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건설기술연구원 김수암 선임연구위원

최근 노후주택에 대한 경기도의 리모델링 컨설팅 시범사업 선정 시행이 있었고, 서울시에서 재개발 재건축 확대, 재건축 기준완화 추진 등이 보도됐다. 리모델링과 재건축은 기존 노후 공동주택의 현재의 성능 및 유지관리여부와 단지의 수용력 차원에서 단지별로 정책이나 기준 범위에서 시행되는 해법이며, 주거 성능향상이나 환경정비 차원에서 이뤄진다. 단지별 상황과 조건은 천차만별이다. 노후주택의 단지별 유지관리, 리모델링, 재건축 추진을 위한 다양한 어려운 추진 상황을 보면, 향후 신축주택이 가져야 하는 성능의 기본조건은 장수명화를 위한 설계와 시공이 필수인 것처럼 보인다.     

2014년 12월 이후 장수명 주택인증제도가 시행된 후로 신축 공동주택은 일반등급에 머물렀으나, 신동백 두산위브더제니스가 유일하게 양호등급을 획득했고 다음 달에 입주를 앞두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최근 공공부문에서 장수명 주택 양호등급에 대한 사업발주 2건에 대한 신문 보도가 있었다.  

하나는 LH의 인천검단 AA35-1, 1, 2블록 공동주택 설계공모 당선작이 발표됐다. 올해 사업승인 및 착공이 목표로 보도됐다.

1블록은 행복주택(855세대, 25, 36, 44㎡, 최고층수 30층)으로 LH의 신구조시스템(LHSP)의 시범적용으로 구조계획에 대한 고려사항이 ‘현상설계 사전예고’에 구체적인 내용이 명시돼 있다. 요약하면 라멘구조방식으로 측벽과 일부 세대간벽의 해체와 통합이 가능한 구조로 가변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신구조시스템은 저비용 고성능구조 플랫폼(Low cost &High quality Structural Platform)이라는 의미이며, 26~84㎡ 면적범위의 세대를 수용할 수 있는 라멘구조방식으로 알려져 있다. 이 신구조시스템을 검증하고 설계기준을 수립하기 위한 연구 용역도 4월에 발주된 상황이다.   

2블록은 국민임대주택 및 영구임대주택(총 1083세대, 26, 29, 37, 46㎡, 최고층수 30층)으로 ‘장수명 주택 선도지구로 라멘구조로 계획하되, 견적도서 납품 시 벽식구조와 라멘구조의 도면을 같이 제출해 구조형식에 따른 효율 및 원가분석 등 장수명 주택 양호등급획득을 위한 종합보고서 작성제출’ 하도록 현상설계공모에서 규정하고 있다.

신 구조시스템 등과 연계해 새로운 시대에 적합한 장수명 주택에 적용할 수 있는 ‘통합공공임대 맞춤형 평면’(12개 타입)을 개발하기 위한 용역도 발주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하나는 GH의 장수명 주택 시범사업의 추진으로 남양주 다산신도시 지금지구 A3블록(장기전세 518호, 전용60㎡이하)의 민간사업자 공모다.

3월 민간참여 공공주택사업 민간사업자 공모 공고해, 이달 말 사업자 공모 사업 신청서 접수하고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는 사업이다. 내년 5월 착공과 준공 약 1년 전 입주자 모집 예정으로 라멘구조의 양호등급이 목표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장수명 주택계획은 민간기술력을 활용한 장수명 주택 및 구조계획으로 향후 리모델링이 용이한 라멘구조를 통한 지속가능한 주택계획을 지향하고 있으며, 장수명 주택 시범사업 홍보를 위한 저층부 세대2~3호에 홍보시설 및 운영계획도 함께 제시하는 것으로 공고돼 있다.

이들 시범사업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장수명 주택 인증등급 가운데 양호등급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점과 라멘구조를 채택하고 있다는 점이다. 장수명 주택의 등급은 일반, 양호, 우수, 최우수 등급으로 4등급화 돼 있으나, 일반등급은 1000세대 이상 단지의 의무등급으로 현재의 일반적인 벽식구조 공동주택 성능수준보다 조금 높은 정도의 수준으로 장수명 주택으로는 한계가 있다. 양호등급부터라야 변화를 수용할 수 있는 가변성, 수리용이성과 리모델링의 대응 확보가 가능한 성능수준이기 때문에 장수명 주택으로서 의미가 있다. 또한 라멘구조를 목표로 해 다양한 가능성을 검토한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둘째, 중소형평형을 대상으로 한 소규모면적에서 장수명 주택의 다양한 가능성을 검토한다는 점이다. 중대형평형과 달리 다양한 소형평형에 대한 세대통합과 내부 가변성과 수리용이성의 검토라는 측면에서 의미를 가질 수 있다.

셋째, LH의 경우는 다양한 평형과 변화를 수용할 수 있는 구조플랫폼의 개발과 연계돼 있다는 점에서 의미를 둘 수 있고, GH의 경우는 민간기술력을 활용한다는 점에서 다양한 가능성을 기대해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를 가질 수 있다. 국가 R&D에서 선보인 방식과 다른 다양한 가능성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넷째, 시범사업이기 때문에 벽식구조와 라멘구조의 경제성 비교라는 측면의 시사점과 시범사업의 홍보를 위한 홍보시설의 운영이라는 점에서도 향후 확대적용을 기대할 수 있도록 하는 의미도 있다.

그동안 장수명 주택은 2019년 7월 준공한 국가 R&D로 시작한 실증주택이 장수명 주택 인증제도의 양호등급이상을 실현하고 건설 시의 경제성과 시공성 등을 기반으로 한 시범적인 실현이 거의 전부였다. 민간부분의 최초사례와 더불어, 올 상반기에 공공부분에서 선도적인 시범사업이 실시된 것은 소형주택의 장수명화를 위한 새로운 발걸음으로서 의미를 가진다.

작년부터 시작된 코로나19가 미친 비대면 일상생활의 변화를 수용하기 위해서는 주택의 의미와 더불어 주택공간이 변해야 한다는 것은 이미 실감하고 있는 상황인데, 민간업체에서 기존 구조시스템 아래서 다양한 방안을 선보이고 있는 점이 그것을 뒷받침한다. 그러나 한정된 구조형식을 기반으로 하는 일반주택은 향후 시대변화를 담보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장수명 주택은 이보다 많은 변화 가능성을 수용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갖추고 있다.

서두에서도 말한 바와 같이 최근 노후주택의 리모델링과 재건축에 대한 많은 어려움을 맞이하고 있는 시점에서 현재 공동주택이 가지고 있는 한계점(가변성, 수리용이성 한계, 설비적·기능적 수명 한계, 고비용 등)에서 벗어날 수 있는 필요성은 이미 충분히 인지하고 있는 현실이다. 이러한 시기에 내력벽식 위주로 공급자가 만들어준 고정된 생활공간에서 벗어나 라멘구조방식을 활용하면서 사용자의 다양한 생활요구 수용, 사회적인 노후화와 물리적인 성능저하 방지, 시대변화에 맞춰 갈 수 있는 장수명 주택 시범사업은 분명 향후 우리나라 건축문화 변화의 시발점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앞으로 장수명 주택 시범사업이 어떤 방향으로 결론이 날 지는 알 수 없으나 변화의 출발점이 될 것이라 믿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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