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관리 제6기 우수 관리소장 해외연수 

[아파트관리신문=온영란 기자] 우리관리는 지난 8월 관리비 절감 및 서비스개선 사례 경진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둔 관리소장 등 총 11인으로 구성된 제5기 우수 관리소장 해외 연수단에 이어 지난달 14일부터 2박 3일 일정으로 제6기 우수 관리소장 해외연수를 일본 도쿄에서 진행했다. 본지는 제6기 연수 일정을 동행 취재해 일본의 주택관리업계와 관리현장을 살펴봤다.                <글·사진=온영란 기자oyr99@aptn.co.kr>

사후관리 염두에 둔 건물 설계
상주인력 최소화한 통합관리 등
일본 관리업계 직접 체험

우리관리 노병용 대표이사 회장을 비롯한 본사 임직원과 관리사무소장 등 12명의 연수단 일행은 14일 첫날 도쿄에서 한 시간여를 이동해 도쿄도 서남부 다마구릉에 위치한 다마뉴타운을 찾았다. 

다마뉴타운은 대규모 도시 계획의 일환으로 개발된 대규모 주거 지역으로 현재는 주택을 비롯해 업무, 상업, 교육, 문화 등 다양한 시설이 입지하는 인구 약 22.2만명(2022년 말 기준)이 거주하고 있다. 도쿄도 주택공급공사, UR도시 재생기구에 의해 신주택 시가지 개발 사업, 토지주택구획 정리 사업으로 개발, 1971년부터 입주가 시작돼 다마센터역을 중심으로 광역철도 네트워크가 형성됐다. 1990년대 한국에서 신도시 개발이 시작되면서 모델로 삼은 지역으로 다마뉴타운은 한국의 분당신도시나 일산신도시보다 20년 정도 앞선 뉴타운이라 할 수 있다. 도쿄 중심지로부터 서쪽으로 약 30㎞ 떨어진 곳에 위치하는데 이는 서울 강남에서 동탄 신도시 사이의 거리와 비슷한 거리다.

최근 나가야마 단지에는 공원과 광장, 보육시설이 충실하게 계획돼 있어 젊은 세대들도 많이 유입돼 살고 있다. 나가야마 단지 내 맨션들은 52년 전 입주한 단지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신축 맨션을 보는 듯 깔끔한 외관을 자랑하고 있다.
최근 나가야마 단지에는 공원과 광장, 보육시설이 충실하게 계획돼 있어 젊은 세대들도 많이 유입돼 살고 있다. 나가야마 단지 내 맨션들은 52년 전 입주한 단지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신축 맨션을 보는 듯 깔끔한 외관을 자랑하고 있다.

다마뉴타운의 재생 

다마뉴타운은 고도의 경제 성장에 따른 심각한 주택 부족 대응과 무분별한 도시개발 방지를 목적으로 도쿄도의 베드타운으로 건설됐다. 아파트 단지, 단독주택, 연립주택 등 다양한 주거 옵션이 있으며 도쿄도의 전철과 기차망을 이용해 도심과의 연결이 용이하다.

연수단이 찾은 사와·나가야마 지구는 다마뉴타운 중에서도 가장 먼저 사람들이 거주하기 시작한 지역으로 70년대 중반에 지어진 단지가 대부분이다. 

이후 시대의 요청에 따라 업무시설을 유도해 다기능 복합 도시로 발전해 갔지만 현재 초기에 입주한 지구에서는 도쿄의 주거비용이 낮아지자 젊은층이 대거 이탈하면서 고령층만 남아 단지의 노후화, 주민의 고령화, 인근 센터의 활력 저하 등의 문제가 발생했다. 하지만 현재는 젊은 세대 유인을 위한 민간 기업과의 콜라보레이션과 공공시설 리뉴얼 및 재건축 등 다양하고 새로운 움직임에 의한 재생이 이뤄지고 있다. 

