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난 수목 맞춤 처방전 <8>

수피이식방법

수피이식
줄기의 수피가 수평 방향으로 많이 벗겨져 있는 경우 그대로 두면 나무는 쇠약해진다. 수피가 벗겨져 생긴 상처의 크기가 줄기 둘레의 25% 미만이면 대개 상처는 아물면서 나무는 상처를 극복하며, 영구적인 피해는 일어나지 않는다. 그러나 수피가 줄기 둘레의 50% 이상 폭넓게 벗겨지면 일부 가지들이 죽으면서 나무는 점점 쇠약해진다. 따라서 수피가 수평 방향으로 많이 벗겨졌을 때에는 수피이식을 통해 상처를 치료한다.<그림A>

먼저 상처부위에 있는 들뜬 수피를 말끔히 제거한 다음 <그림B>와 같이 상처 가장자리에서 바깥쪽으로 약 2㎝ 이내에 있는 살아 있는 온전한 수피를 수평 방향으로 약 6㎝ 길이로 도려낸다. 근처에 있는 다른 나무의 줄기 또는 굵은 가지에서 새로 노출된 상처와 높이가 같고 너비 5㎝ 정도 되는 비슷한 두께의 신선한 수피절편을 벗겨 위아래 방향이 바뀌지 않도록 주의해 노출된 상처부위에 밀착시킨 후 녹슬지 않는 작은 못으로 고정한다. 상처가 수평방향으로 길게 이어져 있으면 너비 약 5㎝의 수피절편을 노출된 상처부위가 모두 덮이도록 연속적으로 밀착시킨 후 작은 못으로 고정한다. <그림C>

수피이식을 할 때에는 노출된 상처부위와 벗겨진 수피절편이 마르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한다. 수피절편을 모두 밀착·고정하고 나면 여러 겹의 물티슈나 젖은 천으로 패드를 만들어 덮은 다음 비닐로 덮고 접착테이프로 단단히 묶은 후 그늘을 만들어준다. 수피이식 1~2주 후 상처부위의 형성층과 수피절편이 맞닿은 틈새에서 유합조직(캘러스)이 자라나오면 성공했다는 증거다. 수피이식은 수피가 잘 벗겨지고 형성층의 세포분열이 가장 왕성한 이른 봄에 시행해야 성공률이 높다.

수목의 상처치료
서울대 수목진단센터 나용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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