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성용              경기도 A아파트 입대의 회장
임성용              경기도 A아파트 입대의 회장

연말에 아파트 예산을 관리사무소로부터 보고 받고 일부 조정을 했다.

각종 협회비 등 개인이 부담해야 할 비용이 아파트 지출 예산에 잡혀 있었다. 관련해 국토교통부 민원 회신 등을 근거로 논의해 예산에서 제외했다.

이익을 내는 사업체가 아니라도 통상적으로 한 해를 돌아보며 어떤 부분에 미흡한 점이 있었고 다음년도에 무엇을 중점적으로 개선할지 생각해 보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런데 내가 살고 있는 아파트에서는 그런 부분에 대한 소통이 그동안 많이 부족했던 것 같다.

아파트 운영과 관련된 대부분의 자료는 관리사무소에 있다. 입주자대표회의 회장에 선출된 후 입대의 사무실을 살펴보니 아파트 관리규약, 직원들의 해당업무와 급여현황과 같은 기본 자료, 계약서목록, 설비리스트, 공구리스트 등이 보관돼 있었다. 그러나 모두 10년 전 자료들이었다. 최신 현황에 맞춰 자료들을 업데이트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관리사무소에 관련 자료를 요청하니 관리소장님 반응은 ‘왜 또 무슨 번거로운 일을 벌이냐’는 식이다. 필요한 자료들은 모두 관리사무소에 있으니 필요하면 관리사무소를 방문해서 열람하면 된다고 한다. 거기에 덧붙여 다른 입대의 임원들은 별 관심이 없는데 입대의 회장이 개인적으로 관심을 가지는 일이니 자료들을 복사해 입대의 사무실에 보관하고 싶으면 입대의 의결을 받아 오라고 한다.

아파트 운영에 기본이 되는 아파트 관리규약과 직원들의 업무현황, 계약서 목록 등에 입대의 임원들이 관심이 없다는 말이 무슨 말인지 모르겠고, 요청한 자료들의 양이 업무에 지장을 줄 정도로 방대한 것도 아니고 입대의 입장에서 당연히 파악하고 있어야 할 자료들인데 ‘왜 그런 걸 별도로 가지고 있으려 하고 왜 업무를 시키는 갑질을 하느냐’는 식이었다. 2023년 기준 아파트 설비, 비품 등 아파트 재산 목록 등이 파악된 자료는 ‘그런 건 하지 않아서 업데이트 할 것도 없다’고 한다. 내가 뭘 잘못 알고 있는건가 싶어 위탁관리업체 담당 이사에게 ‘아파트 관리규약과 직원들 업무현황 등의 자료를 입대의 차원에서도 구비하고 필요시 검토를 하려는데 이것을 관리사무소에서 지원해 주지 않겠다는 게 이해할 수 없다’고 강력히 항의하니 간단하게 몇가지 파일들을 만들어서 제공해 줬다.

위탁관리업체의 수익구조가 열악해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관리사무소의 근무 양태는 너무 복지부동인 것 같다. 아파트 현황, 계약 사항, 비용 지출 등 많은 부분에 대해서 입대의도 파악하고 합리적으로 결정할 수 있도록 협의 및 요청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는데 관리사무소는 상당 부분 다르게 생각하는 것 같다. 기본적으로 처한 입장이 다르기 때문일수도 있고 이해하도록 노력해야겠지만 한편으로는 개선해야 할 부분도 많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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