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소중 제이투이앤씨 부사장: 아파트 외벽의 콘크리트 수명과 재도장 공사 <1>

1. 아파트 외벽의 수명과 재도장 공사
1990년대 이전의 저층 아파트 수명은 30년 안팎에 불과했고, 관리 소홀로 인한 노후화, 부동산 가치 상승에 따른 개발로 고층 아파트로 재건축됐다.
그러나, 1990년대 이후 14층 이상의 고층 아파트로 건설되면서, 부동산 가치의 상승은 기대하기 힘들어졌다.
예를 들면, 최근 서울 강남 은마아파트의 건축 용적률과 관련해 서울시와 치열하게 협의하는 이유도 고층아파트의 용적률 때문에 더 고층으로 재건축해야만 경제적 가치가 있기 때문이다.
1990년 이후 지어진 일산, 평촌, 분당 등의 신도시와 전국 각 광역시의 14층 이상 고층 아파트는 재건축할 경우 용적률이 크게 상향해서 초고층화 해야 하지만, 도시계획법, 경제적 가치, 개발 비용의 부담 등을 고려할 때 재건축은 불가능하다.
또 하나, 1990년대 이전의 저층 아파트는 강 모래로 콘크리트를 만들었으며, 1990년 이후에는 강 모래의 부족으로 바닷모래를 사용해 콘크리트의 품질이 더 낮아져서 외벽 콘크리트의 장수명화에 대한 설계와 시공이 필요하다.
고층화된 아파트의 장수명화를 위해서 외벽 균열 보수와 재도장이 가장 중요하다.
2. 아파트 외벽의 수명은 외벽 균열 보수와 재도장 공사에 달려 있다
외부에 노출된 콘크리트는 쉽게 부식되고 중성화된다. 이렇게 노출된 콘크리트를 보호하기 위한 방법은 콘크리트 표면에 도막을 형성해 외부에 물과 공기의 접촉을 완벽히 차단해 콘크리트를 건강하게 해주는 것이다.
외벽 콘크리트 수명은 햇빛, 비, 탄산가스로부터 보호하는 것에 달려 있다.
대리석, 판넬, 유리 등을 외벽 콘크리트에 덧씌우는 커튼월 공법은 외벽을 보호하는 가장 우수한 마감 공법이다. 그러나 수성 페인트를 칠하는 마감 공법은 페인트의 수명과 균열에 따라 외벽의 콘크리트 수명이 좌우된다.
20년 이상된 아파트 중 어느 누가 겉보기에 허름하고 균열이 간 아파트에 살고 싶겠는가. 한마디로 정리하면 건강한 아파트, 세련된 아파트, 부동산 가치상승을 목적으로 둘 수 있겠다.
3. 콘크리트 건물의 균열 발생 원인
우리나라의 특징은 사계절이 있고 연교차가 심하다는 점이다. 겨울철 영하 10 ~ 15℃ 에서 폭염이 있는 여름철에는 30~35℃ 까지 기온의 편차가 심하다. 철근 콘크리트 구조물은 온도 차이에 따라 수축 팽창하며, 단단하기만 한 콘크리트는 쉽게 균열이 발생한다.
같은 위도 상에 있어도 편서풍과 멕시코 만류의 영향을 받아서 연중 기온차가 적은 영국, 프랑스, 독일 등의 서유럽에 비해 연교차가 큰 우리나라 건물에서 콘크리트 균열이 더 많이 발생한다.
균열이 발생하면 이를 통해 물과 공기가 침투돼 철근을 부식시키고, 녹이 슨 철근은 부피가 팽창하게 되고, 결국 콘크리트를 탈락시킨다.
균열은 곧 콘크리트 결함과 수명 저하의 가장 큰 원인이 된다.
4. 어떻게 하면 외벽 균열 보수 및 재도장 공사를 잘 할 수 있는가
- 균열 보수를 잘 했는가
균열은 콘크리트 노후화의 주범인 물과 공기를 콘크리트 내부로 들어오게 하는 가장 큰 경로다. 균열 사이로 물이 침투해 겨울철 물이 얼게 된다. 물이 얼게 되면 9% 정도 부피가 증가해 균열을 더 크게 만든다.
- 균열 보수 재료는 어떤 것을 사용하는가
아파트 외벽 균열 보수재는 탄성이 우수하다고 해도 아무거나 사용할 수 없다. 탄성이 좋아도 외벽 수성페인트가 도장이 안 되는 실리콘, 처음에는 수성페인트의 도장이 가능하지만, 6개월 정도 이후에 얼룩이 지는 우레탄, 탄성 퍼티 등은 외벽 수성페인트를 칠할 수 없다. 그렇다면, 가장 우수한 균열 보수재는 탄성이 우수하면서 수성페인트를 칠할 수 있는 제품이어야 한다.
시공이 이미 균열이 발생한 부분은 퍼티를 이용해 균열을 막는다. 하지만 여기에 쓰이는 재료에 따라 균열을 완벽히 막을 수 있다. RC조(철근 콘크리트)는 온도변화에 따라 부피가 수축팽창 한다. 이렇게 부피변화에 따른 균열 보수 재료의 조건은 신장률이 좋아야 한다. 일반 퍼티를 사용했을 경우 재균열 발생률이 가장 높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일반 퍼티는 단단하고 내구성이 좋지만 탄성이 없어 건물의 부피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다시 균열이 생기게 된다. 결론적으로 공사비용을 줄이기 위해서는 하자 없는 재료를 선택해 콘크리트를 완벽히 보호해야 한다
외부 균열보수 재료의 기능 및 내구성 비교
일반 퍼티 < 일반기능성 퍼티 < 탄성고무 퍼티 < 고탄성기능성퍼티
외벽 균열 보수재의 하자 사례

