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길익 소장의 조경더하기 <6>

봄이 한창 무르익을 무렵이면 아파트 단지 이곳저곳을 울긋불긋 물들이는 꽃이 있다. 바로 철쭉(Smile Rosebay)이다. 어디 아파트뿐이겠는가! 언덕배기는 물론 비탈진 흙 무너짐 쌓기에서도, 자연석 사이마다 앞다퉈 고개를 내밀고 있고, 건물과 건물을 연결하듯 이어진 화단에도 겨우내 혹한을 이겨낸 꽃눈이 활짝 웃고 있다.

영산홍(映山紅)은 일본에서 들어온 개량한 철쭉으로 꽃, 잎, 생김새까지 우리나라 산철쭉과 거의 비슷하다. 산철쭉보다 키가 작고 잎도 작으나 가장 큰 차이점은 영산홍은 상록이거나 겨우내 가지 끝에 잎이 붙어있는 반상록(半常綠)이지만, 산철쭉은 완전한 갈잎(落葉)나무다.

영산홍
흰영산홍
꽃망울을 머금은 자산홍

꽃은 분홍과 주황 등 붉은빛의 영산홍, 보랏빛 도는 자산홍(紫山紅), 흰 것은 백영산(白映山)이라고 한다. 모든 꽃이 다 그렇듯 철쭉도 필락 말락 할 때가 가장 예쁘다. 우리가 관리하는 단지를 둘러봐도 몽우리 진 철쭉꽃망울은 부푼 희망을 노래하는 듯 가슴을 설레게 한다. 아마도 미래에 대한 부푼 기대 때문일 것이다.

작은 동산을 이룬 철쭉

철쭉은 봄의 끝자락인 5월에 들어서면 전국 어디에서나 만날 수 있으며, 소백산, 지리산, 태백산 할 것 없이 전국의 높은 산꼭대기에도 군락을 이뤄 연분홍빛 꽃 모자를 뒤집어쓴다. 인위적으로 심어놓은 단지의 철쭉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자연은 장관을 선물한다.

철쭉 꽃동산

우리가 단지에서 볼 수 있는 철쭉은 보통 모아 심거나 줄지어 심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큰 나무와 조경석을 둘러싸 조경미를 한껏 뽐낸 경우도 많다. 이따금 크고 나무 모양이 아름다운 철쭉은 홀로 심어 그 자태를 감상하기도 한다.강원도 정선 반론산에 있는 천연기념물 제348호 철쭉은 외줄기로 나이가 200살에 이르는데, 키가 4.5m이고 줄기 둘레가 자그마치 84cm나 돼 우리나라에서는 최고(最古), 최고(最高)로 꼽힌다.

단지에 조성된 철쭉

철쭉과 진달래를 비교하자면, 진달래는 꽃이 먼저 피지만 철쭉은 꽃과 잎이 함께 핀다. 개화 시기는 철쭉보다 진달래가 빠르다. 진달래꽃은 식용할 수 있어 화전을 부치기도 하고 두견주(杜鵑酒, 두견새가 밤새 피를 토하면서 울다가 꽃을 분홍색으로 물들였다는 전설에서 유래해 두견화라고 부르기도 한다)를 담가 마시며 풍류를 즐기기도 했지만, 철쭉꽃은 먹을 수 없다. 어릴 적 진달래꽃으로 착각하고 잔뜩 따먹었다가 탈이나 혼났던 친구들을 봤는데, 그래서 진달래를 참꽃, 철쭉은 개꽃이라고 불렀던 모양이다.

철쭉은 진달랫과의 낙엽활엽관목이다.

※ 관리 포인트
- 사질양토(沙質壤土)의 양지(陽地) 또는 반그늘에서 잘 자라며, 내건성(耐乾性)이 강하다.
- 추위에도 잘 견디기 때문에 노지(露地)에서도 월동(越冬)할 수 있다.
- 철쭉은 가지를 그대로 두면 가지 끝만 번성하고 새로운 가지(도장지)가 발생하지 않기 때문에 가지치기(剪枝)는 꽃이 지고 난 다음에 해야 좋다.
- 관상용, 정원수로 많이 심으며, 분재(盆栽)로도 활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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