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대 생활과학연구소 권명희 연구원

일은 즐거울 수 없다는 인식이 여전히 널리 퍼져 있다. 즐거움은 열심히 일한 후에 누려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최근 일에 대한 기본적인 인식이 변하고 있다. 사우스웨스트 항공, 스칸디아 가구, 아일 오브 카프리 카지노, 파이크 플레이스 피시 같은 기업들은 즐거움과 일이 조화를 이뤄야 기업의 분위가 좋아지고 직원들 간의 관계가 원만해질 뿐 아니라 그 기업의 가치도 높일 수 있음을 보여줬다.

일에 대한 태도는 불변하는 것이 아니다. 일 자체와 일에 대한 인식은 변하고 발전해왔다. 일에 대한 태도는 부모로부터 물려받거나, 동료 집단이나 직장 상사 등 현재 자신에게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사람들의 태도를 닮는다. 일은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내뿐만 아니라 자신을 정의하는 방법이다.

일에 대한 일반적인 태도는 시대를 반영하는 것일 뿐이기 때문에 개인이 원한다면 바꿀 수 있다. 즉 즐거움과 일의 결합이 가능하다는 뜻이다.

농경사회에서 부르던 노동요는 따분하고 반복적인 일을 즐겁게 만들지는 못했지만 적어도 기대와 위안은 심어줄 수 있었다. 헛간을 짓는 일처럼 혼자나 둘이서 할 수 없는 일도 야유회 같은 공동체 전체의 행사로 만들어 즐거움을 찾았다. 이런 모습은 오늘날 디딤돌과 같은 사회공동체 단체 청년들이 동네 어르신의 집을 새로 칠하거나 벽지를 교체해주는 등의 모습에서 여전히 찾아볼 수 있다. 일에 대한 개념은 다시 한 번 변화의 한가운데 놓여 있다. 즉 우리는 즐거움과 일이 함께할 수 있다는 것을 다시 발견하고 있고 즐겁게 일할 때 일의 생산성 또한 높을 것이다.

관리현장에서도 입주민의 관리 서비스 수요증대에 부응하고 공동체적 정신에 근거한 커뮤니티 활성화에 노력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 관리소장은 리더가 돼 관리목표를 관리종사자들에게 전달하고 설득할 수 있는 의사소통 능력을 가져야 하며, 종사자에게 활력을 불어넣어 자발적으로 관리목표를 향해 정신할 수 있도록 동기를 부여할 수 있어야 한다. 공동주택 관리에서도 마음이 가는 것이라면 모든 것이 일이 아니라 고맙거나 사랑스러울 것이다. 마음이 가는 일을 한다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일하는 곳에는 사람과의 관계가 생기고 그 관계 속에서는 서로의 이해관계가 필요하다.

현명한 책임 관리자는 관리직원의 머리는 물론이고 가슴을 움직여야 한다. 이것이야말로 직원들이 합리적으로 평가하고 보상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이다. 관리소장의 언행은 관리직원들의 근무분위기에 영향을 주고 종사자들의 태도가 입주민에 대한 서비스의 질로 직결된다.

관리사무소에서 직원의 근무태만을 책망하고 성실한 근무를 독려할 필요가 있을 때, 이웃한 공동주택의 경우와 비교하거나 다른 직원과 비교해 비판하는 경우는 일의 중요성을 설명하고 책임감을 일깨우며 그동안의 일을 긍정적으로 평가해 설득하는 것은 큰 차이가 있다. ‘여러분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한 마디가 열 마디의 책망보다 효과적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관리직원들 개개인이 능력을 마음껏 펼치도록 하며, 업무를 훌륭하게 수행한 직원들을 칭찬하도록 노력해 관리업무종사자에게 활력을 불어넣어 자발적으로 목표를 향해 정진할 수 있도록 동기를 부여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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