하자내용 : 탄성퍼티 벗겨짐
하자원인 : 동절기 하절기 탄성 부족

하자내용 : 에폭시 퍼티 균열
하자원인 : 에폭시 퍼티는 탄성이 없음

하자내용 : 재균열
하자원인 : 일반 퍼티는 탄성이 없음

하자내용 : 탄성퍼티 시공 후 얼룩
하자원인 : 탄성 퍼티의 기름 얼룩 발생
- 우수한 페인트를 칠했는가
외벽 수성페인트는 크게 KS 1급, KS 2급으로 나눠져 있으며, 근래에는 물을 밀쳐내는 기능성 방수 페인트도 있다. 외부 수성페인트는 KS 1급과 KS 2급만 단순하게 비교하더라도, 페인트 수지 비율의 차이에 따른 내수성, 내자외선성, 내구성에 대한 수명이 크게 차이 난다.
KS 2급 페인트보다 KS 1급 페인트가 수지가 많이 들어 있다. 좋은 페인트일수록, 수지가 더 많을수록 견고한 페인트 도막이 만들어지므로, 외벽을 더 보호할 수 있다.
외벽 페인트 종류에 따른 콘크리트의 내구성 비교
KS 2급 외부수성페인트 < KS 1급 수성페인트
< 순수 아크릴 페인트 < 고내후성 실리콘페인트
- 충분한 도막을 만들었는가
외벽 수성페인트는 2회 칠하면 80㎛ 0.08㎜, 1회에 40㎛ 0.04㎜씩 도장이 된다. 재도장시 1회 은폐 도장을 하게 되면 50~60㎛ 0.05~0.06㎜ 정도가 된다. 이러한 이론적 소모량은 0.05㎜를 칠해야 하는데 0.04㎜를 칠하면 페인트 도막의 두께는 0.01㎜ 줄어들지만 실제 현장에서 페인트 량은 20%가 줄어든다.
다시 말하면, 0.05㎜ 페인트 도막을 위해 필요한 페인트가 240통이라면 0.04㎜로 시공을 하면 200통이 필요한 것이다. 실제 1000세대 규모의 아파트에서는 견적업체에 따라 외벽 페인트의 견적 산출량이 100통 가까이 차이가 난다.
도장공사는 건축공학의 일부분이다. 공학적 논리를 토대로 충분한 도막을 만들어야만 콘크리트를 보호하는 외벽 마감재의 기능을 할 수 있다. 경험적, 개략적 산출보다는 실제 필요한 페인트량을 이론적 산출을 해 충분한 도막을 만들기 위한 페인트 소모량의 산출이 필요하다.
페인트의 도막이 얇으면 안 되는 이유
ㆍ페인트의 내구성이 짧아진다.
ㆍ물과 공기를 막는 기능이 저하된다.
ㆍ쉽게 탈색된다.
ㆍ은폐도장이 되지 않는다.
ㆍ페인트의 색깔이 선명하지 않다.
ㆍ묽게 배합해 칠하면 흘러내리는 자국이 생긴다.
- 예쁘게 칠했는가
아파트의 외벽 그래픽 디자인은 산업 디자인이다. 산업디자인이라는 것은 경제적 가치가 숨어 있다. 산업디자인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디자인 비용이 많이 들고, 그에 따라서 미적 경제적 가치도 달라진다. 외벽 디자인을 너무 화려하거나 복잡하게 하면 당연히 시공비가 많이 들고, 단순하고 심플하게 하면 시공비가 적게 든다.
