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순화의 나무가 있는 풍경〈1〉

미국 요세미티국립공원 산불 피해현장
미국 요세미티국립공원 산불 피해현장

얼마 전 적도의 한가운데 아프리카의 빙하가 곧 사라지게 된다는 뉴스를 접한 적이 있다. 아프리카의 최고봉이자 지구에서 가장 큰 휴화산인 킬리만자로는 5895m 높이로 정상 분화구는 일년내내 녹지 않는 만년설로 뒤덮여 있다. 그런데 이 빙하가 1912년 처음 측정했을 때에 비해 2011년에는 무려 85%가 사라졌다고 한다. 세계기상기구(WMO)는 앞으로 20년 안에 케냐의 케냐산, 우간다의 르웬조리산 등 아프리카에 있는 빙하가 모두 사라질 것이라는 결과를 내놓았다. 아프리카는 세계 탄소 배출량의 4% 정도지만 세계에서 가장 비싼 대가를 치르고 있으며 빈곤 국가로서 기후 변화로 인해 더 심각한 위기에 처해 있다. 탄소 배출로 가장 큰 이득을 얻고 있는 선진국들은 지구 살리기에 적극 나서야 하며 지구 온난화를 막기 위한 적극적인 활동과 참여가 절실하다.

지구 온난화는 지구의 평균 기온이 올라가는 현상으로 공기 중에 늘어나는 온실가스가 유리온실처럼 작용해 지구 표면의 온도를 높이는 현상이다. 전체 온실가스 배출량 중에서 가장 큰 원인은 이산화탄소로 산업활동으로 인해 가장 많은 탄소의 양이 배출되기 때문이며 이산화탄소는 다른 물질로 쉽게 전환되지 않으며 없애기도 쉽지 않아 이산화탄소의 발생량을 줄이거나 흡수해 위험수위에 올라가지 않도록 해야 한다. 지구가 온도가 높아짐에 따라 뜨거워지고 빙하가 녹아 북극곰이 살아가기 어려운 환경이 됐으며 해수면이 높아져 해안 지역이 물에 잠기고 동·식물의 서식지가 사라지고 있다.

또한 기후 변화로 인한 가뭄과 산불, 집중호우, 홍수 등의 자연재해로 사람 역시 삶의 터전을 잃기도 하는데 우리나라도 2022년 3월에 발생한 경북 울진군, 강원 삼척시의 산불은 봄 가뭄과 건조, 거센 바람으로 인해 20년만의 가장 큰 산불 피해를 일으켜 역대 최장기간, 최대피해 기록을 세웠다. 10일만에 진화된 산불로 한순간 태백산맥의 줄기가 잿더미로 변해 버렸으며 피해 규모는 서울시 면적의 41%에 이른다.

지난달 10일에는 전 세계에서 가장 덥고 건조한 사막기후의 지역으로 꼽히는 미국 데스밸리(Death Valley)에서 돌발적인 홍수가 발생해 여행객 등 1000명이 고립되고 호텔과 도로가 물에 잠기는 피해가 속출했다. 데스밸리는 미국 캘리포니아주와 네바다주에 걸친 모하비 사막에 위치하고 있으며 서부 개척 시대의 이곳에서 수많은 사람이 죽어 나가 ‘죽음의 계곡’이라 부르게 됐다. 이번 홍수는 국립공원에 1년 강우량의 75%인 40mm의 비가 3시간 만에 쏟아져 발생했다. 갑작스러운 폭우에 국립공원은 속수무책이었으며 공원 내 도로 1600km가 유실되는 등 피해가 발생해 데스밸리가 전면 폐쇄됐다. 세계 기후전문가들은 이러한 폭우가 ‘기후 변화의 극단적인 예’라며 데스밸리에 폭우가 쏟아질 확률은 0.1%에 불과해 1000년에 한 번 일어날까 말까 하는 역사적인 사건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기후 위기 시대에 도심의 나무들도 신음하고 있다. 올해 눈에 띄게 나타나는 것은 잘 자라던 나무가 죽어가고 병충해 피해가 늘어나는 현상이다. 겨울과 봄 가뭄으로 인해 식물이 필요로 하는 수분공급이 제때 이뤄지지 않아 건조를 견디다 목마름이 한계에 다다라 봄에 싹틔운 새잎이 마르고 가지가 말라 수관에는 죽은 가지들이 많아지고 급기야 고사한 나무도 있다. 비가 내릴 때는 집중 폭우로 내리고 비가 오지 않을 때는 흩뿌리는 정도밖에 땅을 적시지 않아 나무는 갈수록 수분스트레스를 겪고 있으며 지하수위가 없는 아파트 식재 환경에서는 목마름과 수분 과다로 인해 생장 저해를 일으켜 아름드리나무가 엉성한 모습이 돼가고 있다.

아파트산책로 숲그늘
아파트산책로 숲그늘

나무는 지구에 위대한 일을 하고 있다. 지구 온난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를 가장 많이 흡수하고 제거하는 나무가 건강하고 잘 자라줘야 우리의 환경이 숨을 쉬는 좋은 환경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하며 나무를 잘 보살피는 일에 소홀하지 말자. 더운 여름 나무 그늘이 없다면 시원한 바람의 결을 우리는 느낄 수도, 맛볼 수도 없을 것이다.

♣ 생활 속에서 이산화탄소를 줄일 수 있는 실천 방법
- 사용하지 않는 가전제품은 플러그를 뽑는다.
- 하루 동안의 텔레비전 시청 시간을 줄인다.
- 하루 동안의 컴퓨터 이용 시간을 줄인다.
- 하루 동안의 냉방기와 난방기의 사용 시간을 줄인다.
- 3층 이하의 건물은 계단을 이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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