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색취미’ 관리人 <5> 한국관리소장협회 강영만 회장 ‘기타오케스트라’

아파트 공동체 활성화 지원 위해
기타·관현악·성악 등 재능기부

관리소장 기타오케스트라 창단
분기 1~2회 야외공연·길거리공연

한국소장협회 강영만 소장

1999년 IMF 경제위기가 닥치면서 주택관리사의 길로 들어선 한국관리소장협회 강영만 회장. 2000년 제6회 주택관리사(보) 자격시험에 합격한 그는 16년간 주택관리사로서 관리소장 업무를 해오다 현재 서울 광진구 커뮤니티플래너로서의 역할과 한국관리소장협회를 이끌며 관리업계에 지식기부와 재능기부를 통한 사회공헌이라는 또다른 문화를 창달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그동안 각 지역에서 악기동호회를 하며 재능기부를 펼치던 관리소장 등이 함께 오케스트라를 창단해 공연을 위한 연습에 한창이다. 이에 오케스트라 단장으로서 기타 연주를 하는 강영만 한국관리소장협회 회장을 만나봤다.

▶ 기타오케스트라를 만들었다는데.
아파트 중심의 4곳 기타동호회를 합쳐 ‘블랙홀(black hole)-기타오케스트라’를 창단했다. 총 32명 중 드럼 3, 색소폰 3, 오보에·플루트·트롬본 각 1명, 나머지 23명은 모두 기타다. ‘블랙홀’은 악기연주를 통해 인간사의 고민과 슬픔을 모두 흡수하고 빅뱅으로 재탄생함으로써 기쁨과 아픔을 승화한다는 의미로 지었다. 이 오케스트라는 관리소장이 주축이 되고, 게스트 음악감독(최한섭 동탄 기타오케스트라단장, 임수복 수서 기타오케스트라단장)이 예술품격을 높이기 위해 매주 토, 일요일 1회씩 레슨(수업)을 해주고 있다.

▶ 오케스트라를 창단하게 된 계기는.
아파트 공동체 활성화를 위한 기타동호회를 구성하면서 경로당 위로잔치와 외부 공연을 하다 보니 자연스레 기타를 전수해주는 재능기부 모임이 됐다. 관리소장 업무를 하면서 아파트 분쟁에 휩쓸리게 되는 경우가 있다. 특히 리모델링, 재건축 등으로 입주민간 갈등이 많은 단지의 경우 공동체 모임 및 프로그램 전개가 주민 관계를 회복하는데 큰 해결책으로 활용되고 있다. 이에 아파트 입주민, 공동체 모임 등에 지식기부 및 재능기부를 통한 사회공헌을 하기 위해 만들게 됐다.

▶ 기타는 언제 배웠는지.
중학교 시절부터다. 당시 추억과 향수에 젖은 곡을 가끔 연주하기도 한다. 관리소장이 된 이후 아파트에서 재활용 녹색장터를 열게 되면 기타가 여러 점 나오기도 하는데 그때 수리·튜닝(음 조정)을 하기도 했다. 언젠가 바빠서 기타 튜닝을 할 수 없게 돼 주변에 도움을 요청하다 보니 기타 동호인이 도처에 있음을 알게 됐다.
현재 오케스트라에서는 세컨 기타를 맡고 있다.

강남다사랑 기타동호회의 연습 현장

▶ 단원들과 연습·공연을 한 소감은 어떤지.
음악이나 예술은 남의 작품을 감상하며 보며 즐기는 것과 자기가 직접 연주하며 남을 즐겁게 해주는 기쁨, 두 종류가 있다. 다른 관리소장들과 같이 무대에 올라 공연을 하는 것은 관리 서비스업에 종사하는 직업인으로서 매우 특별한 경험이라고 생각한다. 평생 기타를 쳐도 무대에 올라 연주해볼 기회는 흔하지 않기 때문에 더욱 의미가 있다. 도전과 용기, 성취감은 돈으로 가능한 게 아니라 땀과 눈물, 노력 없이는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아파트 단지 및 송파구 마을음악회 초청공연 모습

▶ 주택관리사는 언제 시작했는지.
1999년 IMF 경제위기가 닥치면서 기존에 다니던 직장에서 나오게 됐다. 대개 제2막의 인생이라고 한다. 이미 주택관리사를 하고 있는 아내의 영향도 많이 받았다. 인생은 변화의 연속(Chain Of Changes)이라는 박목월 시인의 말처럼 그동안 해오던 일은 아니었지만 2000년 제6회 주택관리사(보) 자격시험에 합격함으로써 가장으로서 가족들을 부양하고 인생의 다른 활로를 주택관리사라는 직업에서 찾았다.

▶ 관리소장 업무를 하면서 보람은.
우연히 만난 입주민이 전에 근무하던 단지에 살았다고 알아보면서 ‘집값 올리는 소장’이라며 반가워할 때가 있었다. 또 입주단지가 공동체 활성화와 우수관리로 상을 받아 아파트 입구 정문에 현수막이 붙자 입주민이 아파트가 사는 분위기가 좋아져서 이사 가기 싫다고 하거나 다른 곳에서 전입하는 사람들이 생길 때도 있었다. 근무하는 단지에 탁구동호회, 기타동호회 등 공동체 활성화로 이웃과의 사이가 좋아지는 것을 볼 때면 마음이 흐뭇해 진다. 직원들이 주택관리사, 전기기사 등 자격증 취득시험에 합격하고 새로운 직장을 찾아 떠나는 등 발전하는 것을 볼 때도 보람을 느끼곤 했다.

▶ 앞으로 계획은.
블랙홀 오케스트라는 4~6월까지 서울시의 협조를 받아 덕수궁과 동대문 D패션몰, DDP광장 앞에서 재능기부 공연을 펼치게 됐다. 외국인관광객 홍보 등 길거리 문화 창달을 위해 진행하는 자원봉사 공연으로, 4~6월에는 월 1~3회(일, 월) 오후 3~4시, 7~8월에는 전국의 우수한 통기타동호회를 초청해 공연하는 서울시 한강사업본부 주관 한강몽땅축제에도 참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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