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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금 소리와 학창 시절 추억···덕포진교육박물관[주말에 가볼까?] 292. 경기 김포시
승인 2020.09.29 10:18|(1311호)
이인숙, 김동선 선생님

1996년 김포에 문을 연 덕포진교육박물관은 김동선·이인숙 관장이 운영하는 사립 박물관이다. 두 관장은 과거 교직을 천직으로 여기고 많은 학생을 가르쳤다. 지금도 박물관에서는 어김없이 선생님이다. 덕포진교육박물관은 두 관장의 아름다운 사랑 덕분에 탄생했다. 아내가 1990년에 교통사고로 시력을 잃자, 남편이 ‘다시 학생들을 만나게 해주겠다’는 다짐으로 절망을 희망으로 돌려놓았다. 김동선 관장이 그간 모은 교육 자료와 퇴직금으로 박물관을 설립한 것이다.

1층 한쪽에 마련된 ‘덕포진교육박물관의 무지개 스토리’는 박물관이 탄생한 과정과 두 관장의 이야기다. “눈먼 아내여 걱정 마오. / 내가 당신의 눈이 되어줄게. / (…) // 사랑하는 아내여. / 당신이 행복하다면 내가 뭘 더 바라겠소. / 당신은 영원한 3학년 2반 선생님 / 이승에서 당신과의 인연 / 세상 끝날 날까지 감사하며 살겠소.” 김동선 관장의 제자가 시인으로 등단하며 지은 〈어느 선생님의 순애보 사랑>이다. 두 관장의 지고지순한 사랑이 아니면 덕포진교육박물관이 탄생할 수 있었을까?

1층에 있는 3학년 2반 교실은 두 관장의 사랑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3학년 2반은 이인숙 관장이 사고 전에 담임한 학급으로, 김동선 관장이 박물관을 만들면서 가장 심혈을 기울인 곳이다. 3학년 2반 교실은 관람도 가능하지만, 두 관장이 관람객과 함께 수업을 진행하는 덕포진교육박물관을 대표하는 공간이다.

이제 과거로 시간 여행을 떠나보자. 교실은 빛바랜 태극기, 교훈과 급훈이 쓰인 액자, 암녹색 칠판과 하얀 분필, 낡은 교단과 풍금, 조개탄을 때는 난로에 가지런히 올린 도시락, 벽에 붙은 아이들의 미술과 서예 작품, 시대를 풍미한 포스터 등 1960~1970년대 분위기로 꾸몄다.

3학년 2반 교실에서 인사와 함께 수업이 진행되고 있다.

관람객이 찾아오면 두 관장은 3학년 2반으로 이끈다. 관장은 선생님이, 관람객은 학생이 된다. 반장을 뽑고, “차렷”, “선생님께 경례” 구호와 함께 수업을 시작한다. 먼저 이 관장이 풍금을 치며 ‘과수원 길’, ‘섬집 아기’ 같은 동요를 함께 부른다. 풍금 소리에 마음도 따뜻해진다. 김 관장은 책보와 검정 고무신, 볏짚으로 만든 축구공, 쥐덫 등을 가지고 학창 시절 이야기를 들려준다. 관람객에게 책보를 매주고, 철모 대신 바가지, 총 대신 기다란 주걱으로 어린 시절 동네를 휘젓던 총싸움 복장을 갖춰주기도 한다. 아이들은 신기한 옛이야기에 눈을 반짝이고, 어른들은 추억을 떠올리며 미소 짓는다.

다양하게 전시된 옛 초등학교 책가방

수업 시간이 끝나면 박물관을 둘러볼 차례다. 박물관은 1층 인성교육관, 2층 교육사료관, 3층 농경문화관으로 구성된다. 우리나라의 교육과 전통문화가 추억이라는 이름으로 고스란히 녹아들었다. 협소한 공간에 전시물이 7000여 점이나 된다. 1층은 학창 시절의 추억을 전시한다. 국민학교 이름표, 중·고등학교 학생증, 학교 배지, 성적표, 일제강점기 책가방 란도셀 등이 있다. 교련복과 교복을 입고 가방을 옆구리에 끼고 기념사진을 찍기도 한다. 1990년대 대중문화를 보여주는 공간에는 인기 드라마와 영화 OST LP, ‘포켓가요’ 등이 눈길을 끈다.

