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감이 흐르는 아파트 공동체마을 만들기가 해답"

중앙대학교 부동산관리투자전략최고경영자과정 곽도 교수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청소년 범죄자 42만4611명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17만1127명이 학교 밖 청소년인 것으로 조사됐다. 또, 학업중단 청소년의 범죄율은 23.8%로 재학생(0.7%)의 34배에 달하고 있다.

여기에다 OECD 국가 중 아동, 청소년의 삶의 만족도가 최하위, 청소년 자살률 1위이며 최고 수준의 이혼율과 사상 최대의 황혼이혼율, 꼴지 수준의 국민의 행복지수(OECD 34개 회원국 가운데 33위, 복지 충족지수는 31위), 최하위인 1.19명의 출산율, 특히 470만명에 달하는 정신질환자, 심각한 우울장애인이 연간 61만명(2017. 4. 12. 중앙일보)에 달하고 있다고 한다.

저조한 출산율과 높은 이혼율, 청소년 자살률 1위, 심각한 우울, 장애인 문제 등은 우리사회가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이긴 하나 정부가 모두를 한꺼번에 해결하기는 어려운 난제들이다.

예를 들면 초등학교 저학년조차도 학교를 끝내고 집에 오면 이웃집 친구들과 함께 뛰어 놀 수 있는 시간을 갖지 못하고 대부분 곧바로 학원으로 직행해 여러 학원을 돌아서 밤늦게야 집에 돌아오는 아이들이 주위에 너무나 많다. 이는 극도로 치열한 경쟁사회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 어릴 때부터 입시교육에만 매달리는 부모들의 잘못된 욕심 때문이라 하겠다.

부모들은 어린이들이 받고 있는 스트레스가 얼마나 많은지를 과연 생각해 보았는지? 어릴 때부터 아이들이 이렇게 많은 학원을 다녀야만 일생을 행복하게 지낼 수 있다고 생각하는지 한번쯤 냉정하게 다시 반성해 봐야 할 것 같다. 지난 7월 초 인천 송도신도시에 사는 40대 여성이 차량 안에서 2·4·6살 된 자녀와 함께 숨진 채 발견됐다. ‘애들 책임지겠다’며 극단적 선택을 한 것이다. 지난해 9월에도 경기 남양주시에서 40대 여성이 ‘애들을 데려가겠다’는 유서를 남기고 4·6세 자녀를 숨지게 한 뒤 본인도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이 발생했다. 본인만 목숨을 끊은 것도 가족 친지와 이웃에 많은 마음의 상처를 주는 일인데 판단능력이 전혀 없는 어린 자녀들을 데리고 동반 자살한 것은 사회적으로 큰 충격을 준 사건이라 하겠다. 만약 화목한 가정이었다면 이러한 상황이 일어났을까. 자기의 답답한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친한 이웃이 있었다면 이러한 참사는 피할 수 있을 것 아닌가 생각하니 참으로 안타깝기만 하다.

우리는 각자 바쁜 일상생활 때문에 이웃에 사는 사람들과 제대로 인사 한 번 나누기도 어렵고 따뜻한 차 한 잔을 나눌 기회조차 갖지 못하면서 살아가고 있다. 일전에 필자가 거주하는 아파트 단지에 아파트 공동체 전문 강사를 모시고 ‘아파트 공동체가 왜 중요하고 어떻게 시작해야 하는가?’에 대한 주민 강좌가 있었다. 강사는 가장 손쉽게 효과적으로 실천할 수 있는 첫째 과제로 바로 이웃과 친해질 수 있는 주민과의 인사나누기를 추천했다. 실천 방법으로는 출퇴근에 이용하는 엘리베이터 안에서 먼저 이웃과 미소로 인사하는 운동을 실천하는 아파트 단지의 사례를 소개했다. 어렵지도 않으면서 큰 효과를 거둘 수 있는 아이디어였다. 우리나라 전통공동체의 핵심은 유교를 바탕으로 가정에서 부모를 공경하고 이웃과 정을 나누는 정감이 넘치는 삶을 말한다. 일전에 상속세 전문 변호사를 만난일이 있었다. 그분 이야기에 의하면 돈 있는 부모가 돌아가시면 많은 집안들이 장례식장에서부터 상속에 대한 형제자매 간의 재산싸움이 시작된다고 한다. 심지어 조그만 빌라만 하나 남겨두고 세상을 떠나도 형제 간에 서로 싸움을 한다고 했다. 이러한 현실 속에 우리사회의 부모세대는 과연 어떻게 살아야 하고 어떻게 처신을 해야 할 것인가를 다시 한 번 깊게 생각을 해야 할 것 같다. 무엇보다 시급한 것은 붕괴된 공동체를 복원하는 일이다. 가정과 이웃에 대한 사랑과 배려, 감사를 중시하는 주민교육을 꾸준히 실시해 생활 속에서 묻어나는 정감이 넘치는 아파트 공동체 마을을 만드는데 지역주민은 물론이고 정부와 공공이 다함께 힘을 모아야 할 때다.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저작권자 © 아파트관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