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거문화개선연구소장 차상곤
주거문화개선연구소장 차상곤

층간소음의 주원인이 되는 아이들 뛰는 소음을 예방하기 위해 정부나 민간 단체는 유아 및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층간소음 예방 교육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서울시도 초등학교와 아파트단지 교육을 병행해 진행하고 있다. 수원의 한 학교는 학교운영위원회, 동사무소 등과 연계해 층간소음 예방 교육을 더욱 체계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처럼 정부 교육을 중심으로 한 층간소음 예방 교육이 전국 지자체와 학교, 유치원 등의 기관에서 자체적인 층간소음 교육으로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

교육은 백년지대계(百年之大計)라는 표현을 많이 한다. 즉 유아와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층간소음 예방교육은 향후 우리나라 공동주택의 층간소음 교육의 발전가 초석이 되는 중요한 교육이기에 어느 누구나 할 것 없이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고 그 필요성을 알고 있다. 그러나 현재 층간소음원인 아이들 교육이 지속적으로 실행됨에도 불구하고 왜 층간소음 민원은 더 심각하게 증가하고 있고 여전히 층간소음 민원의 부동의 1위는 아이들 뛰는 소음인지 깊게 생각해 볼 일이다.

층간소음 민원을 축소하기 위해 시작한 일이 오히려 확대시키는 일이 될 수도 있기 때문에 층간소음 예방교육은 극히 조심해야 한다. 현장에서 아파트 주민 교육, 아이들과 부모가 함께하는 교육, 아이들과 선생님이 하는 교육 등 다양한 교육을 수없이 진행해 오고 있다. 이 중 가장 조심스럽고 심중을 기하는 것이 아이들 교육이다. 어린이집과 학교의 교육 범위는 단순한 것이 효과적이다. 아이들에게 공동체 의식 함양 교육에 집중하는 것이 좋은데 이웃 사람들에게 인사 잘하기, 걷는 방법 알려주기 등에 집중해야 한다. 층간소음에 대해 너무 많이 집중된 교육은 그들에게 층간소음이라는 인식을 심어주게 되는데 층간소음을 인식하기 시작하면 들리기 시작하는 것이 층간소음이다.

따라서 층간소음 교육이지만 층간소음이라는 단어와 피해 등 관련된 말과 행동이 등장하지 않는 교육이 필요한 것이다. 구체적인 교육은 아이가 필요한 것이 아니라 부모를 대상으로 하는 것이 가장 효과가 큼을 알아야 한다. 2012년에 환경부는 ‘뽀통령 뽀로로와 함께하는 층간소음 예방법’이라는 교육 동영상을 제작해 유아 교육에 활용하도록 배포했다. 아이들에게 동영상을 보여주고 아이들은 층간소음의 위험성을 깨달아 층간소음 예방에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러나 예상과는 달리 아이들은 좋아하는 뽀로로와 친구들이 공동주택에서 뛰는 모습을 보고 집에서 뛰어도 되는 줄로 착각해 소음이 더 심해졌다고 한다.

“층간소음은 아이들이 발생원임과 동시에 피해자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조기교육이 필요하며 선진국처럼 소음교육 과정 교구를 개발해 우리나라도 정규 교과과정에 편성해야 한다”라는 어느 정부 공무원의 말에 누구나 공감할 것이다. 그러나 공동주택은 평생을 살아야 하는 벗어나기 힘든 공간이다. 이러한 장소에서 필연적으로 존재하는 층간소음의 잘못된 교육은 아이들이 스스로 판단하고 행동할 수 있는 나이에 다다르면 층간소음 유발자에 대한 부정적 인식으로 더 과격한 일들이 발생할 수 있다. 즉 층간소음 교육은 누가 어떻게 진행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양날의 칼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필자가 말하는 층간소음 교육이 양날의 칼이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가장 필요한가? 현재 아이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층간소음에 대한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교육보다는 자신이 발생시키는 층간소음이 타인에게 불편함을 줄 수 있다는 것을, 집에서는 조심스러워해야 한다는 것을, 즉 이웃에 대한 배려의 덕목을 최우선으로 배워야 한다.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아파트관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