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대 생활과학연구소 권명희 연구원

기후변화, 양극화, 에너지·환경문제, 보건복지문제, 안전문제 등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가는 정책적으로 과학기술기반의 사회문제 해결형 기술개발 사업을 추진하는 노력을 하고 있다. 이런 노력은 ‘기술획득 중심·공급자 중심’의 혁신정책을 넘어 ‘문제해결 중심·사용자 중심’의 혁신정책을 형성하는 중요한 기반이 될 것이다.

또 사회문제 해결에 초점을 맞춰 사회혁신을 추구해왔던 사회적 기업과 같은 조직도 기술 집약화를 통해 사회문제 해결 활동을 고도화하는 노력을 하고 있으며, 개방형 혁신이나 사용자 주도 혁신 등의 모습으로 나타나고 있다.

사용자 주도의 혁신(user-led innovation)은 사용자 요구가 다양하고 복잡해지며, 사용자의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는 기술적 정보가 일반화됨에 따라 자신의 요구를 직접 해결함으로써 경제적, 심리적, 사회적 혜택을 누리고자 하는 사용자의 증가에 따라 더 많은 주목을 받게 됐다.

커뮤니티를 가꾸는 사용자들 또한 보통 다른 경제적, 사회적 이해관계를 갖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상황과 여건에 따라 합의에 이르게 되는 방식이 다양할 수 있기 때문에 사용자 참여프로그램을 일반화해서 모든 경우에 적용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정보전달 및 교육, 지역현황분석, 사용자 참여디자인, 의사소통, 토론 및 결정 등 커뮤니티를 가꿔나가는 각각의 과제수행절차에 적합한 참여프로그램이 개발된다면 어느 정도는 그 다양함에 적용가능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커뮤니티 가꾸기가 수행될 때 예전의 조직체계와 수행방식에서는 예상치 못했던 다양한 상황에 처하게 될 것이다. 종종 다양한 입장을 지닌 지역사회 내 이해당사자 사이의 갈등 혹은 커뮤니티 가꾸기에 참여하는 사용자들 사이에 견해 차이 때문에 발생하는 갈등을 인식하거나 단기적 효과 및 장기적 기대효과, 융통성 있는 적용, 협동과정 강조 여부 등 현장적용과 합의가 가장 중요하다.

현장적용과 합의를 위한 커뮤니티 가꾸기의 최고 수단은 사용자 주도의 의사소통이다. 사용자들의 의사소통을 하기 위해서는 몸, 지도, 그림 등 다양한 도구를 사용하기도 한다. 또 의사소통을 위해 개인대면 및 전시홍보, 언론매체 및 인터넷 홍보 등으로 지역주민의 관심을 끌거나, 인터뷰 및 공청회, 지역답사, 공간인식파악을 위한 지도 및 의견수렴 게시판 등으로 지역현황을 파악하고, 디자인 워크숍, 디자인 주민평가 및 사용자 카드 게임 등으로 커뮤니티 가꾸기 실행단계에 사용자 참여 방법을 사용하는 것이다.

수단은 목적을 이루는 재료일 뿐이다. 그러나 아무리 고귀한 목적도 이성적이고 정당한 수단의 뒷받침이 없으면 설득력을 잃는다. 커뮤니티 가꾸기를 성공적으로 실행하기 위해서는 현장적용과 합의를 통해 다양한 사용자 참여 프로그램을 미리 준비해서 상황과 여건에 맞게 가공해 알맞은 단계에 적절히 활용해야 한다.

고귀한 좋은 환경을 만드는 것은 퍼즐 맞추기와 같다. 전문가들의 실력만으로, 주민들의 열정만으로, 행정의 합리적 절차만으로 좋은 환경을 만들 수는 없다. 비록 서로 다르고 복잡한 이해관계를 갖더라도 소통 속에서 퍼즐 맞추기를 함께 해 나갈 때, 우리의 삶의 터전은 보다 풍요로워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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