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대 생활과학연구소 권명희 연구원

일은 즐거울 수 없다는 인식이 여전히 널리 퍼져 있다. 즐거움은 열심히 일한 후에 누려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최근 일에 대한 기본적인 인식이 변하고 있다. 사우스웨스트항공, 스칸디아, 아일 오브 카프리 카지노, 파이크 플레이스 피시 같은 기업들은 즐거움과 일이 조화를 이뤄야 기업의 분위기가 좋아지고 직원들간의 관계가 원만해질 뿐 아니라 기업의 가치도 높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일에 대한 태도는 불변하는 것이 아니라 일 자체와 일에 대한 인식은 변하고 발전해왔다고 생각한다. 일에 대한 태도는 부모로부터 물려받거나 동료 집단이나 직장 상사 등 현재 자신에게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사람들의 태도를 닮게 될 것이다. 공동주거관리의 현장에서도 관리업무를 수행하는 관리주체와 관리업무를 감독 및 의결하는 입주자의 관계는 또 다른 하나의 기업으로서 일에 대한 태도는 관리자 의식과 입주자 의식 간에 영향을 받을 것이다.

사실 관리소장을 중심으로 구성된 관리주체는 공동주택 관리업무를 집행하는 데 있어 실질적인 영향력과 노하우를 갖게 된다. 관리주체가 관리에 대해 어떠한 입장을 갖고 있느냐 하는 것은 아파트 관리의 방향과 질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 중의 하나로 작용한다. 따라서 관리현장에서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관리소장이 직업적인 의욕과 만족감을 갖고 관리업무를 수행하느냐의 여부는 매우 중요할 것이다. 입주자 입장에서는 현재 주거상태에 대한 주관적·객관적 평가를 통해서 입주자들이 원하는 바를 관리업무 수행 및 제도적 보완에 적극 반영될 때 입주자는 관리참여에 대한 관심이 생기고 관리에 적극적인 태도를 보일 것이다.

즉, 공동주거관리의 최일선에서 실제로 주택관리사들이 활동하면서 어떠한 의식과 태도를 갖고 있는가, 또한 입주자들의 주택관리에 대한 의식은 어떠한가 하는 것은 우리나라 공동주택 관리의 현주소를 알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지표다. 관리소장들은 공동주택 관리가 전문분야이지만 전문 직종으로 인정받고 있지 못하고 있다. 전문 직종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공동주거관리의 중요성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확산돼 그 역할과 능력을 인정받고 직업적 안전성과 보수체계가 높아지는 등의 개선이 필요할 것이며 관리수준을 높여 만족도를 증진시키기 위해서는 입주자들도 단지와 관리소장들의 업무에 대한 진정성에 좀 더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는 인식이 확산돼야 할 것이다.

관심은 관리주체와 입주자의 관계 속에서 상생을 위해 우선적 가치를 둬야 하며, 관계자 고유의 사명감, 나아가서는 각 관계자를 향한 신뢰형성과 연결되는 주요한 토대가 될 것이다. 이러한 심화과정을 통해 실천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며 그 일환으로 관계자별로 노동관계법령 등을 반영한 현실화, 구체화, 명확화 된 표준 업무 매뉴얼 마련이 필요할 것이다. 또한 관리업무를 서비스 개념으로 전환해 입주자와 소통의 기회를 늘이고 입주자 요구를 파악해 세부적이고 실질적으로 반영할 수 있는 관리서비스 업무로 강화돼야 할 것이다. 이는 이웃과의 분쟁조정에도 도움이 될 수 있으며, 주민들이 관리에 대한 관심을 갖게 함으로써 함께 소통하고 협조하는 공동체 문화를 만들어 갈 수 있는 지름길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여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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