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아파트 등 공동주택 각 가정에 택배와 배달주문이 크게 늘었다. 비례해 일회용품의 사용량도 함께 증가했고, 일반 쓰레기는 거의 2배 늘었다. 택배상자와 배달용기 등의 사용이 폭증했지만 제대로 분리배출이 안 돼 재활용 환경은 반대로 많이 악화됐다.

코로나19가 기약없이 늘어지며 경제에 직격탄을 날려 일자리도 줄고, 종이·플라스틱 폐기물이 늘어나자 정부는 ‘도랑 치고 가래 잡는’ 두 가지 목적을 충족시킬 요량으로 자원관리도우미 제도를 도입했다. 고용안정 특별대책의 일환인 일자리사업인 동시에 자원재활용 효율화·확대사업이다. 이는 환경부가 추가경정예산 422억원을 투입해 한국환경공단으로 하여금 4개월 동안 한시적으로 고용·파견하게 한 공공 일자리사업이다.

‘비워요, 헹궈요, 분리해요, 섞지않아요’ 등 재활용 격려 문구가 새겨진 연두색 조끼와 카우보이 모자를 쓴 도우미들이 9월부터 공동주택 등에 배정됐다.

이들의 일터는 크게 공동주택과 선별사업장으로 나눠진다. 대부분은 공동주택에 파견돼 지원 업무를 한다. 당초 인력 충원에 차질을 빚으면서 계획이 늦춰지기도 했다.

공동주택에 파견된 도우미들의 주 업무는 홍보다. 그렇기에 직접적으로 분리수거 업무를 하지는 않는다. 올바른 분리배출 방법 안내·홍보, 투명페트병 라벨·종이상자 테이프·플라스틱 이물질 제거 시범·지원 등 품질관리를 주로 담당한다.

처음 진행하는 사업이다 보니 채용 계획 인원에 미달하는 등 시행 초기에는 삐그덕하는 모습도 보였다. 2차 채용부터는 지원자도 늘고 제 궤도에 들어선 모습이다.

한정된 자원의 배치로 적절성과 인력관리 문제도 지적됐지만, 자원관리도우미들의 투입에 공동주택 입주민들의 반응은 대체로 긍정적이다. 도우미들이 분리배출 현장에 서 있는 자체만으로도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사실 많은 사람들이 재활용품 배출 요령을 잘 모르거나 알면서도 귀찮아 그냥 버리는 경우가 꽤 있다. 세밀히 구분해 분리배출 하는 사람도 생각보다 많지 않다.

자원관리도우미들의 꼼꼼한 지적과 도움으로 올바른 분리배출 방법을 알게 됐다는 사람이 많아졌다. 존재만으로도 이들의 효과가 증명된 셈이다.

다음달 25일부터는 아파트 등 공동주택의 투명페트병 분리배출이 의무화된다. 분리배출을 더 꼼꼼히 해야 한다. 제도 시행에 앞서 도우미들의 홍보는 제도정착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그런데 자원관리도우미의 근무는 이에 앞선 다음달 14일 종료된다.

실질적으로 도움이 필요한 시기에 자원관리도우미 제도가 끝난다는 말도 있지만, 이들의 업무가 애초부터 한시적인 추경사업의 일환이었기에, 회계연도가 바뀌면서 새롭게 조정해야 한다.

환경부는 당초 자원관리도우미 도입으로 선별효율은 11% 높이고, 쓰레기로 배출되는 잔재물은 7% 이상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들의 성과 분석 결과에 따라 향후 정례화 여부가 결정될 것이다. 제도의 상설화로 실효성을 높였으면 좋겠다.

공동주택에서 분리배출 했다고 모두 재활용되는 것은 아니다. 분리배출 됐어도 선별되지 못한 것들은 결국 쓰레기가 된다. 잘 구분해서 배출해야 하는 이유다. 그렇지만 재활용은 차선책이다. 소비를 줄이거나, 쓰레기로 배출되는 양을 줄이는 것이 먼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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