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만에 다시 열린 202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전남 순천시는 회복하는 자연, 함께하는 자연, 공존하는 자연을 담은 그 자체가 정원인 도시다. 필자가 이번 추석 연휴에 다녀온 순천만국가정원은 2013년 개장했을 때를 포함해 두어 번 정도 남도 여행길에 들렸던 곳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추천했던 여행코스기도 하다. 대자연의 아름다운 모습을 축소판으로 꾸민 이곳을 처음 방문했을 때 느낌이 아직도 생생하다.

국가정원으로 들어서기 전 알록달록한 다리를 건너는데 그 다리의 이름은 ‘꿈의 다리’다. 이 다리는 컨테이너 30여개를 활용해 만든 것으로 세계 최초로 물 위에 떠 있는 미술관이다. 설치미술가 강익중과 순천시민이 ‘2013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를 위해 만들었으며 전 세계 어린이들의 꿈과 작가의 유쾌한 삶의 지혜들이 유리모자이크 타일 1만여장에 한 폭의 그림 액자로 전시돼 있다. 그 다리를 건너며 내 꿈과 세상 사람들의 꿈이 꼭 이뤄지기를 바랐던 기억이 난다.

봉화언덕의 안내 표지판
봉화언덕의 안내 표지판

그렇게 들어선 순천만국가정원을 한걸음 한걸음 걷다보면 호수정원의 소라 모양의 언덕(봉화 언덕)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다. 순천시 도심에 있는 봉화산을 나타낸 것으로 21세기 최고의 포스트모더니즘 건축 이론가이자 지형디자이너, 조경가로 평가받고 있는 찰스 젱스(영국)가 디자인했다. 순천만에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과 정원의 모든 기운이 모이는 지점으로 돌아 돌아 봉화 언덕(16m)에 오르면 국가 정원의 풍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호수정원은 동천의 물길을 끌어와 조성했으며 국가 정원의 가장 큰 축을 이루는 곳으로 순천 시가지를 가로지르는 동천과 도심을 둘러싼 산을 정원에 담아냈다고 한다. 정원의 나무는 나무 수형을 그대로 살려 이식했고 바람에 흔들리지 않도록 지표 아래로 뿌리분 지지대를 묻어 이식한 나무라고 보이지 않아 우리나라의 이식 기술에 놀랐었다. 예전에 외국의 조경박람회를 다녀와 무척 부러워했던 세계 각국의 정원풍경들이 우리나라에서도 볼 수 있기를 바랐었는데 언제든지 찾아가고 즐길 수 있는 힐링 터가 있다는 것은 분명 기분이 좋은 일이다.

‘2023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는 지난 4월 1일 시작해 10월 31일까지 7개월에 걸쳐 다양한 정원의 모습과 다채로운 볼거리를 보며 가을 힐링을 만끽할 수 있다. 이번 박람회는 “정원에 삽니다”라는 주제로 순천만국가정원뿐만 아니라 3개 권역으로 조성했으며 순천시 도심, 순천만국가정원, 순천만 습지 등 도시 전체의 부지를 활용해 박람회장으로 만들어 정원 도시의 표준모델을 제시했다. 이 정원은 ‘2023 베스트 핫플레이스’로 주목받으며 한국인이 꼭 가봐야 할 국내 대표 관광지 100선에 선정되기도 했다. 특히 지난 9월 30일은 추석 연휴 구름 인파가 몰리며 누적 입장객 수 700만명을 돌파했으며 입장 목표 관람객인 800만명을 넘어 1000만명을 돌파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태국 공원
태국 공원

순천만국가정원은 2023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가 열리는 세 곳 중 한 곳으로 기존의 테마 정원, 세계정원, 참여정원을 새롭게 단장하고 시크릿가든, 가든스테이, 국가정원식물원, 야간경관정원 등으로 확대해 조성했다. 특히 드넓은 초록 잔디밭의 여유와 물빛 내리는 호수와 정원에서 정원으로 이어지는 곳에는 개울은 숲속에 들어와 있는 듯 멋진 풍경을 연출한다. 세계정원은 영국, 일본, 이탈리아, 미국, 튀르키예, 태국, 네덜란드 등 각 나라의 특성을 반영해 나무와 꽃들을 심어 다채로운 풍경을 연출하며 발길을 머물게 한다.

또한 박람회는 다섯 개의 길(생각길, 여행길, 탐험길, 동화길, 낭만길)을 만들어 코스마다 특성을 알고 거닐면 감동의 맛이 더해진다.

생각길은 짧은 시간 동안 마음을 차분하게 만들어준 생각의 길로 빛의 서문을 출발해 나무도감원, 한국정원, 철쭉정원, 순천만WWT습지(어싱길), 에코 지고 온실, 하늘정원으로 이뤄져 있다.

프랑스 정원
프랑스 정원

여행길은 세계의 정원을 잇는 길로 세계 곳곳의 이야기를 담은 정원들로 롬바드 스트리트의 풍경을 만나볼 수 있는 미국정원, 아름다운 튤립 사이로 유럽의 정원을 느껴볼 수 있는 네덜란드정원, 베르사유 궁전정원을 재현한 프랑스정원 등 연인과 친구와 둘러보면 좋은 곳이다.

순천호수공원
순천호수공원

탐험길은 지구의 역사와 생태가 펼쳐지는 길로 지구가 푸른 별이 된 과정을 엿볼 수 있는 국가정원식물원, 지구의 미래를 만나볼 수 있는 시크릿가든을 지나 지구의 생태를 생생하게 느껴볼 수 있는 순천만 습지까지 지구의 과거와 미래, 현재를 걸으면 생태를 발견하는 길이다. 지구 동문을 출발해 국가정원식물원, 시크릿가든, 순천호수공원, 약용식물원, 꿈의 다리, 에코지오온실, 정원역으로 이뤄져 있다.

동화길은 어른들에게는 추억을, 아이들에게는 새로운 이야기를 선물할 동심의 세계로 빠져드는 길이다. 순천호수정원, 꿈의 다리, 어린이동물원, 물새 놀이터, 국제 습지센터, 스카이큐브, 순천문화관, 낭트 정원을 걸으며 동화에서 만난 동물 친구들을 실제로 만날 수 있는 곳이다.

낭만길은 고즈넉함 속에서 낭만을 따라 걸을 수 있는 길이다. 해질녘 꽃과 빛의 향연 속에서 일상의 지친 몸과 마음을 치유하는 가든스테이, 오색의 장미로 가득한 장미정원, 노을이 아름다운 노을정원 등이 꾸며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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