옛 국민학교 교과서

2층은 일제강점기부터 1~7차 교육과정 관련 사료를 전시한다. 일제강점기에 조선총독부가 만든 ‘조선어독본’, 1950년대 ‘셈본’, ‘농사짓기’ 등 오래된 교과서가 눈에 띈다. 어른들에게 낯익은 1970~1980년대 교과서, ‘표준전과’, ‘동아전과’ 등 참고서도 있다. 선생님이 읽고 메모를 남긴 일기장, ‘탐구생활’, ‘MAN-TO-MAN 기본영어’, ‘성문 종합영어’, ‘수학의 정석’ 등을 보니 학창 시절 추억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3층 농경문화관까지 둘러보고 안행골책쾌에 닿으면 휴식을 즐길 수 있다. 책장에는 다양한 어린이 도서와 사전, 전집 등이 빼곡하다. LP와 턴테이블이 보이고, 인스턴트커피와 차도 있다. 턴테이블에 놓인 LP에 조심스럽게 바늘을 올리니 이문세의 ‘사랑이 지나가면’이 흐른다.

박물관에서는 오는 10월 31일까지 특별기획전 ‘동심부터 향수까지 우리 동요&가곡 이야기’가 열린다. 다양한 악기와 시대별 동요 이야기를 다룬 전시다. 덕포진교육박물관 관람료는 어른 4000원, 청소년(초·중·고생) 2000원, 유아 1500원이고, 관람 시간은 오전 10시~오후 6시(월요일은 휴관)다.

박물관에서 김포 덕포진(사적 292호)이 지척이다. 덕포진은 병인양요와 신미양요 때 서구 열강과 치열하게 싸운 조선 시대 진영이다. 언덕에 올라 산책로를 따라 걸으면 덕포진 포대를 만난다. 염하라 불리는 강화해협과 멀리 초지진이 눈에 들어온다. 더 올라가면 포병을 지휘하는 파수청을 지나 손돌 묘가 보인다. 고려 시대 거친 물살을 헤치고 고종 일행을 건네주려던 손돌이 억울하게 죽은 곳이다. 건너편 강화도와 가장 가까운 만큼 목이 좁아 강화해협에서 물살이 가장 빠른 곳으로, 지금도 손돌목이라 부른다. 병인양요 때 정족산성에서 프랑스 군대를 물리친 양헌수 장군 부대가 이곳을 건넜다.

김포 장릉(사적 202호)은 조선 인조의 아버지 정원군을 추존한 원종과 어머니 인헌왕후의 무덤이다. 1626년 인헌왕후가 안장된 후 먼저 세상을 떠나 흥경원에 묻혀 있던 정원군을 이곳으로 옮겨 쌍릉을 조성했고, 1632년 원종과 인헌왕후로 추존한 뒤 능호를 장릉이라 불렀다. 매표소를 지나면 장릉역사문화관에서 김포 장릉과 조선 왕릉의 다양한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 인조가 잠든 파주 장릉과 그 아버지 원종의 김포 장릉이 남북으로 직선상에 있는 점이 특이하다. 걷기 좋은 숲길을 따라 연지를 지나면 장릉이 지척이다. 홍살문과 정자각, 쌍릉 너머로 장릉산의 유연한 산세가 어우러진다.

김포성당은 구관과 신관으로 나뉜다. 구관은 1956년 화강암으로 지은 구 김포성당(국가등록문화재 542호)이다. 왕관을 닮은 종탑과 긴 아치형 창문이 인상적이다. 김포성당의 특별한 매력은 구 김포성당 옆으로 오르는 십자가의길이다. 천주교 신자가 아니라도 차분하게 걷기 좋다. 구불구불 이어지는 솔숲과 곳곳에 놓인 조형물이 아름답다.

김포아트빌리지는 1980년대 서울 가회동, 북촌 등지에서 도시형 한옥을 옮겨 온 샘재한옥마을에서 유래한다. 시민의 창작 활동과 전시, 체험 등을 지원하는 참여형 문화 예술 공간으로 모담산 아래 조성했다. 아트센터, 김포문화원, 한옥마을, 창작스튜디오, 야외공연장 등이 있다. 김포문화원 앞 너른 마당은 다양한 전통 놀이를 할 수 있어 아이들이 좋아한다. 한옥마을과 창작스튜디오에 사진, 손바느질 누비, 도예, 목공예, 금속공예 등 공방이 마련돼 체험 활동도 가능하다. 단 체험은 해당 공방에 미리 문의해야 한다.

글·사진: 문일식(여행작가)
출처: 한국관광공사 대한민국구석구석(korean.visitkorea.or.kr)

※ 코로나19 확산으로 여행 시 이용 불가능한 곳이 있을 수 있어 관련 기관 등에 확인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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