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관리신문=서지영 기자] 주택관리사가 아파트에서 근무하며 만난 사람들과 겪은 일을 책으로 엮어냈다.경남 함안군에서 아파트 관리소장직을 맡고 있는 저자 안병오 씨는 최근 출간한 ‘살며, 후회하며, 사랑하며(아파트에 피어난 사랑)’(도서출판 행복에너지)를 통해 한국인의 삶의 터전 아파트에서 일어나는 때로는 아프고 때로는 행복한 삶 이야기를 전한다.저자는 1959년 부산에서 출생해 1986년 부산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했다. (주)한화생명보험에서 20년 가까이 근무하다 퇴사하고 상조회사 등의 직장을 거쳐 2014년 주택관리사 시험
겨울 하늘에 별이 뜨면 야외 전시장 곳곳에 있는 작품이 불을 밝힌다. 거대한 미디어월에는 바닷속 가상공간이 배경인 영상이 흐르고, 애니메이션 캐릭터와 우주복을 입은 고양이상이 환하게 빛난다. 무엇이든 집어삼키는 자본주의를 형상화한 괴물도 보이고, 멸종 위기 동물을 모티프로 한 흉상도 있다.〈2022 ACC 미디어파사드, 반디 산책: 지구와 화해하는 발걸음〉은 광주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야외 공간에서 미디어 아트와 현대미술 작품을 소개하는 연례 기획전이다. ACC 미디어월과 하늘마당 미디어큐브에서 상영하는 영상 작품, 내부에 조명을 설치
대성당과 박물관의 별스러운 만남하루 평균 2만 명의 인파가 몰리는 쾰른 대성당은 독일에서 방문객이 가장 많이 찾는 명소다. 높이가 157미터인 두 개의 정면 쌍둥이 첨탑은 전 세계 대성당들 중 두 번째로 높고 정면 파사드는 제일 크다. 1248년에 건설이 시작됐으나 1473년에 중단됐다가 1840년에 공사가 재개돼 40년 후에 완성됐다. 이 대성당은 모산 미술(Mosan Art)의 절정이자 서양에서 가장 큰 성유물함으로 여겨지는, 아기 예수 탄생을 축하하러 간 3인의 동방박사 뼈가 들어 있다고 믿는 ‘삼왕의 신궁(The Shine
영동고속도로에 덕평자연휴게소가 있다. 경기도 이천에 자리 잡은 이곳은 호두과자와 핫도그, 우동, 라면 등을 파는 흔한 고속도로 휴게소가 아니다. 휴게소 뒤쪽에 영동고속도로 폐도 구간을 포함해 4만6000여㎡(약 1만 4000평) 규모의 잔여 부지를 일루미네이션 테마파크 별빛정원우주로 조성했기 때문이다.덕평자연휴게소에 들른다면 해 질 무렵이 좋다. 발길 닿는 곳마다 조명을 이용한 갖가지 조각과 설치 작품, 조형물이 반긴다. 어둠이 내리면 형형색색 전구가 불을 밝힌다. 휴게소에 형식적으로 만든 공간이라고 지레짐작하지 말 것. 웬만한 테
대성당 뒤편에서 지면 아래에 신축된 기념관기원전 3세기 파리에 사람들이 본격적으로 정착하기 시작한 곳인 센강의 시테섬에 파리의 상징인 노트르담 대성당이 1163년에 착공돼 14세기 중반에 완공됐다. 파리 시민의 영적 안식처였던 이 대성당은 프랑스혁명 때 종교적 횡포가 논란이 돼 ‘이성의 전당(Temple de la Raison)’으로 불리며 내·외부가 심각하게 훼손됐으나 빅토르 위고가 1831년에 출판한 소설 ‘파리의 노트르담’이 선풍적 인기를 얻으면서 프랑스 국민 안에 잠재해 있던 신앙심에 불을 지펴 오늘날처럼 복원됐다.이 대성당
