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암골생태유람길은 단양 느림보유람길의 1구간으로 선암계곡을 따라 걷는 14.8km의 산책코스다. 느림보유람길은 4개(선암골생태유람길, 방곡고개넘어길, 사인암숲소리길, 대강농촌풍경길, 총 42.4km)의 코스로 구성된 순환형 길인데 이 가운데 1구간인 선암골생태유람길은 난이도가 쉬운 편이다. 자연휴양림과 펜션, 오토캠핑장 등 다채로운 숙박시설과 편의시설을 갖춘 점도 장점이다.선암골생태유람길은 남한강의 지류인 단양천을 따라 화강암과 사암이 아름다운 경관을 이루고 단양팔경으로 꼽히는 하선암, 중선암, 상선암이 차례로 등장한다. 신선이 이
봄을 맞은 춘천의 풍경에는 생명력이 담긴다. 겨우내 꽁꽁 얼어붙어 하얗게 눈으로 덮였던 북한강이 다시 모습을 드러내고 초록의 잎과 색색의 꽃이 피어 수묵화 같던 흑백의 풍경은 수채화처럼 바뀐다. 4월이 되면 곳곳에서 벚꽃이 꽃망울을 터뜨려 로맨틱한 감성을 더한다. 북한강을 따라 놓인 옛 경춘선 철로를 레일바이크로 달리는 것은 북한강의 봄풍경을 온전히 느끼는 방법이다.강촌 레일파크는 1939년에 처음 개통돼 2010년 전철화된 새로운 경춘선 철도가 생기기 전까지 사용되었던 옛 경춘선 철로를 이용한 레일바이크다. 경춘선은 수십 년 동안
영산강은 담양의 가마골 용소에서 발원해 광주와 나주 등을 거쳐 목포에서 바다로 흘러든다. 남도의 구석구석을 지나는 셈이다. 하지만 강의 이름은 나주 영산포에서 기인한다. 영산포라는 이름은 신안 흑산도 동쪽 섬 영산도에서 왔다는 말이 있다. 고려 시대 영산도에 왜구의 노략질이 잦자 섬사람들을 내륙으로 이주해 살게 했다. 그들이 사는 나주의 강변 동네를 영산도 사람들이 사는 포구라 해 영산포라 불렀다. 나주 영산포는 바다까지 뱃길로 이어지는 교역의 중추라 자연스레 강의 이름 역시 영산포를 따서 영산강이 됐다 전한다.유채꽃은 영산교 상류
영천의 자연은 언제나 옳다. 별이 가장 잘 보인다는 보현산천문대를 보유한 청정 도시, 영천에는 맑고 푸른 금호강이 넉넉히 흐른다. 벚꽃, 복사꽃이 만발하는 봄이면 너도나도 영천의 강변으로 모여든다. 꽃향기 머금은 강바람을 즐기며 물멍에 빠지거나 벚꽃길 따라 움츠렸던 어깨를 펴고 걷거나 무얼 하든 찬란한 4월을 만나게 될 것이다.상주영천고속도로 영천IC를 빠져나와 포은로를 달리다 보면 곧 자호천과 만난다. 자호천은 보현산 골짜기에서 흘러나와 영천댐에 몸을 담근 다음 영천 시내를 지나 금호강으로 흘러드는 강이다. 전체 길이는 23km,
‘워 아이 니(我爱你)’는 중국말로 나는 너를 사랑한다는 뜻이다. 이 정도는 다 아는 말인가?출퇴근길에 라디오를 듣다 보니 어떤 광고가 하나 귀에 들어왔다. 중국에서 오래 살다가 한국으로 온 여자인데 중국에서는 ‘워 아이 니’란 말을 쓰면 갑자기 심각해진다고 한다.본인은 살면서 한 번도 그 말을 써본 적도 없고 들어본 적도 없었단다. 그런데 한국에 와보니 ‘사랑해’ 이런 말을 너무 자연스럽게 해서 좋다는 그런 의미의 광고였다. 그 여자는 이게 문화적 차이가 아닌가 하는 견해를 덧붙였는데, 자신들의 언어로 ‘워 아이 니’라고 말하는
