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길익 소장의 조경더하기 15

우리나라의 국화인 무궁화는 아욱과에 속하는 낙엽활엽관목으로 여름 내내 이어 피기를 계속하는 꽃의 특성처럼 끊임없는 외침을 받아 온갖 수난을 겪으면서도 5000년 역사를 이어온 배달 민족을 상징하는 꽃이다. 그리해 이름도 ‘끝없이 핀다’라는 뜻의 무궁화(無窮花)다.

무궁화에 관한 기록은 중국의 ‘산해경(山海經)’에서 해외동경(海外東經) 문헌만으로도 수천 년부터 무궁화가 우리나라에 널리 자생하고 있었다는 사실이 입증된다.

또한 최치원 문집인 ‘최문창후문집(崔文昌候文集)’에서 보듯 이미 신라 시대부터 한국을 ‘무궁화 나라’라고 불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대한민국이 수립된 직후인 1949년 10월 대통령 휘장과 입법·사법·행정 3부의 휘장을 모두 무궁화로 도안해 문교부가 제정해 사용했고, 1950년에는 태극기의 깃봉을 무궁화의 꽃봉오리로 제정했다. 나라꽃 무궁화에 관한 이야기다.

이런 무궁화가 눈에 익지 않다면 오히려 이상하다. 초등학교 시절 고사리손으로 신작로 양옆으로 정성스레 한그루씩 심었던 기억도 새롭거니와 교과서에서 익히고, 삼일절과 광복절 같은 경축일에도 흔하게 봐왔으니 말이다. 그중 나라꽃의 표준으로 정한 것은 분홍 꽃잎 가운데 붉은 무늬가 생긴 홍단심과 흰 꽃잎 가운데 역시 붉은 무늬가 들어간 백단심이다.

무궁화는 우리가 관리하는 단지에도 화려하게 피는데, 여름철에 꽃을 오랫동안 볼 수 있어 조경용으로 인기가 높을뿐더러, 어린이들의 학습장인 텃밭에도 환하게 웃고 있어 나라꽃을 알아가는 데 한몫하고 있다. 보통 홑꽃, 반 겹꽃, 겹꽃으로 나눌 수 있는데, 수술이 일부만 변한 것은 반 겹꽃, 거의 다 변한 것은 겹꽃이며, 색깔은 흰색, 분홍색, 보라색 등 다양하다.

특히 ‘하와이 무궁화(Hawaiian hibiscus)’는 크고 넓은 꽃잎도 예쁘지만, 한가운데 튀어나온 꽃술이 압권이다. 추위에 약해 노지 월동이 어려우니 집안에서 키워야 한다. 그 외 덴마크 무궁화, 히비스커스와 안동 무궁화 등 많은 품종이 개량돼 가꾸고 있다.

무궁화는 가로수, 정원수로 널리 가꾸고 있다. 가끔 울타리로도 심기는데, 나라꽃 나무가 싹둑싹둑 잘리는 모습이 그리 마음 편하지만은 않다. 물이 잘 빠지는 모래참흙이 좋으며, 거름을 적당히 줘 건강한 수세를 유지해야 병충해에 견딜 수 있다.

양수(陽樹)이기 때문에 양지바른 곳에서 길러야 하며, 습지에서는 입고병(立枯病)이 발생하기 쉬우므로 피하는 게 좋다.

※ 관리 포인트
- 병충해가 적어 재배하기가 쉽지만, 진딧물, 입고병(立枯病), 박쥐나방 등의 해를 입는다.

- 입고병은 나무 전체가 말라 죽는 병인데, 발병 초기에 즉시 뽑아서 태워버리고, 토양 소독을 철저히 하며, 캡탄 500배 액을 듬뿍 뿌려준다.

- 박쥐나방은 가장 큰 해를 입히는 벌레로, 애벌레가 나무줄기 속으로 뚫고 들어가 파먹으면 큰 나무도 쉽게 말라 죽거나 피해를 받은 부분에서 부러지게 된다. 구제법으로는 침투성 용액을 뿌려준다.

- 진딧물은 무궁화의 싹이 틀 무렵을 전후해 두세 차례 구충제를 뿌려서 없앤다. 디프테렉스 또는 메타시스톡스 1000배액을 나무 전면에 뿌려주면 깨끗이 없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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