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투고] 장석춘 (서울 노원프레미어스엠코아파트)

우리에게 ‘무소유’로 기억되는 법정스님이 돌아 가신지 벌써 12년째입니다. 종교나 나이를 막론하고, 많은 사람들로부터 존경받는 법정스님은 ‘무소유의 행복’이라는 책에서 다음과 같이 쓰고 있습니다.

“해가 바뀌면 어린 사람은 한 살 더해지지만 나이든 사람은 한 살 줄어든다. 되찾을 수 없는 게 세월이니 시시한 일에 시간을 낭비하지 말고, 순간순간을 후회 없이 잘 살아야 한다. 행복은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것이다. 가진 만큼 행복한 것이 아니며, 가난은 결코 미덕이 아니지만 맑은 가난을 내세우는 것은 탐욕을 멀리하기 위해서다. 우리 모두 부자가 되기보다는 잘사는 사람이 돼야 한다”

지난 3월 20일은 ‘세계 행복의 날’이었습니다. 2022년 3월 유엔이 발간한 ‘세계행복보고서’에 의하면 세계 각국의 행복도는 대체적으로 경제 발전 수준을 반영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행복도는 146개국 가운데 59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세계행복보고서는 1인당 GDP, 사회적 지지, 건강 기대수명, 삶에 대한 선택의 자유, 관용, 부정부패에 대한 인식 등의 행복에 대한 3년치 자료를 분석해 산출합니다. 우리나라는 1인당 GDP 항목에서 26위, 건강기대수명 항목에서는 4위, 부정부패에 대한 인식 항목은 46위를 차지했습니다. 하지만 삶에 대한 선택의 자유 항목은 113위, 사회적 지지 항목은 86위, 관용 항목은 94위로 매우 낮았습니다. 결국 한국의 경우 경제성장과 행복이 일치하지 않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5년 연속 세계행복지수 1위의 나라는 핀란드이며, 그 뒤를 덴마크, 아이슬란드, 스위스, 네덜란드가 따르고 있습니다. 보고서에 의하면 10위 안에 있는 모든 북유럽국가들은 일과 가정의 균형과 사회적인 결속력과 사람들 사이의 신뢰와 국가와 공공기관에 대한 신뢰를 강점으로 꼽고 있습니다. 덴마크 사람들은 삶의 본질을 편안함, 유대감, 단순함, 안정감, 가족, 그리고 자기 확신을 중요하게 생각한답니다. 즉 가족과 많은 시간을 보내며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 먹고, 친구들과 자주 만나는 것을 삶의 가치로 여깁니다.

우리는 일반적으로 부자가 되면 고급 주택에서 살고, 고급 차를 타는 것을 우선 생각하게 되지만 덴마크 사람들은 ‘어떻게 하면 조금 더 내 시간을 가질 수 있을까?’ ‘더 여유롭게 생활할 수 있을까?’를 먼저 생각합니다. 우리나라도 한때 ‘저녁이 있는 삶’을 강조한 적이 있었지요? 저녁이 있는 삶이란 저무는 해를 바라볼 수 있는 집에서 가족 혹은 친구들과 식사를 할 수 있는 삶을 말하지 않을까요? 떠오르는 해와 함께 상쾌한 하루를 시작하고, 저무는 해를 바라보며 가족, 친구들과 따뜻한 저녁 식사를 하면서 하루를 마무리하는 삶이라고 생각합니다.

여기에 조금 더 나아가 일상에서 도움을 주는 주변 이웃들, 우리를 위해 애쓰는 경비, 미화원, 관리사무소 직원들과 소소하게나마 함께 한다면 더욱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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