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순화의 세상 풍경

일상의 기록이 일기라고 한다면 여행은 추억을 만들어 주는 선물이다. 추억하기 위해 미 서부여행 기록을 하며 또 이렇게 지면을 통해 소개하게 돼 먼 훗날에도 책꽂이에서 책을 꺼내보듯 반가운 일이 될 것 같다. 마지막으로 짬을 내어 들려보면 좋을 곳을 소개하며 여행의 문을 닫는다.

그리피스 천문대
그리피스 천문대

그리피스 천문대(Griffith Observatory)
거대 도시에서 자연을 마음껏 즐길 수 있는 그리피스 공원이 관광객들에게 유명한 또 다른 이유는 바로 로스앤젤레스 시내를 한눈에 볼 수 있는 ‘그리피스 천문대’ 때문이다. 해 질 무렵에 천문대 테라스로 나가면 붉은빛과 보랏빛으로 물든 ‘천사의 도시’가 수많은 조명으로 아름답게 빛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해가 지면 천문대 직원들이 밤하늘을 관찰할 수 있는 망원경을 가지고 나오는데 날씨만 허락한다면 밤하늘의 신비를 또렷하게 목격할 수 있다.

그리피스 천문대에서 바라본 LA 노을 풍경
그리피스 천문대에서 바라본 LA 노을 풍경

간단한 설명과 함께 천체와 우주에 관한 모형물이 전시돼 있으며 레이저쇼와 플라네타륨쇼는 유료. 천문대 내부의 극장과 테라스 등에서 방문객을 위한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하므로 방문하기 전에 홈페이지(www.griffithobservatory.org)를 확인하자.

베벌리힐스 주택
베벌리힐스 주택

베벌리힐스(Beverly Hills)
베벌리힐스(영어: Beverly Hills)는 미국 서부 캘리포니아주에 있는 도시다. 로스앤젤레스에 둘러싸여 있다. 베벌리힐스는 전 미국에서 손꼽히는 고급 주택가가 많은 곳으로 세계적으로 잘 알려져 있다. 시의 재정이 풍부해 로스앤젤레스 시 보안국(LAPD)의 관할이 아닌 독자적인 시경찰을 운영할 수 있어 높은 수준의 치안을 유지하고 있다. 대저택과 함께 고급 부티크가 늘어선 로데오 드라이브가 유명하고 관광 명소이기도 하다. 영화 산업의 중심지 할리우드와 인접해 있어 드라마나 영화 촬영 장소로도 유명하며 시에서도 이에 대해 적극적으로 협력하고 있다. 유명한 텔레비전 드라마 시리즈인 ‘베벌리힐스 아이들’의 원제(Beverly Hills 90210)에서 나타난 대로 시의 대표적인 우편번호는 90210이다.

베벌리힐스 거리의 조경수 풍경
베벌리힐스 거리의 조경수 풍경

게티 미술관(Getty Museum)
LA시내 전경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브렌트우드 언덕 위에 그림 같은 하얀 대리석 건물과 넓고 아름다운 정원으로 이뤄진 게티 센터는 무료로 관람하며 공원에 놀러 온 듯 휴식할 수 있는 곳이다. 깨끗하고 고급스런 외관과 맑고 푸른 하늘, 탁 트인 시야가 눈을 황홀하게 한다.

게티 미술관
게티 미술관

1954년에 석유왕 진 폴 게티는 자신의 저택 근처에 첫 번째 갤러리를 지었다. 곧 수장 공간이 부족해지자 게티는 사유지에 두 번째 갤러리를 만들었다.

이것이 현재의 게티 빌라다. 빌라의 디자인은 이탈리아 미조리에 있는 고대 로마의 유적 파피리의 빌라를 모방했으며, 기타 고대 유적에서도 영향을 받았다. 게티 빌라는 1974년에 개관했지만 1976년에 사망한 게티는 결국 한 번도 이곳을 방문하지 못했다. 게티의 사후 약 66만 달러의 유산을 물려받은 게티 재단은 로스앤젤레스의 브렌트 우드 근교에 있는 게티 센터 구내를 확장하는 계획을 시작했고, 확장 계획에 대한 인근 주민의 반대를 무릅쓰고 공사를 시작했다. 그러나 재단이 소장하고 있는 방대한 컬렉션을 보관할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미술관을 2개소에 분산하도록 했고 게티 빌라는 ‘고대 그리스, 고대 로마, 에트루리아’의 고대 미술품을 소장하게 됐다.

고대 그리스와 로마의 고미술품들을 비롯해 18세기 프랑스의 장식 예술품들과 14~20세기의 서유럽 미술품들을 소장하고 있다. 1세기의 로마식 대저택을 재현한 것으로 태평양을 굽어보고 서 있는 이 미술관에는 예술품들의 사진기록 보관소를 비롯해 1만2000권이 넘는 장서를 갖춘 도서관과 3개의 자연보존 연구소가 있다.

J. P.게티는 1930년대부터 예술품을 수집해 자신의 저택에 전시하다가 1970년대 중반 약 1200만 달러를 들여 현재의 미술관을 지었다. 게티 센터를 방문하기 위해서는 입구에 차를 주차하고 트램을 타고 올라가는데 올라오는 동안 주변 전경도 볼만하고 트램이 고급지다. 입장료와 트램은 무료다. 미술관을 안내하는 이들이 나이도 지긋하고 친절하다. 이곳은 유명 건축가 리처드 마이어(Richard Meier)가 설계했고 개관까지 13년이 걸렸으며 1조원이 넘는 비용이 들어갔다고 한다. 한국어 안내 팸플릿이 비치돼 있고 오디오 가이드 무료 대여도 가능하다. 총 4개의 전시관, 연구소, 교육센터, 리서치 인스티튜트, 정원으로 이뤄져 있고 세계 유명한 화가들의 그림과 조각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특히 내가 좋아하는 빈센트 반 고흐의 ‘아이리스’ 원본을 영접하게 돼 얼마나 기뻤는지 붓꽃의 생생한 색감이 살아 움직이는 것 같았다.

게티 미술관 정원 풍경
게티 미술관 정원 풍경

이외에도 모네의 ‘아침의 루앙 대성당(1894)’, 낭만주의 교본으로 불리는 네덜란드 화가 알마 타메나의 ‘봄(1894)’, 마네의 ‘봄(1881)’ 등이 떠오른다. 게티 센터의 정원에는 500여종 이상의 식물이 계절별로 심어져 있고 센트럴 가든의 꽃의 미로와 연못 등 다양하고 아름다운 꽃을 보며 계곡이 어우러진 풍경이 숲을 연상케 한다. LA에 간다면 건축미와 조경의 미학까지 그리고 세계의 명화를 공짜로 볼 수 있는 게티 센터의 방문을 추천한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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