디자인을 어떻게 누가 준비했는지에 따라서 아파트 외벽 디자인은 크게 달라진다. 아름답고 세련된 디자인을 위해 사전에 준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5. 균열보수를 했는데 왜 재균열이 발생하는가
현재 표준시방서에는 0.1~0.2㎜ 정도의 균열은 일반 퍼티로 시공하고 0.3㎜ 이상의 균열 또는 누수 균열은 V-커팅한 후 탄성 퍼티로 메꾸고 일반 퍼티로 시공한 다음 재도장하는 것이다. 아파트 외벽 균열 보수 및 재도장 공사 현장에서 V-커팅은 거의 실행되지 않는다. 실제로 아파트 재도장 공사 시에는 V-커팅할 때 사용되는 전동 그라인더 소리 한 번 들리지 않는다.
* 실제 현장에서 V-커팅 시공을 안 하는 이유
- 아파트 건물은 높은 고층 건물이므로 외벽 균열 폭이 0.1㎜인지 0.2㎜인지 0.3㎜인지 검측하기 힘들고, 작업자도 로프를 타고 내려오면서 검측하거나 균열 크기에 따라 V-커팅해야 하는지 정확하게 판단하기 어렵다.
- 실제 아파트 외벽은 RC조(철근 콘크리트 구조)로 근본적 구조적 결함(이어치기 조인트, 컨스트럭션 조인트, 시공 초기의 부실한 부위의 균열) 이외에 0.3㎜ 균열은 없다.
- V-커팅을 하게 되면 여러 공정이 수반돼 시공비가 증가한다. 균열 폭이 큰 균열만 구별해서 V-커팅하더라도 많은 후속 공정이 필요하다.
V-커팅 → 시멘트 가루 소지 → 프라이머→ 탄성퍼티 → 페인트 퍼티 → 재도장
- V-커팅을 하면 균열보수재로 충진하더라도 묽게 반죽된 퍼티는 건조 과정(수분이 날아 가면서 부피가 줄어듬)에서 V-홈 자리를 완벽히 은폐하지 못하고 V-커팅 자국이 생긴다. V-커팅 자국은 충분히 두껍게 퍼티로 덮지 않으면 없어지지 않는다.
이러한 원인 때문에 V-커팅을 하지 않고 일반 퍼티나 탄성 퍼티로 균열을 피복시키는 공법이 대부분이다. 결국 탄성이 없는 일반 퍼티로 얇게 균열을 피복시키기 때문에 재균열이 생기는 것이다. 또한 일반 퍼티는 물에 반죽돼 두껍게 시공할 경우 건조되면서 부피가 줄게 돼 갈라지는 문제 때문에 0.1~0.3㎜ 이하로 얇게 시공될 수밖에 없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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