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대학교 부동산관리투자전략최고경영자과정 곽도 교수

아파트 생활을 하면서 수도나 화장실에 사소한 고장이라도 나면 매우 불편해진다. 가까운 서비스 센터를 불려야 하고 또 별것 아닌데도 출장비와 수리비를 함께 지불해야 한다. 이미 여러 곳에서 시행하는 곳도 있지만 우리 아파트에서도 얼마 전부터 입주자의 편리를 돕기 위해 세대 내부 생활서비스를 개시해 입주민의 좋은 호응을 받고 있다.

서비스 내용을 소개하면 형광등 교체(세대에서 자재구입 후 요청 시), 등기구 안정기 교체(등기구 A’ssy 교체 제외), 세대 누전점검, 수도꼭지 교체(세대에서 자재구입 후 요청 시), 욕실 수전교체(세대에서 자재구입 후 요청 시), (수도·전기·급탕·난방) 계량기 교체, 변기 누수 시 소모품 교체(세대에서 자재구입 후 요청 시), 세면기 팝업(Pop-up)교체(세대에서 자재구입 후 요청 시), 세면기 막힘 통수작업, 변기 막힘 통수작업, 못 박는 작업, 기타 세대 생활에서 사소한  불편사항에 대해 관리사무소에서 서비스를 시작한 후 많은 주민들이 관리소에 좋다고 이야기를 하고 있다. 공동주택 관리의 궁극적인 목적은 입주민 삶의 질을 높이는데 있기 때문에 이러한 사소한 서비스 운동이 보다 많은 아파트 단지에 확산이 됐으면 한다.

물론 관리소 직원들의 업무가 더 늘어나고 일일이 각 세대별 방문해 서비스를 하는 것이 귀찮기는 하지만 전체 입주민이 느끼는 만족도는 매우 높은 편이다. 특히 우리 아파트의 경우 연세가 많은 고령자 세대가 많아 사소한 하자에 대해서도 대처하기가 힘든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러한 생활 서비스가 입주민에게 많은 호응을 얻고 있다. 현장에서 봉사하는 직원들은 다소 힘이 더 들지만 입주민이 만족해하는 모습을 볼 때마다 보람을 느낀다고 한다.

이외에도 입주자대표회의가 입주민의 불편사항을 찾아 하나씩 개선해 나간다면 입주민들로부터 많은 박수를 받지 않을까 생각한다.

예를 들면 눈이 많이 내릴 경우 대부분 경비원에게 눈 치우는 일을 전담시키는 사례가 많다. 요즘 경비원의 연령층이 70대가 대부분이어서 이분들에게 눈 치우는 일을 모두 맡기는 것은 무리라고 본다. 추운 겨울철 폭설에 대비해 관리사무소에서는 눈 치우는 기계를 구입해 넓은 도로와 사람이 다니는 인도에는 제설기의 힘을 빌리고, 기계가 하지 못하는 부분에 대해 경비원과 입주민들이 함께 나서서 내 집 앞 눈을 내가 치우는 운동을 실천해 나간다면 입주민끼리 단합된 모습도 보여주게 되고 또 이웃과의 친목도 돈독해지지 않을까.

국민 평균 수명이 늘어나면서 아파트 단지마다 연세 많은 어르신들이 많이 증가하고 있다. 배우자를 먼저 보내고 혼자 생활하는 독신자도 점점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그리고 대부분의 노인은 한두 가지 몸에 아픈 곳을 지니면서 노년을 보내고 있다.

이런 분들을 돌봐드리기 위해 관리사무소에서 전속 간호사를 채용하면 어떨까 한다. 간호사의 중요 업무는 고령자분들 중에서 거동이 불편한 분이나 독신자 어르신을 대상으로 혈압과 당뇨 등을 정기적으로 체크해 주고 건강 식생활과 노인 운동에 대한 여러 가지 조언을 해주며 때로는 고독한 분들의 말벗이 돼 주는 것이다. 노년을 걱정 없이 보낼 수 있는 환경 속에서 생활한다면 멀리 떨어져 사는 자녀들도 부모에 대한 걱정을 덜게 된다. 간호사 한 명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혜택을 보게 되므로 이것이 바로 살기 좋은 아파트 마을 만들기가 아닌가 생각한다.

이웃 일본의 경우 아침마다 방문하는 우유 배달원이 독거노인의 이상 유무에 대한 체크를 도와주고 있다고 한다. 고령자와 독거노인에 대해 정부가 많은 예산을 투입하고 있으나 아직도 손길이 여기까지 미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입주자대표회의가 비록 작은 일이지만 이웃을 배려하는 일들을 하나씩 실행해 나간다면 우리사회가 보다 더 따뜻하고 정이 넘치는 살기 좋은 회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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