가까이 가고싶은 간절함에도 다가설 수 없는그리운 이의 애틋한 미소긴긴 장맛비 중에도 타는 목마름에 공감할 때어쩌다 뜬금없이 뜨겁게 내리쬐는 태양이었고고샅길 내려다보이는 밭이랑 붙들고이제나 저제나 자식들 기다리다한달음에 내달리실 부모님이양지녘에 누어 계신 고향가는 길이었다.이제는 새봄부터 지천으로 피어나는무던히도 많은 꽃들중에이제는 이름도 알고 꽃피는 모습보면씨앗꼬투리 영글어갈 모양새도 그려지는 풀꽃들수십 년을 살다간 고목 그루터기에보드러운 흙담아 꽃모종 심어보는 손길에따사로이 바라보는 눈길들주말 저녁 우리집에서도 심심찮게 보게되는황
충남 태안군 남면 원청리부터 서산A·B지구방조제를 거쳐 홍성군 남당항에 이르는 길에 자전거길이 조성돼 있다. 2016년 행정자치부(현 행정안전부)가 공모한 ‘아름다운 자전거길 100선’에 든 서산 천수만자전거길은 여러모로 매력적인 점이 많다. 바다를 끼고 가는 길이 대부분 평지라 경쾌한 질주가 가능하다. 북쪽으로 간척지, 남쪽으로 천수만이 펼쳐지니 사방이 탁 트인 풍경도 장점이다.천수만자전거길을 완주하려면 왕복 3~4시간이 걸린다. 체력적으로 버거우면 전체 코스를 욕심부리지 말고 길이를 조절해보자. 곳곳에 반환점이라고 할 만한 지점
봄은 세상을 순하게 만드는 계절이다. 단단한 얼음을 사르르 녹이고 겨울눈이 꼭꼭 숨겨둔 꽃봉오리의 고개를 들게 한다. 혹한을 밀어내고 고요히 찾아오는 봄은 분명 강하다. 깊은 잠을 떨치려 기지개를 켜듯 추위에 접어둔 여행 욕심을 깨우러 자전거 여행을 떠나기로 했다. 오랜만에 나선 길에서 이왕이면 봄볕에 비친 윤슬이라도 본다면 활짝 얼굴 내민 꽃이 선물하는 향기라도 맡는다면 더없이 행복할 테다. 육지 깊숙한 곳까지 흐르는 바닷물과 그 위로 보석처럼 뿌려진 꽃길을 볼 수 있는 그린웨이로 향한 이유다.그린웨이는 시흥시를 대표하는 자전거길
자전거 타기 좋은 계절이 돌아왔다. 상쾌한 바람을 가르며 만물이 소생하는 봄을 느껴보자. 강원 강릉시에는 자연과 역사가 어우러진 자전거길이 있다. 잔잔한 호수와 든든한 백두대간을 보며 달리는 경포호둘레길(약 4.3km)이다. 강릉 경포대와 경포호(명승) 주변에 조성된 산책로와 자전거전용도로로 오르막길이 거의 없는 평지라 안전하고 자전거 대여소가 많아 이용하기 편하다. 곳곳에 자전거 거치대가 있고 한 방향으로 이용하도록 바닥에 표시해 위험을 방지한다.경포호 라이딩 코스는 스카이베이호텔 경포에서 경포호수광장, 경포가시연습지, 강릉3·1
군포 수리산으로난생 처음 들꽃 찾아 길을 떠났던 날슬기봉 가는 계곡 돌틈사이가녀린 몸매 정갈한 턱받이에 연두빛깔 암술 연보랏빛 수술초록색 깔대기가 꽃잎이랬지곱게도 배시시 웃고있던 모범생얼어붙은 땅이 어찌나 차가웠는지돌틈을 비집고 나오기가 얼마나 힘겨웠는지내색도 없이 아무런 말도 없이해맑은 웃음만 짓고있더라그래서 눈물이 나더라그런 네가 좋아 꽃바람이 나버렸다
