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길익 소장의 조경더하기 <5>

 
 

베사메 베사메 무초 / 고요한 그날 밤 리라 꽃 지던 밤에~♪
베사메 베사메 무초 / 리라꽃 향기를 나에게 전해다오~♬

‘베사메 무초(Besame Mucho)’는 키스를 해달란 뜻이다. 리라꽃(라일락) 향기 가득한 돌담길에서 사랑하는 그녀의 키스를 받는다면 얼마나 몽환적(夢幻的)일까!

멕시코 어느 여가수가 불렀고 우리에게도 익히 알려진 노래로, 매혹적인 향기만큼이나 진한 여운(餘韻)이 남는 노래다. 살랑대는 봄바람에 실려 오는 라일락꽃 향기는 정신을 혼미하게 만드는 마력(魔力)을 지녔으니 말이다.

다시 라일락의 계절이다. 여기저기서 연보라와 하얀 라일락 꽃들이 구름처럼 피어 있다.

흰 수수꽃다리

우리가 흔히 부르는 라일락(lilac)은 수수꽃다리라는 이름보다 더 익숙한데, 수수꽃다리는 꽃이 수수꽃처럼 달렸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며, 노랫말처럼 리라꽃이라고도 하는 것은 라일락의 프랑스식 발음이 ‘리라’이기 때문이다.

향기를 가득 머금은 리라꽃

 

미스김라일락

수수꽃다리는 물푸레나뭇과에 속하는 낙엽활엽관목 또는 작은 교목으로, 우리나라 깊은 산의 기슭에서 자라는 특산식물이다. 높이는 3m 내외로 꽃 색깔은 자주색이 보통이나 흰색, 붉은색도 있으며, 향기가 매우 좋아 관상용으로 많이 가꾼다. 꽃은 향수(香水) 등 향료로 쓰인다.

미스김라일락(Miss Kim Lilac)이라는 것이 있다. 군정기인 1947년에 미국 군정청 소속의 식물 채집가인 미더(Elwin M. Meader)가 도봉산에서 털개회나무(Korean lilac)의 종자를 채취해 미국으로 가져가 개량해서 만든 품종으로, 당시 식물자료 정리를 도왔던 한국인 타이피스트(typist) 미스 김의 성(姓)을 따서 붙여졌다고 한다.

꽃망울진 미스김라일락

미스김라일락은 꽃봉오리가 맺힐 때는 진보라색이다가 점점 옅어져 연보라색을 띠며, 활짝 피었을 때는 하얀색으로 변한다. 아담한 수형(樹形)과 병해충에 강한 것은 물론, 일반 라일락에 비해 월등하게 진한 향기로 조경용으로 인기가 높다.

백살은 돼보이는 라일락

또한 혹한(酷寒)에도 잘 견디며 맹아력(萌芽力), 공해(公害), 병충해(病蟲害)에 강하고 전국 어디든 잘 자라는 것이 특징이다.

우리나라에서는 개회나무, 꽃개회나무, 수수꽃다리, 털개회나무, 흰털개회나무, 섬개회나무, 흰섬개회나무, 정향나무, 흰정향나무 등 10종이나 자생(自生)하고 있다.

※ 관리 포인트
- 옮겨심기(移植)가 쉬워 관리가 상대적으로 용이(容易)하며, 산 울타리용으로도 손색없다.
- 토질은 가리지 않으나, 적당한 습기가 있는 비옥한 토양에서 잘 자란다.
- 꺾꽂이(揷木)로 번식이 잘 되며, 병충해가 거의 없어 키우기 쉽다.
- 잎에 흰 가루가 생기는 흰가룻(白粉)병과 잎에 얼룩이 생기는 반점(斑點)병에는 타이젠을 뿌린다.
- 5~6월 잎에 실을 감고 그 속에서 잎을 갉아 먹는 모충(毛蟲)에는 디프테렉스나 데나뽕을 뿌린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아파트관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