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길익 소장의 조경더하기 11

고고한 자태를 뽐내는 매화를 시작으로 잔설이 녹기를 기다렸다는 듯 노란 산수유꽃이 꽃망울을 터뜨리고 나면 목련이 앞다퉈 환한 미소를 짓는다. 하얀 벚꽃이 겨우내 묵은 먼지로 가득한 우리네 가슴을 한바탕 쓸고 지나는가 싶으면 키 작은 철쭉이 화려하게 단지를 수 놓고, 덩굴장미도 담장에 고개를 내민다.

이제 봄은 가고 여름이다. 지금부터는 나무꽃은 거의 사라지고 풀꽃들이 삭막한 회색 건물들 사이를 색색들이 채색한다.

아파트 단지의 조경도 점차 고급화 추세에 있다. 예전에야 우리가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철쭉류들로 단지를 구성했다면 요즘엔 그동안 보지 못했던 아름다운 꽃들로 우리의 눈을 즐겁게 해주고 있다.

한번 심어놓고 때 되면 꽃을 감상하는 목본류가 주류를 이뤘다면, 이제는 철 따라 피는 초본류를 조경전문가의 손을 거쳐 아파트 단지를 공원 수준으로 가꾸고 있다는 사실이다.

여름에 피는 꽃은 손에 꼽을 수 없을 만큼 많다 보니 두 번에 걸쳐 소개하려 한다. 이번에 소개할 꽃은 비비추, 사랑초, 산수국, 수국, 아스타, 옥잠화(玉簪花), 원추리, 일본조팝나무, 접시꽃, 참나리, 천인국, 초롱꽃, 큰까치수염, 클레마티스, 파랑세덤, 패랭이꽃, 팬지, 페츄니아, 프랜치 매리골드, 프리지아, 협죽도, 후크시아, 흰꽃세덤 등이 있다.

또한 예전엔 담장 주변이나 건물 아래에 철쭉이나 심고 말았는데, 이제는 담장 주변이건 건물 아래건 화려하고 멋스러움을 더하는 꽃과 나무들로 채워지고 있다. 거기다 직선의 일괄적이고 획일적이던 단조로움에서 벗어나, 곡선미를 접목해 다채로움과 복합미를 한껏 뽐내는 조경을 하고 있어 입주민 삶의 질을 높이고 있다.

지상에 있던 주차장을 모두 지하로 내려보내는 변화된 설계로 그만큼 조경면적이 넓어져 예전의 아파트 단지에서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조경면적뿐 아니라 조경의 질적인 측면에서도 진일보했다.

단지 내 일부분을 어린이들이 체험학습할 수 있는 텃밭으로 조성한다든지, 폭포수가 시원하게 떨어지고 졸졸 흐르는 실개천 곁에는 멋스러운 정자를 세워 쉼터를 제공하고 있어 입주민들의 삶의 질은 훨씬 좋아졌다.

옥잠화의 흰색 꽃은 해가 지는 저녁에 피고 아침에 오므라든다. 잎은 난원형이며 끝이 갑자기 뾰족해진다.

그와 비슷한 비비추는 7~8월에 연한 자주색으로 피는데 곧게 선 꽃줄기 끝에서 대롱 모양의 꽃이 한쪽으로 치우쳐 달린다. 한마디로 말하자면 옥잠화의 꽃, 잎 등이 전체적으로 비비추보다 크며 비비추는 자주색 꽃을 옥잠화는 흰색꽃을, 비비추보다 옥잠화가 늦게 오랫동안 핀다.

※ 관리 포인트
- 다년생 초본류라면 해마다 크게 신경쓰지 않아도 되지만 일년생이라면 제때 씨뿌리고 가꿔야한다. 물론 모종을 옮겨심는 방법도 있다.
- 옥잠화와 비비추가 잘 자라는 토질은 사질양토 및 점질양토이며 습기가 있는 곳이다.
- 원추리 꽃대에 진딧물이 있을 때는 방제한다.
- 초본류도 어느 정도 비옥한 곳에서 잘 자라므로 봄에 한 번 정도 웃거름을 준다. 포기에서 20㎝ 정도 떨어진 곳을 호미로 약간 긁어내고 퇴비를 한주먹 넣고 다시 흙을 덮어둔다.
- 옮겨 심을 때 웃거름을 주는 편이 쉽고 관리하기도 편하다. 웃거름을 줄 때 풀도 정리해 포기 주변에 덮어두면 수분 유지에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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