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거문화개선연구소장 차상곤
주거문화개선연구소장 차상곤

주거문화개선연구소의 조사결과를 보면 층간소음의 주원인으로 아이 뛰는 소음이 40% 이상을 차지한다. 즉 공동주택에서 아이 뛰는 소음만 저감해도 현재의 층간소음의 민원이 40% 이상이나 줄어든다는 것이다. 층간소음의 해답은 키(key)가 누구에게 있는지 찾아야 한다.

아이일까? 정부나 시공사일까? 필자는 아이의 부모라고 생각한다. 공동주택에서 아이의 행동이 층간소음을 발생시키지 않고 발생하더라도 이웃에게 피해를 주지 않도록 해야 하는 1차적인 책임은 부모에게 있는 것이다.

현장에서도 아이들 소음에 시달리는 세대는 “부모가 교육을 제대로 시키지 않아서 그래. 아이가 뛰면 자제를 시키거나 주의를 줘야 하는데”라는 말들을 한다. 정부에서는 “아이들이 뛰지 않게 해 주세요. 우리집 바닥은 아래층의 천정입니다”, “아이들이 공동체 의식을 갖고 생활하도록 철저한 교육이 필요합니다”고 부모에게 제대로 된 교육을 하도록 경고성에 가까운 권고를 한다.

반면 아이를 가진 부모는 아이들에게 뛰지 말라며 윽박지르게 되는데 이러한 말을 일주일에 몇 번이고 반복한다. 아이들이 조심할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감 때문이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현재의 부모는 층간소음에 대처할 수 있는 아이들 교육을 제대로 받은 적이 없기 때문이다. 누구나 알고 있다. 층간소음으로 이웃에게 피해를 줘서는 안 되고 이에 대한 교육도 필요하다는 것을 말이다.

그러나 해마다 층간소음 민원 중 부동의 1위는 아이 뛰는 소음으로 전혀 그 자리를 내어줄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부모들 역시 제대로 된 교육을 받지 못해 아이들 교육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르고 있기 때문이다. 당신의 아이들이 뛰는 소음으로 아래층이 민원을 제기하고 있다면, 그럴 가능성이 있다면, 어떠한 교육을 해야 하는지 아는가? 우리 아이들에게 윽박지르지 않고 아래층에도 피해를 주지 않는 교육방법을 아는가?

이러한 질문은 민원현장과 교육현장에서 내가 부모들을 상대로 가장 많이 하는 질문이고, 부모들이 가장 많이 궁금해하는 질문이다. 이 질문에 정확하게 소신을 갖고 대답하는 부모는 거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아이들 뛰는 소음을 줄이기 위한 가장 합리적인 부모 교육을 몇 가지 소개한다. 여기서 소개하는 방법은 시공상의 접근방법이 아니라 공동주택에서 아이들이 알아야 하는 생활규범으로 쉽게 적용 가능한 것이다.

첫째 아이들 뛰는 소음으로 아래층이 민원을 제기하고 있다면 가능하면 빠른 시일 내 아이들과 아래층을 방문하라. 아이들을 소개하며 정중하게 사과를 하라. 그리고 아이들이 뛰지 않도록 교육을 할 것이니 적게는 2주, 길게는 1달 정도의 시간적 여유를 부탁하라.

둘째 흔히 하는 방식이지만 아래층 사람들을 보면 아이들이 공손하게 인사하도록 가르쳐라. 여기서 중요한 것은 부모들이 먼저 아래층 사람들에게 공손하게 인사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중요하다.

셋째 아이들이 집안에서 활동하는 시간대와 장소를 정확하게 지정해 줘야 한다. 꼭 집안에서 뛰어야 하는 경우에는 침대위에서 하되 낮 시간대를 정해주고 밤 시간대는 걷거나 뛰는 상태의 활동보다는 매트 위에서 레고 등의 장난감 놀이를 할 수 있도록 그 환경을 만들어 줘야 한다. 매트 위에서 뛰는 행위를 할 경우에는 그 충격음이 아래층에 그대로 전달됨을 인지시켜야 한다. “소장님, 처음에 알려주는 방식이 이상했어요. 아래층 사람들에게는 통하지 않는 방식인데 현실을 너무 모르는 것 아닌가”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아이를 위해 용기를 내 실천했더니 이제 아래층 이웃과 웃으며 인사를 하고 아이들도 정해주는 시간대와 장소에서 적응을 했다는 말을 듣는다. 당신도 늦지 않았다. 아이들에게 공동주택의 층간소음은 이웃 간에 서로 노력하면 된다는 공동체 의식을 심어주는 교육을 시작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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