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 현화성원아파트 권성균 관리소장

아파트 관리실에서 효과적으로 승강기 교체관리를 위한 방안으로 제한적이지만 몇 가지 제안해 본다. 첫째 엑셀로 날짜별 승강기별 수리내역을 정리하고 고장수리한 부품은 사무실 책상 옆에 두고 수시로 본다. 티끌 지식을 모아 전문가가 되자는 심정으로 착실히 쌓아가는 것이다. 평소관리도 그렇게 하고 장기적으로 교체를 위해 준비한다. 언제 무슨 라인의 승강기가 어떤 고장이 발생해서 돈이 얼마 들었는지 기록해 둔다. 설치시기는 똑같아도 승강기마다 고장이력은 조금씩 다르다. 같은 로프나 시브도 교체시기는 다 다르다. 엘리베이터를 자주 타는 경향이 있는 라인이 있는가 하면 부품에 따라 사용연한이 정확히 일치하지 않을 수 있으니 교체시기가 유사하더라도 조금씩은 다를 수밖에 없다. 주민들에게나 입주자대표회의 동대표들에게 자신 있게 어느 라인의 승강기의 고장이력에 대해 줄줄이 읊을 수 있을 정도가 되면 족하다. 실제 아는 게 별로 없어도 그럴 듯 해 보일 뿐 아니라 신뢰받는 만큼 자신 있게 일처리 할 수 있다.

로프, 시브, 대표적인 기판인 메인기판 MNCU와 DMCU(승강기 구동, 승차감 등을 관리) 플런저, 엔코더, 카도어 스위치, 인터록 등은 무슨 기능인지 어디에 있는지 교체주기는 얼마나 되고 가격은 얼마나 하는지 그기에 제조사 몇 개라도 알면 금상첨화다. 덧붙여서 장기수선충당금을 써야 되는지 수선비로 처리해야 하는지도 일가견이 있으면 더할 나위가 없다. 그래서 사무실 책상 옆에 큰 종이박스에 고장수리해서 폐기돼야 할 부품들을 가져다 놓고 플러스펜으로 언제 어디 승강기에서 얼마에 무슨 기능인지 메모해 두고 지나갈 때 마다 들여다본다. 척 보면 저게 인터록이다, 플런저다, 엔코더다라고 바로 튀어나올 수 있도록 눈에 익혀 두는 것이다. 또한 매월 유지보수업체의 정기점검 때도 매번 따라다니면서 같은 질문이라도 계속하고 사진과 동영상을 찍어 반복해서 들여다보면 부품의 위치가 하나 둘씩 눈에 들어온다. 깊이는 없어도 부품명칭과 최소한의 기능이라도 알아들을 수 있게 하는 것이다.

둘째, 법으로 정해진 승강기 교체 시기 및 그에 따른 장기적인 자금수급계획을 소상히 꿰차고 수시로 동대표들에게 설파해야 한다. 특히 연수가 20년이 넘으면 고장도 잦고 아파트 공사 중에 돈이 제일 많이 드는 게 승강기 교체인데 누가 보더라도 걱정이 들지 않을 수 없다. 현재 법령으로는 15년차부터 분동테스트가 포함된 3년마다 정밀점검에 들어가고 3차 정밀점검까지는 무조건 교체해야 한다. 2차인 21년차에는 6개월마다 정밀점검이 따르고 교체시기를 더 연장하려면 소유자의 3분의 2 이상 동의도 받아야 한다. 복잡해서 한번 들어도 모르고 여러 번 얘기하다보면 본인에게 숙지돼 나중에는 매우 전문가인양 행세가 가능하다. 전기, 소방, 승강기 등 아파트 시설 전부에 대한 전문가인 동대표는 본적이 없고 알아도 자기 분야에 전문가이지 만능일 수는 없다. 전문업체를 불러다가 입주자대표회의 때 브리핑도 받아 같이 지식을 넓혀가는 것도 칭찬받을 일이다. 국내 승강기 제조업체의 시장점유율 순으로 현대엘리베이터, 오티스, 티센그룹, 미쯔비시 등 4개 업체의 제품특성 정도는 술술 나와야 한다. 승강기교체는 장기적으로 다각도로 치밀하게 준비해야 한다.

