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온난화에 따른 기후변화로 계절도 전과 같지 않고, 재난도 예측불허다. 강수량의 폭증, 가뭄, 폭염 등이 굉장히 높은 강도로 일상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문가들의 경고가 점점 피부로 와 닿는다.

모든 원흉은 산업화 이후 바뀐 ‘고탄소 사회’다. 각국이 온실가스를 절반으로 줄이기로 합의한 게 2050년이다. 온실가스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이산화탄소다. 지구 온도가 2℃ 상승할 경우 인간이 감당하기 힘든 자연재해가 발생한다고 과학자들은 끊임없이 경고해 왔다.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실현해야 2100년까지 지구 온도상승을 1.5℃로 통제할 수 있다는 것이 국제사회의 합의다.

지난달 18일, 2050 탄소중립위원회는 탄소중립 시나리오 2개안과 2030년 국가온실가스 감축목표 상향안을 의결했다. 그리고 지난달 25일에는 탄소중립 정책 목표 실천의 일환으로, 민관 합동 ‘탄소중립 생활 실천 확산을 위한 업무 협약식’이 서울 코엑스에서 거행됐다. 

탄소중립 관련한 당초의 목표를 크게 상향한 것으로 쉬운 과제가 아니다. 국민들이 함께 힘을 모아야 할 국가대사다. 당연히 공동주택 관리분야도 생활실천의 많은 부분을 책임지고 나눠 실행해야 하기에, 이 협약식에 참여했다.

환경부, 한국기후·환경네트워크, 우리관리, 대한주택관리사협회 등 공동주택 관련 업계를 포함한 금융, 교통, 교육 등 각 분야의 주요 기업·기관들이 한 자리에 모여 협력을 다짐했다.

협약식에 앞서 진행된 공동주택 관리업계 관계자와의 간담회에서 한정애 장관은 환경부가 중점 추진 중인 공동주택 투명페트병 별도배출제도와 관련해 공동주택 관리업계의 협조를 특별히 요청했다. 

이 자리에서 한 장관은 공동주택 입주민이 투명페트병 분리배출제에 적극 동참할 수 있도록 올바른 방식 등을 안내해 줄 것을 강조했다. 최근 일부 재활용품 수거업체가 공동주택 단지에서 별도배출된 투명페트병을 다시 재혼합해 수거하는 사례가 발생한 바 있음을 염두에 둔 말이다.

대부분의 입주민들이 투명페트병 분리배출에 적극 나서고 있지만, 현장에서는 이런 일이 종종 일어난다. 게다가 분리배출마저 시험 운용할 때와 달리 거꾸로 돌아가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왜 현장에서는 이런 일들이 일어날까.

투명페트병은 재활용률이 높아 고품질 자원으로 불린다. 재활용에서 중요한 것이 같은 재질끼리 모아서 배출하는 것이기에, 분리배출을 법으로 강제하고 지난해 12월 25일부터 시행하게 됐다. 

가정에서 분리배출된 폐기물들은 선별장에서 선별과정을 거친다. 실제 재활용이 가능한 것과 폐기할 것을 선별하는 곳이다. 투명페트병 활용도가 결정되는 곳이 이곳이다.

그런데 선별장에 도달 후 모두 재활용되지 않는다. 오히려 그렇게 힘들여 분리배출 한 많은 분량이 쓰레기가 돼 소각장으로 직행하게 된다. 재활용이 가능한 많은 폐기물이 다른 쓰레기와 섞여 버려지지 않고자 법을 바꿔 분리배출 한 것인데, 선별장의 사정이 그렇다보니 공동주택에서는 힘이 빠지게 되고, 퇴행적 행동이 나오게 되는 것이다.

올해 12월 25일부터는 단독주택과 소규모 공동주택으로 분리배출 의무화 대상이 확대된다.

단순히 의무화 대상만 늘릴 일이 아니라, 분리배출 이후 과정 등 문제가 없도록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 급선무다. 독려를 해도 그 다음에 더 독려를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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