조선시대 사극에 ‘종묘사직’이라는 단어가 많이 나온다. 이를 잠시 살펴보면 한 나라를 움직이려면 그 국가의 이념(이데올로기)이 있어야 했고 근대국가 이전에는 종교가 그 역할을 했다. 14세기에 건국한 조선은 국가의 이념이 유교였고 국가에 맞는 종교시설로서 종묘와 사직이 있었다.종묘는 태조 이성계 이래로 조선의 역대 왕과 왕비들의 혼을 모시고 있는 곳으로 종묘는 왕과 왕비의 신주를 모시고 제사를 지내는 유교 국가의 사당과 같다. 이 종묘는 그 엄숙한 아름다움의 가치를 인정받아 우리나라 최초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됐다.대부분 서울시 내 4
최근 ‘마감’이 소재이자 주제인 책을 읽었다. 주인공은 필력은 좋으나 게으르기 짝이 없는 학사였는데 엄청난 원고료에 원고를 청탁받게 된다. 단, 마감을 지키지 못하면 목숨이 날아갈 수도 있다.첫 단계는 여유가 있는 단계로 대충 원고의 내용을 구상해 두고 한두장 정도 써두면 마치 나머지는 저절로 쓸 수 있는 듯, 즉 원고를 다 써놓은 듯한 착각에 빠져 부담 없이 놀게 된다.두 번째 단계는 마감이 슬슬 임박하는 단계로 그동안 써둔 게 초기에 긁적여 놓은 것 말고는 없다. 이때는 계산을 하게 된다. 즉 20일이 남았는데 100장을 써야
동광극장 고재서 대표가 손가락을 들어 사진 한 장을 가리킨다. “저건 1967년일 거야. 〈학사 며느리〉 포스터가 걸려 있잖아요. 그때 개봉한 영화니까.” 사진 속 동광극장 앞은 얼핏 봐도 1960~1970년대 번화가다. 극장 간판에 그림 포스터가 걸렸다. ‘미술부장’으로 불리던 간판화가가 그렸을 것이다. 배우들이 매니저 없이 활동하던 시절인데, 간판에 크게 나오기 위해 간판화가에게 밥이나 술을 사기도 했다.동광극장은 지금도 운영 중이다. 그래서 예전 배경의 드라마나 영화, 유튜브 등에 자주 등장한다. 2015년 드라마 〈응답하라
태백 철암역에서 약 170m 거리에 있는 철암탄광역사촌은 옛 탄광촌 주거 시설을 복원·보존한 생활사 박물관이다. 감독이 “액션!”을 외치면 금방이라도 배우들이 열연을 펼칠 듯한 과거 풍경이 그대로 남아 있다. 탄광에서 석탄을 캐던 광부와 연탄을 처음 본 아이가 만나는 곳, 태백이 대한민국 석탄 산업의 중추 역할을 한 1970~1980년대로 떠나는 시간 여행지다.탄광촌이 활황이던 1970년대 철암 지역은 광부가 되려는 이들 수만 명이 몰려 서울 명동 거리만큼 붐볐다. 철암연립상가부터 산비탈 판자촌까지 도시가 급속도로 확장된 철암의 ‘
성종 때 만들어진 창경궁의 탄생 배경에는 경복궁과 창덕궁이 관련돼 있다. 창덕궁은 조선 왕조의 건국 시작부터 법궁이던 경복궁의 보조 궁궐 역할을 했지만 역대 왕들은 경복궁보다 창덕궁에 기거하는 걸 좋아했다. 그러다 점점 왕실 가족이 늘자 성종은 왕실의 어른인 정희왕후 윤씨, 예종비 안순왕후 한씨, 덕종비 소혜왕후 한씨 등 세 명의 대비를 위해 태종이 세종에게 왕위를 물려준 후 머물렀던 수강궁 자리에 창경궁을 지었다.창경궁은 창덕궁과 연결돼 동궐이라는 하나의 궁역을 형성하면서 동시에 독자적으로도 궁궐로서 완결성을 갖고 있었으므로 그
