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타관              주택관리사·경제학 박사      미래주거문화연구소 수석연구원
최타관              주택관리사·경제학 박사      미래주거문화연구소 수석연구원

‘독장군!’ 혼자서는 장군이 될 수 없다는 의미에서 어원이 출발했으며 ‘혼자서는 다 할 수 없다’는 협동의 중요성을 일깨워주는 의미로 사용돼온 단어로 현대 사회에서는 ‘뭐든지 혼자서만 하려는 사람’을 일컫는 경우가 많아 원어의 반대적인 의미로 변질됐다. 유사한 단어로 알려진 독고다이는 특공대(特攻隊)의 일본발음인 톳코우타이(とっこうたい)가 그 어원이다.

이 특공대는 특별공격대의 준말인데, 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군이 카미카제 공격을 하던 자폭부대를 가리킬 때 쓰던 말이다. 야쿠자들 사이에서 혼자 다니는 싸움꾼이라는 자객에 가까운 역할을 하는 사람을 특공대로 견줘 말하기도 하는데, 이런 사람은 동료들의 비호나 조력도 거의 없이 단독행동을 하게 되므로, 혼자라는 이미지가 강하게 내포돼 특공대의 혼자라는 개념과 겹치면서 독고다이의 앞 두글자인 독고(獨孤)라고 잘못 알고 표현을 하는 사람이 더 많은 것처럼 보여진다. 사실 독고다이 타입은 현실에서는 좋은 취급을 받지 못한다. 아웃사이더인 경우가 허다하다. 독고다이의 타이틀을 내세우려면 ‘실력’이 받쳐줘야 하는데, 실력이 받쳐줘도 대인관계가 좋지 못하다면 독선자가 될 수밖에 없다. 독선과 독고는 다른 것이 사실이지만 현실에서는 그렇지 않은 것이 문제가 된다. 이 독고다이가 공동주택, 입주자대표회의, 선거관리위원회, 자생단체, 공동체 활성화 단체에 한사람이라도 존재한다면 관리문제의 향방은 가름하기 어렵다.

얼마나 많은 피해자가 발생할지도 알 수 없다. 지난번 사이코패스와 소시오패스가 공동주택관리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칼럼의 연속 선상에서 독장군, 아니 독고다이가 몰고 오는 공동주택 관리현장의 웃지 못할 코미디 같은 현실을 이야기하고자 한다.

경험 많은 어느 주택관리사가 겪은 일이다. 2,3년차 하자가 5년이 되도록 진척이 없던 한 아파트. 하자 적출 업체 선정을 하고 나서도 매일 독고다이에 의해 회의가 일방으로 흘러가다 보니 하자 적출 보고서를 받아들고서도 2년여가 지나서야 가까스로 하자 합의와 공증을 완료하고 2,3년차 하자 공사를 진행하게 됐다고 한다. 이런 사실을 정확하게 모르는 입주민들의 물질적, 정신적 손해에 대해 과연 독고다이는 일말의 양심이라도 존재하기는 할까? 이런 단지에서 관리사무소 직원들은 독고다이의 눈치 보기에 급급할 수 밖에 없다. 그런 독고다이로부터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야 된다’는 말을 듣는다면 과연 그곳에 근무하는 직원들의 직업적 소명의식은 생기게 될까? 이들이 겪는 스트레스는 누가 보상을 한단 말인가!

‘똥이 무서워서 피하냐, 더러워서 피하지’ 수준으로 전락해 버린 입대의 회의장에는 늘 독고다이의 목소리만 울려 퍼지는 이런 단지가 과연 공동주택관리법을 지키고 근로자의 권익을 보장해줄 수 있을지 묻고 싶다. 공동주택관리는 이제 공공연히 공공관리의 대상으로 확장돼 가고 있는 추세임이 분명하다. 그렇다면 관련법은 좀 더 이러한 문제 파악을 통해 관리가 강화되고 입주자 등의 권익이 보장받을 수 있도록 개정이 이뤄져야 할텐데, 독고다이의 문제는 오로지 자기 목소리를 높이는 것에 불과할 따름이고 입법부와 정부의 강건너 불구경에 말 없는 다수의 입주민들의 손해는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공동주택 관리 분야에서 99%의 입주민과 관리직원들이 더 이상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정신적인 피해를 보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독고다이가 자리할 수 없도록 하는 방법을 정부와 입법부가 찾아내야만 하는 것이야 말로 중차대한 숙제거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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