여행은 정보의 조합으로 완성된다. 언제, 어디로, 어떻게 갈까부터 무얼 먹고, 어디서 잘 것인가까지. 요즘 같은 고물가 시대에는 똑똑한 할인 정보도 빼놓을 수 없다. 싼 게 비지떡이고 세상에 공짜는 없다지만, 모르는 말씀이다. 조금만 관심을 가지면 알찬 정보가 곳곳에 있다. 경남 창녕군도 그런 곳 중 하나. 소금 뿌린 수박처럼 당신의 여행을 더 달콤하게 해줄 창녕으로 떠나보자.창녕 하면 우포늪이다. ‘람사르협약에 등재된 국내 최대 규모의 내륙 습지’라는 타이틀 하나로 우포늪의 가치는 충분히 증명된다. 지역 주민 사이에 “타지 사람들
충북 제천은 비교적 저렴한 비용으로 높은 만족도를 기대할 수 있는 여행지다. 1만9900원에 제천의 5가지 맛을 즐기는 ‘가스트로 투어’가 있기 때문이다. 나 홀로 여행자를 위한 게스트하우스가 여러 곳 운영되고, 의림지와 청풍호 등 입장이 무료인 여행지도 적지 않다. 5만원에 5시간 동안 제천 곳곳을 돌아보는 관광택시는 가족이나 친구 등 4명이 동행할 때 더욱 효율적이다.시간이 부족하고 주머니가 가벼운 여행자에게 환영받는 프로그램은 가스트로 투어다. 가스트로(gastro)는 ‘위장’을 뜻하는 이탈리아어로, 가스트로 투어는 약 2시간
어머니!문틈으로 새어 나오는 찬바람이당신의 뼈에 사무쳐새벽녘의 단잠을 깨우면당신은 지친 몸을 이끌고오늘도들녘으로 향하시는구려!어머니!희뿌연 안개 사이로 서광이 꿈틀거리고이슬 맺힌 풀길 사이를 홀로 헤쳐 걸을 때면외로운 당신의 발걸음엔어느새이름 모를 풀벌레들이당신과 함께 동행하는구려!어머니!한낮의 뙤약볕을 마주하며흐르는 땀방울을 훔칠 겨를도 없이삽질에 어깨가 부으시고호미질에 살갗이 갈기갈기 찢겨도당신은한마디 비병도 못 한 채태양처럼 뜨거운 열정을땅속 깊이 아로새겨 놓는구려!어머니!때로는 혀끝이 말라오면 침 한 번 꿀꺽 삼키시고허기진
굳이 큰돈과 시간을 들여 중국 장자제(张家界) 잔도(높은 절벽에 낸 길)나 스위스 피르스트 클리프 워크까지 갈 필요가 없다. 해외 명소 부럽지 않은 비경과 짜릿함을 갖춘 관광지를 국내에서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2021년 개장해 트레킹 명소로 사랑받는 철원한탄강주상절리길이 그 주인공이다. 유네스코가 인증한 한탄강지질공원에 조성된 길로 순담매표소와 드르니매표소에서 출입이 가능하며, 총 길이 3.6km에 이른다. 협곡을 따라 이어지는 잔도를 거닐며 화산활동이 만든 한탄강 일대의 독특한 지형을 감상한다.한탄강은 화산 폭발로 형성된 화산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안동 봉정사는 우리나라 목조건물 가운데 가장 오래된 극락전(국보)과 조선 전기 건축양식의 특징을 보여주는 대웅전(국보)으로 유명하다. 부속 암자 영산암(경북민속문화재)도 빼놓을 수 없다. 영산암의 마당 정원이 ‘한국의 10대 정원’으로 꼽히기 때문이다. 영산암을 구성하는 크고 작은 전각 6동 가운데 자리 잡은 마당에는 소나무와 배롱나무, 맥문동 같은 화초가 어우러져 무심한 듯 아름다운 정원을 이룬다. 사색의 계절 가을, 영산암 전각 툇마루에 앉아 마당 정원을 바라보는 맛이 각별하다.영산암은 일반적인 부속
