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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도 칼럼] 전통공동체 퇴계의 예안향약을 배우자
승인 2018.07.06 11:41|(1203호)
중앙대학교 부동산관리투자전략최고경영자과정 곽도 교수

향약은 이조시대의 대표적인 전통공동체로 그 지방의 자치적인 질서유지와 상호 협조 등을 위한 마을주민 간의 약속으로, 한 마을 사람들이 서로 도와가며 살아가자는 공동체적 상호규제를 담은 내용을 말한다. 즉 마을의 자치규약으로 1970년대 초 박정희 대통령이 시작한 새마을 운동과, 오늘날의 아파트 공동체 운동에 비슷한 내용들이 포함돼 있다고 볼 수 있다.

향약은 중국 송나라의 ‘여씨향약’에서 유래됐으며 중요 내용은 덕업상권(德業相勸)- 좋은 일은 서로 권장하고, 과실상규(過失相規)- 잘못은 서로 고쳐주고, 예속상교(禮俗相交)- 예절바른 풍속은 서로 교환하고, 환난상휼(患難相恤)- 어려운 일이 있으면 서로 도와주는 정신으로 서로 간 상부상조 정신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여씨향약이 우리나라에 소개된 것은 주자학의 전래와 비슷한 시기인 고려 말로 추측되고 있다. 이조시대의 대표적인 향약으로는 퇴계와 율곡의 향약을 꼽고 있다. 이번 칼럼에서는 퇴계의 예안향약(禮安鄕約)에 대한 소개를 하고자 한다. 퇴계의 예안향약의 기본정신은 부모에 대한 효도와 형제 간 우애, 임금에 대한 충성을 뜻하는 효제충신(孝悌忠信)을 공동체의 기본 덕목으로 삼고 있다. 이것이 실현되는 곳은 가정과 마을 공동체로 봤으며, 향약을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서는 지도자가 필요함을 지적하고 있다.

퇴계의 예안향약(禮安鄕約)의 세부 내용을 살펴보면 부모에 대한 불효, 형제간의 불화에 대한 해결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또 관리들의 권력남용과 사욕추구를 금하고 신분질서를 무너뜨리는 행위와 관청의 업무를 방해하고 지도자를 무시하는 행위 등에 대한 규제를 명시하고 있다. 또 수절하는 과부를 괴롭히는 경우, 친척 간의 불화, 본처를 소박하는 일, 이웃과 불화를 일으키는 행위, 동료 간의 완력다툼, 미풍양속을 해치는 행위, 폭력, 파당을 지어 행패하는 경우에 대한 처벌 규정을 명시하고, 공사모임에 분별없이 공무를 방해하는 행위, 무고행위, 여유 있는 가정이 이웃의 어려움을 외면할 경우, 관료의 민폐에 대한 방지책을 명시하고 있으며, 법령을 지키지 않는 경우, 공익보다 사익을 추구하는 경우, 공공참여를 기피하는 등의 풍속사범에 관한 규정 명시, 일상생활의 수칙으로 회의에 대한 자세한 내용이 있어 매우 흥미롭다. 회의 참석이 늦은 경우, 공적인 장소에서 지나치게 넓은 공간을 단정치 못한 자세로 독차지하는 경우, 회중에 홀로 목청을 높이는 행위, 회의 불참과 타인의 불참을 부추기는 행위, 회의 도중 양해 없이 자리를 뜨는 행위 등 회의진행을 방해하는 행위를 금지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그 외에도 서민에 대한 관리들의 폭정, 민폐, 지나친 공물 수집을 금지하는 것이 포함돼 있다. 이와 같이 예안향약은 유교의 예(禮)를 실천하기 위한 구체적인 행동 지침으로 조선시대의 촌락공동체를 구성하는 규범체제라고 볼 수 있다. 특히 오늘날 각종 모임의 회의절차에 대해 지켜야 할 내용들을 우리조상들은 이미 400년 전부터 향약을 통해 실천하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회의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회의 참석시간 지키기, 회의에서 지나친 큰 목소리로 하지 않기, 회의 중 양해 없이 자리를 뜨지 않기 등 원활한 회의가 되기 위한 회의 수칙은 너무나 훌륭한 회의 지침서라 하겠다.

영국의 경우 커뮤니티 담당 부총리가 공동주택 거주자의 교육을 전국단위, 광역단위, 지역단위 교육을 실시하면서 교육내용에 ‘회의하는 방법’을 포함하고 있다.

그들은 400년 전 우리조상들이 창안했던 회의하는 방법을 배워서 영국의 공동주택 입주민 교육에서 실시하고 있으나 회의 종주국인 우리나라의 경우 아파트 동대표 교육에서조차 전통공동체를 외면하고 있는 실정이다.

오늘날 아파트 동대표와 입주민의 교육 시 우리나라 전통공동체 내용들을 널리 전파해 아파트 공동체 활성화와 공동체 지도자 양성 등을 통해 우리사회가 보다 더 훈훈한 인정과 정감이 흐르는 살기 좋은 아파트 마을 만들기에 밑거름이 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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