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 동대표의 공동주택 관리 체험기 2

경기도 A아파트 동대표 임성용
경기도 A아파트 동대표 임성용

어느 날 동대표를 뽑는다는 공고가 올라왔다. 개인 자영업을 운영하며 바빴고 동대표를 한다고 생업에 도움 될 일이 없기에 입후보를 망설였다. 집사람에게 슬쩍 비쳤더니 별로 좋아하지 않는 눈치다. 하지만 집사람은 항상 내 의견을 존중해 줬고 나도 뭔가 새로운 것을 경험하고 배우는 것을 좋아하는 성격이라 집사람에게 양해를 구하고 입후보하기로 했다.

입후보 신청서에 이력과 당선 후 목표가 있는지 적어야 했다. 구체적으로 뭘 할지 몰라 ‘주민들과 소통 강화’라고 적었다. 내가 이미 신청서를 받아 가서 그런지 우리 동 다른 사람은 입후보하지 않아 찬반투표만 진행해 무난하게 당선됐다. 당선 후 엘리베이터 안에 동민들에 대한 감사의 말과 연락처를 공개했다. 1차적으로는 관리사무소에 문의를 하돼 꼭 필요할 때는 휴대폰으로 연락을 해도 된다고 글을 남겼다. 나는 아직 본인의 휴대폰 번호를 공유하는 동대표는 보지 못했는데 조금 다르고 싶었던 것 같다. 다행히 아직까지 개인적인 일로 연락이 온 입주민은 없었다.

당선되고 제일 먼저 공동주택 관리규약을 받아서 정독했다. 대략 이해하겠는데 익숙치 않은 용어로 인해 알 듯 모를 듯했다.

관련 법이 있을 것 같아 알아보니 기본적으로 공동주택관리법이 있고 아파트마다 실정에 맞게 관리규약이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또 아파트의 가장 중요한 2주체로 의결을 하는 입주자대표회의와 집행을 하는 관리사무소가 있는데, 이 두 조직이 어떻게 조화롭게 일을 하는 지가 핵심이면서도 가장 어려운 부분으로 보였다. 입대의와 관리사무소가 엄연히 다른 조직체다 보니 처한 입장이 조금씩 다를 수밖에 없다는 것을 느낀다.

회사에 입사하면 OJT교육, 실무교육 등의 과정이 있는데 동대표는 막중한 업무에도 불구하고 아파트 관리규약 하나 던져주고 알아서 하라는 셈이라는 게 아쉬웠다.

동대표는 별로 인기 있는 자리가 아니다. 우리 아파트도 10개 동에 10명의 동대표가 있어야 하지만 별 보수도 없는 데다가 부담만 되다 보니 아예 동대표 입후보자가 없는 동도 3개 동이나 됐다. 그래서 그런지 동대표가 되고 나니 관리사무소에서 혹시 입대의 회장이나 감사 등에 입후보할 생각이 있는지 물었다. 나는 이 아파트에 산 지도 몇 년 되지도 않았고 동대표 경험도 없으므로 임원까지 할 생각은 없다고 했다. 첫 회의에서 대략 누가 회장, 감사, 총무의 역할을 할지를 정하고 전체 입주민 찬반 투표를 진행했다. 우리 아파트는 모든 임원이 단독 후보라서 찬반만 진행했다. 모든 아파트의 임원 선출이 이렇게 진행되는 줄 알았는데 후에 어떤 아파트는 입대의 회장에 여러 사람이 입후보해 치열하게 접전이 벌어지기도 한다는 것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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