셋째, 교체에 돈이 제일 많이 드는 만큼 장기수선충담금을 확보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반드시 지자체 지원금을 얼마라도 따와서 설치하도록 한다. 장기수선충당금이 여유가 있어 승강기 교체 시 돈이 남아도는 아파트는 보질 못했다. 공사가 승강기 교체만 있는 것이 아니니 거의 대부분 미리 다 쓰고 부족해서 허겁지겁 장기수선충당금 세대 분담금을 올려 세대로부터 받기 일쑤다. 그런 사태를 미리 예견하고 5년 정도의 장기수선충당금 사용계획을 물론 장기수선계획이 있지만 내용상으로 변경해서라도 수시로 점검하고 입주자대표회의에 보고하는 게 필요하다. 얘기 안 해도 미리 알아서 대비한다는 인상을 항상 줘야 한다. 인상보다도 사실은 그렇게 해야 제대로 된 관리가 될 수 있기 때문인 게 더 맞는 말이다. 부족자금을 충당하기 위해 관리면적 ㎡당 인상금액을 논리적으로 잘 정리해서 입대의를 설득하는 건 기본 중에 기본인 셈이다. 지자체는 공동주택 공사 보조금을 누구나 다 주고 있으나 금액이나 지원 년도 주기는 다 다르기 때문에 해당 지자체의 보조금 지급 최대금액, 지원년도와 지원조건은 확실히 파악해서 장기수선충당금 계획과 함께 보조금 수혜계획을 세워 보고해야 한다. 공사금액이 가장 큰 만큼 승강기 보조금 또한 가장 많은 것이 일반적이어서 세밀한 계획이 필요하다.

공동주택 종합관리업체 우리관리에서 매년 개최하는 관리비 절감 및 서비스 개선사례 경진대회에서 어느 해 1위를 차지한 안양 평촌삼성래미안아파트의 사례를 보면 승강기 교체에 보조금을 최대로 따내기 위한 눈물 나는 노력을 볼 수 있다. 주변에 노후 아파트가 많아 승강기 교체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아파트가 한정돼 있었는데 평가항목을 분석해 자체적으로 어떻게 할 수 없는 세대수, 노후도, 전용면적, 장기수선충당금 등은 컨트롤하기 불가능한 항목으로 분류하고 고장횟수, 수리비용 항목에서 지원신청한 아파트 중에 상위 25%에 들면 20점을 획득할 수 있다고 해 2년간 수리내역, 수리비용 등을 포함한 고장보고서를 무려 437매를 정리해 제출했다고 한다. 승강기 자체와는 무관한 가점항목인 입대의 및 선관위 윤리교육 등 교육 참여, 전기차충전기 설치, 감사지적사항 완료 등 추가점수 받을 수 있는 것은 죄다 놓치지 않고 항목마다 최고점을 부여받았다. 결국 지원 결정된 8개 아파트 중 7위를 해서 가까스로 지원금을 따냈다고 한다. 그러한 전략적인 노력 없이 지원 신청했다면 당연히 떨어졌을 것이다.

16대 교체하는데 2억6000만원을 지원받았다고 한다. 입대의는 소장 월급을 안올려 줄 수가 없겠다. 평가항목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지원사업 단지 선정을 바라는 주민들의 염원을 전달하기 위해 주민청원서명을 별도로 83.8%를 받았다고 한다. 지성이면 감천이란 말이 실감나는 또 다른 대목이고 칭찬받아 부족함이 없다. 이 정도는 아니더라도 적어도 승강기로 지원금을 받으려면 남다른 노력이 뒤따라야함은 분명하다. 지원금만 잘 따내면 소장 생활이 편안해진다는 말이 남의 말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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