고대 이후 현재까지 문명의 연속성프랑스 남부도시 님(Némes)은 고대 로마와 중세의 유적들이 로마보다도 더 잘 보존돼 ‘프랑스의 로마’로 불린다. 이곳의 원형경기장은 현재 남아 있는 고대 로마 원형경기장들 중 가장 양호하다.님의 터전을 잡은 로마 제국의 초대 황제 아우구스투스의 양아들인 가이우스와 루키우스 카이사르에 헌납된, 1세기 초에 지어졌음에도 역시 현존하는 고대 로마 신전들 중 가장 온전한 메종 카레(Maison Carrée),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퐁뒤가르(Pont du Gard)로 잘 알려진 님 인근의 고대 로마
대청호 품에 안긴 수생식물학습원은 대전이 아니라 충북 옥천군에 있다. 경부고속도로 대전 IC로 나와 대청호를 따라 구불구불 이어진 도로를 달리면 막다른 곳에 닿는다. ‘이런 곳에 뭐가 있나?’ 의아한 생각이 드는데, 불쑥 대청호가 보이고 수생식물학습원이 나타난다.수생식물학습원은 코로나19 시대를 거치면서 떠오른 명소다. 2020년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가을 비대면 관광지’에 들어 널리 알려졌고, TV 방송을 타면서 옥천의 대표 관광지로 자리 잡았다. ‘수생식물학습원’이란 공식 명칭보다 ‘천상의 정원’이란 별칭이 잘 어울린다.주차장
초록이 진 자리에 울긋불긋 단풍이 피어난다. 바람마저 선선하니 산책하기 좋은 계절이다. 국립현대미술관(MMCA) 과천(이하 과천관)은 무겁지 않은 나들이 삼아 가기에 알맞다. 〈MMCA 과천프로젝트 2022 : 옥상정원―시간의 정원〉 전시가 가을 정취를 더한다. MMCA 과천프로젝트는 과천관 특화와 야외 공간 활성화 계획이다. 올해는 과천관 옥상정원을 재생의 대상으로 공모해 조호건축(이정훈 건축가)의 ‘시간의 정원’이 당선, 지난 6월 29일 첫선을 보였다. 과천관 옥상은 이전에도 개방했는데, ‘시간의 정원’이 들어서며 기능적 공간
여기 사랑하는 아내를 위해 남편이 직접 가꾼 정원이 있다. 아내만큼 나무 한 그루, 돌멩이 하나도 소중히 여기다 보니 무려 10년 세월이 걸렸다. 자연과 더불어 지낸 시간 동안 자아 성찰과 명상도 이어졌다. 욕심을 비우고 사유를 채운 정원은 2017년 드디어 일반에 공개했다. 강원도 정선에 자리한 로미지안가든 이야기다.로미지안이란 독특한 이름은 정원 주인 손진익 대표의 호 ‘지안(智眼)’과 연애 시절부터 아내를 부르던 애칭인 ‘로미’를 합한 것이다. 첫사랑이자 평생의 동반자인 부부는 정선을 여행하다가 맑고 깨끗한 자연에 마음을 빼앗
구시가지 전체가 박물관인 아를지중해에서 약 10㎞ 북쪽에 위치한 프랑스 남부의 고대 로마 도시 아를의 구시가지는 기원전 1세기부터 서기 4세기까지의 고대 로마 유적들과 12세기 중세의 도시 유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프랑스 고고학의 보물창고다. 1981년에 구시가지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선정됐다. 기원전 46년에 로마 군단이 북진의 발걸음을 멈추고 이곳에 북지중해의 거점도시를 건설했을 만큼 아를의 풍광은 아름답고 햇살은 눈부시다. 그 파란 색조와 밝은 색채에 반한 화가 반 고흐는 자신의 영혼을 고무하고 화풍에 생기를 불어넣을