2024년은 용의 해다. 경북 예천군 용궁면은 지명에 ‘용’이 들어간 고장 가운데 하나다. 이곳에 있는 회룡포(명승)는 내성천이 산에 가로막혀 마을을 350° 휘감고 나가는 형상이 마치 용틀임하는 듯해 회룡(回龍)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인근에 비룡산과 용문사 등 이름에 ‘용’을 포함한 명소도 여럿이다. 새해를 맞아 용의 기운을 듬뿍 받으러 예천으로 떠나보자.회룡포는 내성천이 마을을 휘돌아 흐르면서 형성된 곳으로, 맑은 물과 넓은 백사장이 어우러져 동화 같은 전경을 보여준다. 평화로운 마을과 아름다운 풍광을 찾는 여행자의 발길이 끊이
한 잎 남김없이 떨궈낸상수리나무 언덕을 지날 때는누가 시키지 않아도하늘보고 양팔벌려온 몸으로 숨을 쉬고바스락거리는 이파리를 잔뜩이나 달고있는어린 신갈나무 만나면들숨과 날숨은 아주 천천히눈빛은 벌써두툼해진 겨울눈을 응시하지소나무 아래 언덕바지초록기가 보일듯 말듯 빛바랜 연갈색안그래도 가늘디가는 머릿결부스스한 것이 살아는 있는건지가는잎그늘사초가 자꾸만 말을걸어기억에 없는 잔가지 나무등걸글쎄, 누구일까 다가서면겨우내 새들에게 나눠줄불그죽죽 팥색열매팥배나무도 정겨웁다겨울숲에 한 발짝 들어서면 켜로쌓인 낙엽이 서서히 흙이되는 시간들온전히 비
최근 매우 독특한 작품을 만났다. 식물이 주인공인 소설? 이 책을 읽고 난 느낌은 마치 ‘모스바나’라는 식물이 주인공 같다는 것이다. 약간은 먼 미래, 온난화로 인해 ‘더스트폴’ 현상이 벌어지며 인류의 삶뿐 아니라 지구의 생태가 바뀌었다. 더스트는 살아있는 모든 생명체에 죽음을 가져오는데, 인간들은 살아남기 위해 돔을 만들어 생존을 유지하려 하지만 이 돔에 들어갈 수 있는 사람들은 힘 있는 자들이다.더스트에 내성이 있는 이들은 돔 밖에서도 생명을 연장해 가지만 이 파멸적인 환경에서 얼마나 더 살아갈 수 있을지 모른다. 더스트 시대가
전남 고흥군 용암마을의 영남용바위에는 용과 관련된 전설이 있다. 옛날 이곳에서 두 마리 용이 서로 먼저 승천해 여의주를 얻으려고 싸움을 벌였단다. 마을 주민 류시인은 꿈에서 그들의 싸움을 끝낼 비책을 듣고 한 마리를 활로 쐈다. 류시인의 도움으로 싸움에서 이긴 용이 용암마을 앞 바위를 디딘 채 승천했는데 그 흔적이 지금까지 있다는 것이다. 그럴싸한 전설이다.고흥10경 가운데 6경으로 꼽히는 ‘남열 해양 경관과 해수욕장’에 그 전설의 흔적인 영남용바위가 있다. 널따란 반석을 따라 조심스레 들어가다 보면 용이 승천한 흔적을 어렵지 않게
일상의 기록이 일기라고 한다면 여행은 추억을 만들어 주는 선물이다. 추억하기 위해 미 서부여행 기록을 하며 또 이렇게 지면을 통해 소개하게 돼 먼 훗날에도 책꽂이에서 책을 꺼내보듯 반가운 일이 될 것 같다. 마지막으로 짬을 내어 들려보면 좋을 곳을 소개하며 여행의 문을 닫는다.그리피스 천문대(Griffith Observatory)거대 도시에서 자연을 마음껏 즐길 수 있는 그리피스 공원이 관광객들에게 유명한 또 다른 이유는 바로 로스앤젤레스 시내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그리피스 천문대’ 때문이다. 해 질 무렵에 천문대 테라스로 나가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