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투고] 장석춘 (서울 노원프레미어스엠코아파트)

2020년 1월부터 유행하기 시작한 코로나19는 이제 3년째로 접어들고 있습니다.

코로나19로 우리는 그동안 해보지 못한 경험을 다 겪어오고 있습니다. 약국 앞에서 마스크를 사기 위해 줄을 서기도 했고, 식당에 들어갈 때는 정해진 인원만 정해진 시간에 갈 수 있었고, 무엇보다도 가슴 아픈 것은 가족이 코로나로 사망하면 작별인사도 하지 못한 채 화장을 해버렸고, 결혼식도 정해진 인원만 참석했습니다. 소상공인 자영업자를 비롯한 많은 이들이 경제활동에 큰 어려움을 겪어왔습니다.

그간 강의 활동을 하면서 나름대로 보람을 느끼면서 행복하게 살아왔는데 코로나로 인해 삶도 많은 변화를 겪고 있습니다. 특별히 기억되는 코로나 추억 몇 가지를 소개하겠습니다.

지난해 8월 미국에 사는 딸이 둘째 아이를 출산했습니다. 코로나 시국이지만 딸과 사위가 맞벌이라 아내가 3개월간 미국 딸의 집에 가서 산후조리를 도왔습니다. 저는 새로 태어난 아이의 백일에 맞춰서 보름 동안 딸의 집에 다녀왔습니다. 그러니까 딸의 둘째아이는 코로나둥이입니다.

아이가 태어난 지 3개월 만에 어린이집에 보내기로 했는데, 다행히(?) 딸이 코로나로 인해 재택근무를 하게 돼 6개월이 넘어서부터 어린이집에 다니게 됐습니다. 아들네 가족은 3명이 함께 확진이 돼 가족 모두 자가격리되기도 했습니다. 고향에 혼자 사는 구순의 어머니도 확진이 돼 아내가 일주일간 어머니의 수발을 들고 오기도 했으며,  아내에게 수고했다며 동생들이 선물을 보내왔습니다.

우리는 3년이 다 돼가는 코로나 시국을 보내면서 환경변화에 적응해가는 변화된 모습을 봅니다. 무엇보다도 저녁 시간의 회식문화가 바뀌는 것을 실감합니다. 직장에서나 동창, 친한 이웃들과 저녁에 식사하고 술 마시고 노래방 가는 문화가 바뀌어 갑니다. 많은 사람이 모이는 결혼식 문화도 조금씩 바뀌어 갑니다. 쇼핑문화도 비대면 중심으로 바뀌고, 모임이나 만남의 시간이 가족 중심으로 바뀌어 가는 것 같습니다. 모두들 코로나로 인한 고통이 큽니다만, 먼 곳에 있는 사람들과 만나지 않고도 관계를 유지하는 법을 배워가고 있고, 바쁘게만 살던 삶을 다시 생각해보는 여유도 가지게 되고, 또 새로운 취미생활도 배우고, 자연을 감상하고 즐기는 지혜도 익혀가고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가족도 이웃도 하나이며, 우리가 사는 아파트도 하나이며, 결국은 더불어 살아가야 한다는 사실을 실감하게 됐습니다. 그동안 코로나를 이겨내기 위해 우리 아파트에서도 많은 입주민들과 관리직원들이 합심해 노력을 했습니다. 이제 머지않아 코로나는 사라질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언제나 그렇듯 서로 더불어 살아갈 것입니다. 코로나로 배운 지혜를 기억하며 이웃과 우리를 위해 애쓰는 이들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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