공민관(벨브 나가야마) 전경
공민관(벨브 나가야마) 전경

연수단은 다마뉴타운 내 맨션을 견학하기 위해 나가야마역 출구로 나와 ‘벨브 나가야마(공민관)’를 둘러봤다. 공민관은 지역주민들이 모여 배우고 소통하는 시설로 나가야마역 주변의 활기를 돋우고 매력적인 마을 만들기를 추진하는 역할을 한다. 가동식 객석을 완비한 다목적홀과 음향설비를 갖춘 음악실, 학습실, 창작실, 집회실, 보육실 등이 있어 많은 단체가 활발하게 이용하고 있다. 공민관은 지역의 거점 시설로 다방면에 걸친 시민 활동을 지원하는 것과 동시에 교류의 촉진, 정보의 발신, 지역 과제의 해결을 위한 강좌나 지역진흥에 기여하는 행사 등 다양한 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또 공민관 내에는 한국의 아파트와 비슷한 형태로 일본 정부에서 직접 매입해 관리하고 있는 임대아파트를 소개해주는 UR임대센터가 위치해 있다. 

UR 임대센터
UR 임대센터

공민관을 지나 나가야마 단지로 들어서면 시작 지점부터 많은 수목이 식재돼 있다. 나가야마 단지는 보차분리가 돼 있어 보행자와 차량이 접촉하지 않고 걸을 수 있어 고령자와 어린이도 안심하고 다닐 수 있도록 설계됐다. 

연수단이 다마뉴타운 내 나가야마 단지들을 둘러보고 있다.
연수단이 다마뉴타운 내 나가야마 단지들을 둘러보고 있다.

맨션을 둘러본 관리소장들은 “일본은 처음 지어질 때부터 복잡한 관리가 필요 없도록 노동력의 최소화를 목표로 설계된 것으로 보인다”고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한국은 주로 공동주택을 선호하고 일본은 단독주택을 선호하는 등 주거문화의 차이가 있지만 낡은 신도시를 어떻게 재탄생시켜 나가는지에 대해서는 우리나라 1기 수도권 신도시들이 다마뉴타운을 모델로 삼은 만큼 다마뉴타운이 겪었던 문제와 이를 해결해 나가는 방법 등은 한국에 시사해 주는 바가 큰 듯하다.

신사업 전개하는 관리회사
다이와라이프넥스트를 가다  

연수 2일차, 도쿄 미나토구 아카사카에 위치한 다이와라이프넥스트 주식회사를 방문했다. 1883년에 설립된 다이와라이프넥스트는 일본의 대표적인 부동산 개발 및 관리회사 중 하나다. 이 회사는 부동산 및 주택 관련 분야에서 광범위한 경험을 갖추고 있으며 일본 내외에서 부동산과 주거 분야에서의 전문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다양한 부동산 프로젝트를 진행해 일본 내에서 주택 및 주거 시장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2023년 맨션관리 수탁호수 기준 전국 6위(약 27만호) 업체로 본사에는 ▲디지털총괄본부 ▲기술서비스본부 ▲맨션관리사업본부 ▲컨설팅사업본부(맨션 외 호텔 등) ▲생활플러스사업부(세대 서비스) ▲해외사업부 ▲코퍼레이트본부 ▲맨션미래가치연구소가 있다. 맨션미래가치연구소 구보 요리코 소장의 안내로 본사내부를 둘러보며 본사시스템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다이와는 코로나 이후 비대면이 활성화 되면서 디지털화를 중점 추진해 회계, 시설관리, 점검, 장기수선계획, 직원인사관리 등 IT시스템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맨션미래가치연구소는 초기에는 입주자 생활연구로 시작했으나 관리업으로 연구대상을 확대해 건물·거주자·취업자의 고령화와 재건축 등 다양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본사에는 24시간 공용부분 등 시설과 관련된 민원을 관리하는 콜센터가 있다. 다이와가 관리하고 있는 전체 맨션의 공용부 민원을 본사 콜센터와 관제센터(센서)에서 관리하고 있는 모습은 단지별 자체관리 중심으로 설계된 한국과는 매우 다른 모습이다. 또 다른 부서의 경우 보안, 계약, 맨션 민원(이사 및 전용부 간단한 민원) 등을 총괄하는 부서가 업무를 진행하고 있으며 코로나 이후 재택근무를 60%이상 늘렸다고 한다. 다이와는 큰 도시를 중심으로 12개의 지역별 지사 밑에 48개의 지점을 중심으로 맨션을 관리하고 있었다. 관리맨션이 많은 지역은 3~4개의 지점이 운영되고 있으며 지점을 중심으로 입주민들이 필요로 하는 서비스가 우선 제공된다. 전유부분에 대한 서비스는 유료로 운영된다. 현장의 인력구성은 관리원과 프런트 직원으로 구성되며 기술인력은 대부분 지점에 소속하고 있다. 관리원은 65세부터 고용해 각 사업장에 배치하고 있다. 여기서 관리원은 우리나라 주택관리사의 개념과 다르다. 기술인력은 지점마다 15명 정도 배치돼 있으며 기술직 상주 인력은 없다. 전체 지점에 배치된 기술인력은 200명 정도로 필요시 가까운 지점을 통해 파견되는 구조로 운영되고 있다. 