경복궁(사적)은 추억과 어울린다. 전각 지붕에는 애틋한 사연이 내려앉고, 교복 대신 한복을 입은 소녀들의 웃음소리가 마당을 채운다. 왕비가 거닐던 꽃담, 왕이 풍류를 즐기던 연못가에 궁의 이야깃거리가 담겨 있다. 근정전 박석에 지엄한 목소리가 울려 퍼질 듯한데, 담장을 돌아서면 따사로운 햇살과 미소가 창호에 스며든다. 궁은 서울로 수학여행에 나선 학생들의 단골 방문지였다.경복궁은 조선왕조 5대 궁궐 중 최초로 건립했다. 태조는 조선을 세운 뒤 고려의 도읍지 개경에서 한양(서울)으로 천도하고, 1395년 경복궁을 창건했다. 권위가 깃
한적한 섬 여행을 원한다면 답은 두 가지다. 조금 더 먼 곳이나 조금 덜 알려진 곳. 서울에서 오래 걸려 도착한 섬일수록, 이름이 낯설수록 한갓지게 쉴 확률이 높다. 대신 이동하는 시간과 수고, 얼마간 편의를 내주면 원하는 섬 여행이 가능하다. 낙월도는 전남 영광군 서쪽에 있다. 상낙월도와 하낙월도로 나뉘며 진월교가 두 섬을 잇는다. 관광객의 손이 타지 않은 섬으로, 피서지의 번잡함을 피하고 싶은 이라면 낙월도를 ‘낙원도’라 읽어도 부족함이 없을 것이다.힌트가 되는 몇 가지 정보가 있다. 낙월도에는 마트나 매점이 없다. 상낙월도선착
위도는 격포항에서 직선거리로 14km 떨어진 곳에 있고, 여객선을 타면 50분 정도 걸린다. 부안군에서 가장 큰 섬인 위도는 지구와 사람이 품은 오랜 역사와 이야기, 아름다운 자연환경과 생태가 살아 있다. 파장금선착장에 내리면 귀여운 고슴도치 조형물이 반갑게 맞이한다. 위도는 고슴도치가 누워 있는 모습을 닮아 고슴도치 위(蝟) 자를 쓴다.위도 여행은 일주하는 게 좋다. 해안일주도로는 20km가 넘는다. 절벽에서 바다가 보이고, 파도 소리 들리는 해변과 오붓한 마을도 지난다. 시시각각 변하는 풍경에 마음을 빼앗긴다. 여객선이 들어오는
사량도는 한산도, 욕지도, 매물도와 함께 통영을 대표하는 섬으로 꼽힌다. 크게 상도와 하도로 나뉘는 사량도는 섬 사이 해협이 뱀처럼 길고 구불구불하다고 이름에 긴 뱀 사(蛇) 자를 쓴다. 좁고 기름한 바다는 아름다운 한려해상국립공원으로 이어진다. 통영8경에 드는 옥녀봉에 오르면 발아래 절경이 펼쳐져 누구든 이 섬을 사랑할 수밖에 없다.사량도가 유명해진 건 지리산 때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원래는 지리망산, 그러니까 ‘지리산이 바라보이는 산’이란 뜻이 있는 이름이었으나 지금은 지리산으로 줄여 부른다. 실제로 이곳에서 지리산이 보
바깥 외(外)에 안개 연(煙). ‘멀리 해무에 가린 신비한 섬’이란 뜻이다. 충남 보령시에 속한 70여 개 섬 중 육지에서 가장 먼 외연도는 실제로 안개에 잠겨 있는 날이 많다. 그러다 문득 해가 나고 해무가 걷히면 봉긋하게 솟은 봉화산(238m)과 울창한 상록수림, 알록달록한 외연도몽돌해수욕장 등이 마술처럼 나타나 동화 속 풍경을 이룬다.외연도로 향하는 뱃길은 대천항에서 시작한다. 하루에 두 번 운항하는 여객선은 짙은 해무 탓에 결항하는 일이 잦으니 날씨를 미리 챙겨보자. 대천연안여객선터미널을 출항한 쾌속선이 호도와 녹도를 거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