간을 한층 더 인간다운 삶을 영위할 수 있고, 살기 편한 공간으로 재창조하는 ‘공간복지’란 무엇일까? 이에 대한 해답을 찾기 위해 우리 사회는 그동안 삶의 질을 좌우하는 공간이라는 점에서 주택의 내부에 주목했고, 주거환경이 많이 개선된 것도 사실이다. 반면 일상적으로 활용하는 주택의 외부와 관련된 공간에 대해서는 큰 관심을 두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들어 노인 인구 증가에 따라 시설을 개선하거나 친환경 놀이터 등 과거와 달라진 주민들의 요구가 점차 많아지면서 ‘공간복지’의 개념은 경로당, 놀이터, 도서관, 체육시설 등을 통해 주민들의 다양한 욕구를 공공 공간에서 구현해내는 것으로 확대되고 있다. 이러한 방향이 바로 우리가 꿈꾸는 공간복지의 미래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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