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수원 신안한일아파트 권성균 주택관리사

<지난호에 이어>

이틀에 걸쳐 공사를 했다. 18층 바닥부분의 우수관만 잘라 그 부분만 교체하면 될 것 같았으나 공사는 쉽지 않았다. 우여곡절 끝에 공사를 다 끝내고 비가 오기를 기다렸다. 한 달이 지나 이틀간 비가 왔는데 콘센트 쪽에 물이 전혀 들어오지 않고 계속 말라가고 있다고 했다.

누수 원인이 해결됐음을 의미했다. 원인을 찾는데 들어간 비용은 우수관이 공용부분이니 관리비로 처리했고, 벽지 등 세대에서 피해 본 것은 전용부분으로 공용부분이 원인이 돼 전용부분이 피해를 본 것이니 보험으로 해결할 수 있었다. 그동안 물기에 젖어 너덜너덜했던 헌 콘센트는 떼어내고 새 콘센트함을 실리콘으로 틀을 만들어 새것으로 갈았다.

정작 골치 아팠던 것은 공사 자체가 아니다. 각 층별 입주민과 공사업체의 방문 가능한 날짜 조율이 쉽지 않았고 18층과 19층 공사 때도 마찬가지였다. 또 세입자가 사는 집은 다시 집주인과 연락을 하는 등 비용문제와 세대연락 문제로 그 어떤 공사나 일보다도 신경이 많이 가는 민원임에 틀림없다. 그러다 보니 물이 샌다는 단순한 민원이 우왕좌왕 4년이나 지나 해결된 것이다.

두 번째 케이스는 우수관이 누수 원인이었던 아래 윗집 2세대만 관여된 누수 건이었다. 이번엔 안방과 거실을 구분하는 벽을 두고 안방과 거실 천장 쪽에 물이 새어들어와 벽지가 시꺼멓게 돼 있었다. 문제가 된 16층 위 17층, 18층에도 아무런 이상이 없었다. 다시 다른 업체를 불렀다. 17층 안방 난방 배관이 원인일 수 있다고 해서 난방 배관 누수 여부를 먼저 조사했지만 아니었다. 이번에는 큰 베란다에 있는 우수관으로 비가 오면 물이 아래로 흐르는 소리가 크게 들리는 배관인데 슬라브 틈으로 우수관 물이 스며들 수 있다고 해 PVC우수관을 바닥쪽으로 50㎝ 정도 잘라내고 슬라브 부분을 살펴보니 물기로 젖어있었다. 비가 내린지 꽤 지난 날이었는데 물기가 있다는 것은 그곳을 통해 안방과 거실로 물이 들어갔을 것이라고 했다. 공사는 슬라브 부분에 촘촘히 실리콘을 발라 물새는 틈을 완전히 막고 짤라진 PVC배관을 다시 이었다. 30분 정도 걸렸고 다시 비가 오기를 기다려 16층 안방과 거실에 그래도 물기가 들어오는지 봐야했다. 우수관 통도 이상이 없다면 다음으로 베란다 창문 코킹을 해보자고 작정하고 있었으나, 비가 와도 천정 쪽 벽지부분이 더이상 눅눅하지 않았다. 누수가 잡힌 것이다.

장기간 누수 원인이 밝혀지지 않는 건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첫째 관련 당사자의 관심을 집중시켜야 한다. 먼저 입주자대표회의의 관심을 끌어야 한다. 첫 번째 케이스에서는 세대 당사자를 잘 설득해 입대의 앞으로 사진도 첨부하고 간단하게라도 문서로 요청문을 달라고 했다. 말로써 얘기하고 호소한들 듣는 그때뿐이고 돌아서면 잊혀진다. 문서로 받아두면 발신인과 수신인이 명확하니 결말을 보지 않을 수 없어 입대의가 발 벗고 나선 것이다. 또 다른 관심 대상은 아랫집과 윗집 등 여러 세대가 관여돼있을 때 모두 단톡방으로 초대해 진행사항들을 공유했다. 특히 업자와 방문 약속을 정할 때 빠르게 반응을 할 수 있어 원활했다.

둘째로는 참을성을 가지고 꾸준히 다방면으로 노력해야 한다. 옥상에서 소방물도 뿌려보고 누수탐지 업체를 불러 내시경도 해보고 난방 배관이 새는가 해서 질소테스트도 해보고 창문코킹도 해보고 모든 방법은 다 해봤다. 비가 올 때까지 기다려 비가 와도 그전처럼 새지 않으면 그때서야 그게 원인이었구나 하고 안심하게 되니 참을성이 필요한 것이다.

배관구조에 대한 이해다. 공동구는 어디에 있고 우수관은 어디로 지나가는지 화장실과 씽크대의 하수배관은 어디로 가는지 이해가 돼 있어야 한다. 머릿속에 그림이 그려져 있지 않으면 헷갈린다. 그래서 아파트를 옮기고 처음 근무하는 소장들은 부지런히 세대를 방문해 봐야 한다. 건축도면집에서 계속 찾아보고 도면을 머릿속에 넣고 방문해 위치를 확인해보는 것이다. 지역난방이면 아파트 구조 자체가 배관이라고 할 정도다. 배관은 누수 원인을 찾는 기초지식에 해당한다. 이것만 되면 여름에 비가 새도 두렵지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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