일본은 최근 고령화, 노후화, 충당금 부족, 인력 부족, 관리비 미수 및 재건축 자체가 어려워 짐에 따라 관리조합이 관리할 수 있는 물건이 줄어들고 있어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세대 보험영업을 비롯해 냉동식품 판매, 토지를 비롯한 자산관리 컨설팅 제공 등에 나서고 있다.

다이와라이프넥스트의 신사업 중 하나인 ‘스토어 600’
다이와라이프넥스트의 신사업 중 하나인 ‘스토어 600’

 

다이와라이프넥스트 본사 로비에도 ‘스토어 600’이라고 적힌 냉동고가 전시돼 있었다. 이 냉동고는 다이와가 관리하는 일부 맨션 공용 로비에 설치되는 것으로 아이스크림, 그라탕 등 유통기한에 구애받지 않고 입주민들이 간편하게 선택할 수 있는 냉동식품을 입주민들이 직접 꺼내 결제함으로써 회사는 수익성을 확보하고 입주민들은 다양한 서비스를 통한 편의를 도모할 수 있도록 했다. 이처럼 다이와뿐만 아니라 일본 내 관리회사들은 냉동식품 판매부터 보험 대리점 업무, 자산관리 서비스 등 다양한 접근을 통해 입주자를 위한 서비스로 무엇을 할 수 있을지를 고민하며 신사업을 통한 수익성 확보에 나서고 있었다. 

연수에 참여한 대구 에코폴리스동화아이위시3차 윤연분 관리소장은 “우리나라도 아파트 단지 내 자판기 사업이나 빨래방 사업 등을 전개해 입주민들에게 편의를 제공한다면 브랜드 인지도를 넓히는 등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효율적인 관리 업무 운영
일본 맨션 견학 

같은 날 다이와라이프넥스트 본사 방문 이후 이 회사가 관리하는 ‘르 상크아이리스타워’와 ‘스테이션 트윈타워 고지야 맨션’을 통한 현장 견학이 이어졌다.

‘르 상크아이리스타워’는 케이큐가마다역 인근에 위치해 있으며 2005년 10월 준공된 207세대 규모의 독립타워 맨션이며, ‘스테이션 트윈타워 고지야 맨션’은 고지야역 인근에 위치해 2016년 12월 준공돼 335세대 규모의 고급맨션이다. 

