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순화의 나무가 있는 풍경〈3〉

철쭉이라는 이름은 꽃이 화려하고 예뻐서 지나가던 나그네가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머물다 간다고 해 한자어 ‘척촉(躑躅 머무르다)’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철쭉은 혼자 있을 때보다 여럿이 모여 어울려 있을 때 더욱 멋스럽다. 그래서 관목 중에서 큰 나무 아래 둘레 둘레에 심어져 있고 봄에는 각 지역에서 철쭉 축제를 열어 많은 사람에게 볼거리와 즐거운 시간과 추억을 선물해준다. 철쭉의 고향은 우리나라를 비롯해 중국, 일본 등 아시아이고 진달랫과의 진달래속 키가 작은 나무, 낙엽관목이다.

방패벌레 성충
방패벌레 성충

이러한 철쭉을 한여름이 되면 괴롭히는 녀석이 있다. 추운 겨울을 지표면 근처 흙이나 낙엽 속에서 성충으로 잠을 자고 봄이 되면 월동 장소에서 깨어나 기지개를 켜고 나와 4월경에 푸르게 자라는 잎 뒷면에 1개씩 알을 낳고 5월이 되면 약충으로 자라 빨대를 꽂고 잎을 흡즙하는 ‘진달래 방패벌레’다. 이 녀석들의 이름은 날개를 편 모습이 옛날 전쟁터에서 공격하는 창을 막기 위해 사용했던 ‘방패를 닮았다’해 붙여진 이름이다. 또 양쪽 날개가 활짝 펴지면 검은 줄무늬가 X자 문양으로 나타나고 머리 양쪽의 동그란 검은 눈과 머리모양은 사마귀처럼 보인다. 진달래 방패벌레가 좋아하는 기주식물로는 진달래, 철쭉, 밤나무, 사과나무, 영산홍 등이 있으며 초화류 백일홍 등에도 피해를 준다.

방패벌레 피해 전후 모습 비교
방패벌레 피해 전후 모습 비교

방패벌레는 약충과 성충이 동시에 발생한다. 약충, 성충 가리지 않고 봄부터 늦은 가을까지 철쭉의 수액을 집요하게 빨아먹음으로써 철쭉을 누렇게 만든다. 어떤 사람들은 이를 보며 ‘응애가 왔다’고 얘기하기도 한다. 그러나 응애와 방패벌레의 피해증상이 아주 똑같이 보일 정도로 흡사하지만 방패벌레는 잎 뒷면에 검은 벌레 똥이나 탈피각을 남겨 아주 지저분하다. 반대로 응애는 눈에 잘 보이지 않고 먼지가 뒤덮인 듯하고 거미줄이 보인다. 또한 방패벌레는 살충제로 방제하지만 응애는 전용 약제, 살비제가 나와 있어 익충은 살리고 해충은 죽게한다.

여름철에 방패벌레가 왕성하게 번지는 이유는 건조한 환경을 좋아하기 때문인데 장마철에는 피해가 주춤해 나뭇잎이 잠시 푸른색으로 돌아오지만 장마가 끝난 후 다시 번식하므로 장마가 끝난 뒤에 방제를 해야 많은 개체수를 줄일 수 있다. 또한 힘들더라도 잎 뒷면을 휘적이며 수관부 아랫부분까지 골고루 약제가 들어가도록 해주면 효과가 더 좋다.

요즘은 수목 병충해 방제와 관련해서 아파트 단지에서는 나무병원 등 전문업체와 계약을 하고 관리를 하는데 관리자는 진단과 처방이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지 점검해야 한다. 직접 방제를 할 때는 농약 전문점을 이용하고 방문할 때는 피해 나뭇가지나 잎을 꺾어 가지고 가 충분한 상담을 하고, 적용 식물과 살포 방법을 설명받은 후 방제에 적용하는 것이 좋다. 현재 시중에 나와 있고 사용되는 살충제로는 이미다클로프리드 수화제(상표명: 코니도/래피드킬 등)가 가장 대중적이며 그 외에 페니트로치온 유제(상표명: 스미치온/메프치온), 티아메톡삼 수화제(상표명: 플래그쉽 등)가 있다.

응애나 방패벌레에 피해를 입은 철쭉은 모두 멀리서 보면 잎이 갈색이나 황백색으로 변해 먼지로 뒤덮인 것처럼 보여 혐오감을 주거나 병들어 있는 것처럼 보여 주위의 나무들과 조화를 이루지 못하게 된다. 매년 철쭉에 감기처럼 찾아드는 이 병충해는 연 4~5회 정도 발생해 피해가 심하면 가을 단풍이 들지도 못하고 일찍 낙엽이 돼 떨어져 버려 앙상한 모습만 남게 된다. 피해 잎은 부족한 광합성으로 양분을 축적할 수 없어 수세가 약해지기 쉬우므로 고질병이 되지 않도록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가끔 수목 소독을 해주더라도 진달래 방패벌레는 나뭇잎 뒤에 숨어 있고 파닥이며 날아 큰 나무로 도망가서 쉽게 잡히지 않는다. 따라서 초봄 새잎이 피어나기 전에 지표면을 중심으로 꼼꼼하게 방제해준다면 월동하고 4월에 깨어나기 시작하는 방패벌레 성충을 잡는 데 효과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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