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원 한국작은도서관협회 이사장 / 강서대학교 특임교수

지난 기고에 이어 아파트 작은도서관이 만들어내는 변화를 살펴보면 첫째, 독서 문화의 일상화와 삶의 질 향상이다. 유아기의 독서 환경은 평생 학습력을 결정짓는 토대가 되며 시니어에게는 제2의 인생을 풍요롭게 만드는 문턱 없는 배움터가 된다. 특히 가족 단위로 책을 함께 읽고 이야기 나누는 시간이 늘어나며 아파트 전체에 독서문화가 뿌리내리는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어낸다.

둘째, 마을공동체 회복과 활성화를 이룬다. 작은도서관은 ‘만남이 있는 곳, 이야기가 있는 곳’이 된다. 프로그램을 통해 주민들은 자연스럽게 얼굴을 익히고 신뢰를 쌓게 되며 이는 육아 돌봄이나 주민회의, 문화행사 등으로 확장돼 아파트 전체가 살아 있는 마을공동체로 전환돼 간다.

셋째, 자치와 참여의 시민 역량을 강화시킨다. 도서관 운영에 참여한 주민은 기획과 실행을 통해 자연스럽게 참여 민주주의를 경험한다. 이는 작은도서관을 넘어서서 주민자치회, 마을협의체 등 지역사회의 공공 활동으로 이어지며 지속 가능한 커뮤니티의 기틀을 다지는 힘이 된다.

넷째, 주거 만족도 향상과 아파트 브랜드 이미지 제고를 얻게 된다. 작은도서관이 활성화된 아파트는 입주민의 만족도와 자부심을 높인다. 특히 어린 자녀를 둔 가족에게는 ‘책 있는 아파트’, ‘문화가 있는 동네’라는 긍정적인 이미지가 주거 선택의 중요한 기준이 되며 이는 결과적으로 안정적이고 건강한 공동체 운영의 기반이 된다.

작은도서관은 공동체의 심장이다. 책은 곧 사람이 만나는 도구다. 아파트 작은도서관은 책이라는 매개를 통해 사람을 연결하고 마음을 살피며 나와 이웃, 세대와 계층을 아우르는 진정한 마을 공동체를 복원하는 공간이다.

LH 작은도서관 사업을 통해 우리는 주민들이 스스로 참여하고 운영하며 그 과정에서 삶이 변화하는 모습을 목격했다. 단지 내에서 시작된 작은 변화가 지역 전체에 파문처럼 퍼져가는 모습을 지켜보며 작은도서관의 힘이 단순한 시설을 넘어 ‘문화적 전환점’임을 확신하게 된다. 이제는 지자체, 공공기관,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가 작은도서관의 가치를 재조명하고 이를 일상 속 실천으로 옮겨야 할 때다. 작은도서관은 더불어 사는 삶의 출발점이자 따뜻한 공동체의 미래를 여는 관문이다.<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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