르 상크아이리스타워의 시설물에 대한 설명을 듣고있는 연수단의 모습
르 상크아이리스타워의 시설물에 대한 설명을 듣고있는 연수단의 모습

르 상크아이리스타워는 약 18년 가까이 된 단지임에도 관리가 무척 잘 돼 있는 것이 한눈에 보였다. 관리가 잘된다는 기준은 다양하지만 방문자의 입장에서 봤을 때 지하 저수조부터 옥상까지 단지 구석구석 보이지 않는 곳까지 청결함을 유지하고 있고 자전거 보관소, 지하주차장 및 주차타워, 쓰레기 분리수거장을 비롯해 모든 시설이 정갈하게 잘 정돈돼 있었다. 이는 스테이션 트윈타워 고지야 맨션 역시 마찬가지였다. 두 단지는 관리원과 경비, 미화 등이 3~4명으로 최소한의 인력이 상주했다. 회계는 회계 대행업체가 진행하고 기타 소방, 전기, 기계 등의 안전관리 업무는 전문업체에 맡겨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최소한의 관리직원만으로도 아파트 관리가 가능한 이유는 일본의 아파트 관리가 본사 고객센터를 중심으로 통합관리시스템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고객센터에서 일차적인 입주민 민원을 접수받아 해결함으로써 상대적으로 단지 내 관리직원이 담당해야 할 민원처리가 줄어드는 것이다.  

두 맨션의 특징 중 우리나라와 또 다른 점은 지하주차장이 주차차단기를 사용하는 우리나라와 달리 셔터형으로 주차장 입구가 막혀 있어 외부인의 출입이 전면 차단돼 외부방문자에 대한 통제 등에 인력을 투입할 필요가 없었다. 입주민들은 전용 리모컨을 통해 셔터를 조작해 출입할 수 있는 구조이며 모든 주차장은 지정 주차로 차의 크기나 지정 자리에 따라 부과비용에 차이가 있었다. 

이외에 두 맨션 모두 지하주차장 및 일부 복도는 노출 콘크리트로 도색 등이 전혀 돼 있지 않았다. 보여주기식의 화려함보다 실용적인 면을 중요시해 불필요한 부분에 대한 지출을 줄이고 안전과 편리함을 추구하는 관리개선 부분에 대한 비용지출을 우선하는 등 시설관리와 주택 장수명화에 주력한다는 것이다. 

특히 일본 맨션의 경우 장기수선충당금은 24평 기준 약 10만원으로 비슷한 평형대의 한국 아파트보다 10배 정도 비싸지만 입주민 대부분 적립액이 타당하다고 생각하고 있고, 장충금 공사 또한 관리회사가 직접 하고 있는 것도 한국과는 다른 부분이다.

스테이션 트윈타워 고지야 견학 후 이어진 질의응답 시간
스테이션 트윈타워 고지야 견학 후 이어진 질의응답 시간

한편 ‘스테이션 트윈타워 고지야 맨션’ 방문 시 시설안내와 설명을 해준  ‘관리업무주임자’들은 한국의 주택관리사와 유사하지만 이들은 위탁관리 계약을 체결할 때 계약주체인 관리조합에게 위탁관리계약에 관한 중요 사항에 대해 설명하고 계약서에 날인하도록 하는 역할로 관리업무주임자가 아니면 위탁관리계약에 관한 업무를 수행할 수 없다. 30개의 관리조합당 1명의 관리업무주임자를 두도록 정하고 있으며 관리현장에 직접 배치하지 않는 점이 우리나라 주택관리사 제도와 다르다.

이날 일본 맨션을 둘러본 관리소장들은 연식이 오래된 단지도, 최근에 지어진 단지도 현장에 상주하는 기술인력이 없고 관리 인원이 적음에도 너무나도 깨끗하게 잘 관리되고 있다는 것에 놀라움을 표현했다. 

연수단은 “한국과 일본이 지리적, 정서적 차이가 있지만 입주민에 대한 맞춤형 서비스를 실현하고자 하는 관리목적은 동일한 것 같고 주택관리회사의 신뢰도가 상당히 높은 것 같아 인상적이었다”며 “연수를 통해 보고 듣고 느낀 점들을 단지에 어떻게 접목하고 실현 시킬 수 있을지 고민해보는 소중한 시간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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