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민호 성북구아파트연합회 사무국장

성북구아파트입주자대표연합회 신민호 사무국장
성북구아파트입주자대표연합회 신민호 사무국장

1994년도에 세상을 떠들썩하게한 끔찍한 사건이 있었다. 폭력조직을 결성해 무고한 사람을 납치해 살해하고 증거를 없애기 위해 시신을 소각하는 등 끔찍한 범죄를 저질렀다. 조직원 모두가 검거돼 사형을 당한 사건이었다. 그 조직의 두목은 법정 진술에서 “가정형편이 어려워 돈이 없는 것을 뻔히 아는 선생님은 미술시간에 준비물을 가져오지 않았다고 자신을 혼내고 회초리로 때렸다, 선생님은 다음부터는 훔쳐서라도 준비물을 가져오라고도 했다”고 말했다. 이때부터 선생님의 말처럼 도둑질을 해서라도 준비물을 챙겨 가려 했다. 머리도 영특해 성적도 상위권이었다. 17년 후, 이 소년은 살인죄로 법정에 섰다. 그의 최후 진술은 이랬다.

“초등학교 때 선생님의 말 한마디가 제 인생을 이렇게 바꿔 놓았습니다.”

또 다른 사례는 슬하에 딸 2명이 공부에 흥미가 없어 하위권을 맴돌아 매달 성적표의 성적에 따라 회초리로 종아리를 때렸다. 아무리 혼을 내고 회초리질을 해도 성적이 오르지 않으니 화가 나고 점점 자녀들과의 사이도 멀어져 갔다. 어느 날 그렇게 혼을 내고 잠을 자려고 하니 속이 상해 잠이 오지 않아 TV 채널을 돌리다 보니 어느 목사의 설교 내용이 자신의 처지와 비슷했다.

내용의 요지는 “공부 못하는 애들도 열심히 해서 나온 성적이니 혼내지 말고 수고했다고 격려해줘라”였다. 다음 달 자녀들이 성적표와 회초리를 가지고 와서 매 맞을 준비를 했다. 화가 났지만 목사의 설교내용이 생각나 화를 삭히고 “그래 수고했다. 이 성적 받느라 고생했다”고 격려해주며 자녀들에게 맛있는 저녁도 사주고 용돈도 줬다. 그런데 그때부터 자녀들이 서서히 변하기 시작했다. 전에는 부모가 있으면 공부하는 척만 하고 없으면 딴짓을 했는데, 스스로 알아서 열심히 공부해 서서히 성적이 올라서 성적이 상위권으로 올랐다. 자녀들과의 관계도 좋아졌다. 후에 대학졸업 후 자녀 한 명은 대기업에 취업했고, 한 명은 학교 교사로 있다. 선생님 말한마디의 상처로 살인자가 돼 형장의 이슬로 사라지고, 아버지의 격려의 말 한마디에 자녀들이 스스로 알아서 열심히 공부해 사회에 성공적으로 진출하고 자녀와의 관계도 회복했다.

공동주택에 근무하는 종사자들의 애로사항을 들어보면 근무조건이나 입주민들의 민원처리가 힘든 것이 아니라 입주민들이 막말을 할 때, 소위 갑질을 할 때 근무 의욕이 떨어진다고 한다. 옛날 속담에 “말 한마디로 천 냥 빚도 갚는다”는 말이 있다. 좋은 말 한다고 돈이 드는 것도 아니고 자신의 인격이 깎이는 것도 아니다. 한번 뱉은 말은 주워 담을 수가 없다. 말하기 전에 한 번 더 생각해 보고 상대방을 인격적으로 존중해야 한다. 기분 나쁜 말을 들은 날은 하루 종일 우울하고 근무 의욕이 저하된다.

관리사무소 종사자들 사이에 이런 말이 있다. “출근할 때 간과 쓸개는 집에다 두고 출근해라” 얼마나 입주민들에게 시달리면 이런 말들을 할까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공동주택 관리종사자들의 근무 기간이 타 업종에 비해서 짧은 편이다. 한곳에 오래 근무해야 요소요소의 문제점 등을 잘 파악해 관리에 도움이 된다. 근무 의욕을 저하시키는 말과 행동을 우리 스스로 지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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